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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브리핑

마윈이 주장한 ‘현금 없는 중국’, 누구를 위한 편의인가?
마윈이 주장한 ‘현금 없는 중국’, 누구를 위한 편의인가?
한중관계연구원2017-07-17

마윈이 주장한 ‘현금 없는 중국’, 누구를 위한 편의인가?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대세 ‘스마트폰 결제’는 정말 유토피아인가?

신금미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2017.07.14. 11:01:56

 

 

현금 없는 사회는 세계적인 추세로, 중국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 어떤 국가보다 모바일 결제가 빠르고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물론 대형 마트, 백화점, 음식점, 병원, 관공서, 택시, 심지어 노점상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임의 회비, 축의금 등도 모바일 결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모바일 결제가 사회 다방면에서 이루어지면서 모바일 결제 규모가 지난해 약 38조 6천억 위안에 달했고 전년 대비 215.4% 증가하였다. 향후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해 박차를 가하는 마윔 회장

 

2016년도 기준, 알리바바의 즈푸바오와(支付宝,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웨이신즈푸(微信支付, 위챗페이)가 모바일 결제 규모의 52.3%와 33.7%를 각각 점하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마윈(马云) 회장은 올해 2월 중국을 5년 내에 현금 없는 사회로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윈 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 중국 내에서는 “백년이 지나도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지 못할 것이다”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즈푸바오가 일명 “현금 없는 도시 계획(无现金城市计划)”을 내놓았고 여기에 5개의 도시가 동참하면서 “현금 없는 사회가 5년 내에 가능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평들이 나오고 있다.

 

“현금 없는 도시 계획”에 참여한 5개 도시에는 항저우(杭州), 우한(武汉), 텐진(天津), 푸저우(福州), 꾸이양(贵阳)이 있다. 즈푸바오가 현금 없는 도시를 계획한다 할지라도 시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으면 이루어지기 힘들다. 이에 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즈푸바오의 “현금 없는 도시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 5개 도시일까?

 

먼저 항저우는 마윈 회장의 고향이자 알리바바의 본사가 있는 곳으로 95% 이상의 마트와 편의점에서 즈푸바오 결제가 가능하며 98% 이상의 택시가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우한은 즈푸바오 사용자가 약 900만 명에 달하여 중국 전체 도시 중 두 번째로 사용자가 많은 곳으로 98% 이상의 택시, 80% 이상의 편의점, 75% 이상의 음식점과 미용실 등에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

 

다음으로 텐진을 보면, 텐진의 상주인구는 1550만 명으로 이중 즈푸바오 사용자가 690만 명에 달하며 올해 5월 즈푸바오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모바일 결제 소비자 지수가 전국에서 10번째로 높다고 한다.

 

즈푸바오의 주 이용층은 빠링허우(80后, 1980년 이후에 출생한 세대), 지우링허우(90后, 1990년 이후에 출생한 세대)다. 푸저우의 경우 인구의 약 500만 명이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중 80%가 빠링허우와 지우링허우로 젊은층의 이용이 높다. 그리고 95%의 택시, 85%의 마트와 편의점, 80%의 요식업에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꾸이양은 2017년도까지 전 도시에 공공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하여 도시 전체에 인터넷 플러스를 강화시키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주요 목적이겠지만 사실 알리바바는 또 다른 속셈으로 지역 선정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즈푸바오의 점유율이 높기는 하지만 온라인을 제외하고 오프라인만을 놓고 본다면 웨이신즈푸의 점유율이 훨씬 높다. 따라서 웨이신즈푸를 견제하고 오프라인의 점유율까지도 탈환하기 위해 즈푸바오 사용자가 많고 모바일 결제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이 도시들을 우선 지역으로 선정하였을 것이다.

 

또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즈푸바오가 올해 8월 1일부터 8일까지를 “현금 없는 도시 일주일(无现金城市周)”로 지정하고 현금 없는 사회를 미리 경험해보는 주로 만들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웨이신즈푸에서 2015년 매년 8월 8일을 “웨이신즈푸 현금 없는 날(微信支付无现金日)”로 지정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즈푸바오가 얼마나 웨이신즈푸를 의식하는지 알 수 있다.

 

현금 없는 사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현재 중국의 357개 도시에서 즈푸바오가 사용되고 있다고 하니 5개의 현금 없는 도시를 비롯하여 “현금 없는 도시 일주일”이 성공적으로 진행이 된다면 마윈 회장의 발언처럼 5년 이내에 현금 없는 사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금 없는 사회를 모두가 반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현재 모바일 결제는 주로 스마트폰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2016년 12월 말 기준, 중국 내 휴대전화 사용자는 총 6억 9500만 명으로 이중 모바일 결제 이용자는 4억 6900만 명이다. 이를 통해 중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직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인구의 삼분의 이가 모바일 결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중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가 세계 1위라고는 하나 주 이용층은 빠링허우와 지우링허우의 젊은층으로 노인층에게는 아직 어려운 부분이다. 중국 사회는 이미 고령화에 진입하여 2015년 60세 이상 인구가 2억 명에 달했고 이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결국 5년 이내에 도래할 현금 없는 사회를 위해 스마트폰을 구매하여 모바일 결제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과연 누구를 위한 현금 없는 사회가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현금 없는 사회를 통해 생활의 편의뿐만 아니라 지하경제 양성화, 세금 탈루 근절, 동전과 지폐를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 절감 등을 실현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준비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를 받아들이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들에게는 편의가 아닌 불편한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