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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브리핑

중국, 14억 인구 먹여살리려면
중국, 14억 인구 먹여살리려면
한중관계연구원2018-01-22

중국, 14억 인구 먹여살리려면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중국 식량 환경의 변화와 식량안보 전략

김준영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2018.01.19. 10:01:03

 

 

2017년 12월 중국 국가통계국(國家統計局)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전국식량총생산량은 6억 1791만 톤(吨)으로 2016년에 비하여 0.3%이 늘어난 166만 톤으로 기록되어 사상 둘째의 풍년이었다.

 

2017년 전국식량파종면적이 16억 8329만 무(亩, 1무=666.67㎡)로 2016년에 비하여 0.7% 감소한 1222만 무가 감소하였다. 그러나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1무당 367kg으로 2016년에 비하여 평균 1% 상승하여 1무당 3,6kg이 증가하였다.

 

국가통계국은 식량파종면적 감소는 재배농작물이 쌀, 밀, 옥수수 등에서 잡곡과 콩류로 재배면적이 변화하였고 땅콩, 약재 등 비식량 작물의 재배면적이 대폭 증가한 것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영국 <이코미니스트>(The Economist)가 발표한 2017년 ‘세계식량안전지수보고서'(The Global Food Security index)에 따르면 중국은 113개 국가 중 45위에 머물렀다. 아일랜드와 미국이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하였고, 일본은 18위, 우리나라는 24위로 보고되었다.

 

중국은 최근 식량안전과 관련하여 소득 증가 및 도시화에 따른 소비 구조의 변화, 두 자녀 정책 시행으로 인한 소비 증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공급 구조 변화, 신기후 체제 출범 및 바이오 에너지 증대에 따른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식량생산의 불균형과 식량안전의 위협

 

2017년 7월 개최된 ‘중국 농업바이오 동향과 R&D 추진 정책’에서 이철희 농촌진흥청 중국사무소장은 ‘중국 식량생산량이 12년 동안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높은 수준의 식량 자급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두, 쌀 등 곡물수입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즉 식량생산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으며, 중국 수자원 총량이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여 농업의 기초경쟁력 약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식량수입국으로 전락한 중국은 대두와 밀 등의 곡물과 과일의 상당량을 미국, 호주 등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14억 인구의 식량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이미 농업과 식량정책을 국가의 최우선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공산당 중앙의 ‘1호문건'(1号文件)에는 모두 농민, 농업, 농촌의 ‘삼농'(三农)문제가 포함되어 있었고 2014년에는 ‘식량안전보장 시스템 확보'(完善國家粮食安全保障體系)가 추가되었다.

 

이 문건에서 “새로운 정세에서 중국은 식량안보 전략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자기 밥그릇은 자기 손으로 받들고 있어야 하는 것은 치국(治國)의 기본 개념이다”고 식량안전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자원 환경과 식량 수급구조, 국제 무역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급자족의 원칙 하에 식량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적정 수준의 수입 및 관련 기술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 역대 식량안전 정책과 식량 환경의 변화

 

마오쩌둥(毛澤東) 등 중국 지도자들은 ‘백성은 먹는 것을 생존의 근본으로 여긴다'(民以食为天)는 격언을 인용하여 식량 안전의 중요성을 역설하곤 했다. 그러나 1950년대 후반 마오쩌둥(毛擇東)의 ‘대약진 정책’ 시절, 3년 동안의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심각한 식량난을 겪은 뼈아픈 경험이 있다. 오늘날 중국이 유난히 식량안전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은 1953년 처음으로 1차 5개년계획을 수립할 당시부터 13차 5개년계획(2016~2020년)에 이르기까지 식량정책의 수립, 목표, 방법 등을 명확히 제시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분야 연구개발도 농업부, 농업과학원 연구소뿐만 아니라 과학기술부, 중국과학원 연구소에서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농업 생산성 향상으로 먹고 사는 ‘원바오'(温饱, 따뜻하고 배부른 생활) 문제는 해결되었으나, 도시화와 경제성장에 따른 음식 소비의 변화는 일부 곡물과 농산품에서 심각한 수급 불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인의 생활수준이 높아져 다양한 육류의 수요가 늘면서, 곡물이 주를 이루는 동물 사료 공급을 지속해서 늘려야 할 판국이다. 과거 중국인들은 돼지고기만 먹는 줄 알았는데 경제사정이 좋아지자 소고기 소비량이 급증하고 소의 가격도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즉 소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료용 곡물 7배 이상이 필요하다.

 

나아가 산업화로 농경지가 산업용지, 도로, 택지 조성 등으로 훼손되고 있다. 또 화석에너지 사용 급증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고온, 가뭄, 홍수 등으로 식량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식량안전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즉 “국내 자원 환경과 식량 수급구조, 국제 무역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급자족의 원칙하에 식량 생산을 확보하고 적정 수준의 수입 및 관련 기술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식량안전의 방향을 적극 제시하고 있다.

 

제도와 법률의 정비를 통한 식량안전의 확보

 

중국은 세계 최고의 인구와 최대 식량소비국으로서 식량안전을 통한 식량주권 확보를 국가안전의 핵심으로 삼고 ‘의법치국(依法治國)’의 정책에 따라 최근 관련 법률들을 하나하나 정비하고 있다.

 

국가 안전기본법으로 2015년 제정된 ‘국가안전법'(國家安全法) 제22조는 식량 안전 보장시스템 확립, 생산 능력 향상, 비축제도, 유통과 시장 조절 시스템, 식량안전 예보 제도, 공급과 품질 안전 보장 등이 식량안전 확보를 위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규정함으로서 식량안전이 중국의 핵심이익으로써 법률적 근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농업의 반도체 산업으로 불리는 우량종자 즉 ‘골든시드'(Golden Seed) 확보를 위하여 2016년 ‘종자법'(种子法)을 개정하였다. 갈수록 줄어드는 경작지와 급증하는 식량 수입,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여 식량안전의 차원에서 종자사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산업화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토지 오염이 심각하여 매년 경작 가능한 경작 농지가 줄어들고 있는데,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2018년 1월 27일까지 공개의견청구(公开征求意见)를 통하여 입법중인 ‘토양오염방지법'(土壤污染防治法) 은 이러한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중국은 ‘토지관리법'(土地管理法)에서 농경지보호제도를 마련하고 전국 경작지를 최소한 18억 무(亩) 이상을 유지할 것을 저지선(红线)으로 설정해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릿고개’라는 단어가 차츰 잊혀져가고 있지만, 인류 미래가 식량안전과 불과분의 관계있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인구증가, 식량자원의 양극화, 유전자 조작, 기후변화, 인구노령화, 급변사태 발생, 식량의 무기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식량위기를 돌아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