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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3.12.05] 중국 겨냥한 미·일 동맹 강화, 한국은 어떻게?
[2013.12.05] 중국 겨냥한 미·일 동맹 강화, 한국은 어떻게?
한중관계연구원2021-01-20

G2 사이에 끼어버린 한국
이재봉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

 

 

중국의 돌진이 거침없다. 11월 23일 동중국해 일대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고 정보 수집기 2대를 댜오위다오(釣魚島) 주위로 띄웠다. 사흘 뒤 미국이 그 구역 안으로 전략폭격기를 보내 무력시위를 벌였지만, 중국은 이에 움츠려들지 않고 최첨단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이와 거의 동시에 미국 항공모함이 포진해있는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보내 군사력을 과시했다. 하늘에서든 바다에서든 미국에 맞서 중국의 권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공세는 언뜻 보면 센카쿠(尖角)/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때문인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위와 견제에 대항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중심축 (pivot)을 아시아로 옮기는 ‘아시아 재균형 (rebalancing) 정책’에 대한 반발이라는 뜻이다.

 

지난 10월 열린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장관 회의는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만했다. 미국이 센카쿠/댜오위다오를 일본의 관할 지역으로 인정하고, 이 지역에 대한 미군의 자동 개입을 확인하며,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11월 ‘국가안전보장회의’ 창설 법안을 통과시켰다. 12월에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국가전략 수립과 위기관리 및 정보 집약 등을 담당할 기구가 들어서게 된다. 중국과의 무력 충돌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 지난 10월 3일 일본에서 열린 미일 2+2 회담. 왼쪽부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AP=연합뉴스

 

이에 앞서 미국 백악관은 2010년 5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 한국, 필리핀, 태국, 호주 등 5개국과 군사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가 안보전략”을 발표했다. 미국 합참은 2011년 2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지역의 분쟁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중국의 ‘접근 반대 및 지역 거부’ 전략을 무력화하는 대책을 세울 것이라는 내용의 “국가 군사전략”을 작성했다. 여기서 미국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동북아 지역에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하며 일본 자위대가 역외 (out-of-area) 작전 능력을 향상시키도록 하면서 필리핀,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과 군사안보 협력과 훈련을 확장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는 2012년 1월 중국의 ‘접근 반대 및 지역 거부’ 전략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거듭 강조하며 대외 전략의 중심축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기겠다는 ‘새로운 전략지침’을 확정했다. 미국이 재정 적자 때문에 앞으로 10년 동안 거의 5천억 달러에 이르는 국방비를 줄이기로 했으면서도 아시아 지역의 군사력은 오히려 증강시키며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이유다.

 

물론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위와 견제를 위한 미·일 동맹 강화는 훨씬 이전부터 진행돼왔다. 미국은 1990년대 초부터 중국이 머지않아 “미국의 이익에 군사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의지와 수단”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리 준비해온 것이다. 우선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6년 4월엔 일본이 평화 시뿐만 아니라 전시에도 미군을 지원하겠다는 새로운 ‘미·일 안보 공동선언’을 발표했고, 1997년 9월엔 중국-대만의 분쟁을 암시하는 “일본을 둘러싼 지역 상황”에 군사적으로 공동 대응한다는 내용의 ‘미·일 방위 협력 지침’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일본의 재무장을 막고 있는 ‘평화 헌법’을 수정하여 ‘정상 국가’가 되도록 촉구해왔다. 이른바 ‘일본의 우경화’는 일본의 자생적 운동이 아니라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부추김 내지 압력의 산물이란 뜻이다.

 

이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대폭 강화해왔다. 두 나라가 지속적으로 합동 군사훈련을 벌여오는 가운데, 2012년 4월 칭다오 (靑島) 주변 서해에서 ‘해상 연합 2012’라는 이름으로 실시한 훈련은 “사상 최대 규모의 해군합동 군사훈련”이었다. 그리고 2001년 창설된 지역안보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유라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과 영향력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동방의 나토(the NATO of the East)’로 불리기도 하는 이 기구를 바탕으로 중국은 미·일 동맹에 맞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지난달 이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일대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것인데, 한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2003년 이어도에 해양 과학기지를 세운 우리 정부가 이를 시정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중국은 분명히 거부했다. 한편, 미국은 미·일 동맹 강화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도 강화하면서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데, 중국은 냉전시대로 돌아가려고 하냐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낸다. 남한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이유로 2015년 미국으로부터 돌려받기로 한 전시작전권을 다시 연장해달라고 미국에 매달리면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에 참가할 뜻도 밝혔다. 중국과의 교역량이 압도적으로 많고, 중국을 통해 엄청난 무역 흑자를 기록하면서 말이다. 한국이 어떻게 대처하는 게 바람직할지 다음 글에서 제안해보겠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09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