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6.10.02] 중국인 범죄 급증, 무비자 입국 막으면 해결되나? | |
---|---|
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10만 원짜리 제주도 관광’부터 사라져야
얼마 전 제주도에서 또 피살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중국인 불법체류자이다. 안타깝게도 이제는 중국인이 한국에서 범죄자로 잡히는 모습을 대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 그만큼 최근 중국인 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나 이런 범죄가 제주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도민들의 불안은 중국인에 대한 공포로 바뀌고 있다.
오는 10월 1일 중국의 국경절 연휴를 맞이해 중국인 25만 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이렇게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에 여행을 오면 단기간에 엄청난 관광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각 지자체 및 전통 상권은 이러한 통계 수치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고 푸념한다. 오히려 관광객이 많이 몰려와서 혼잡하고 불편함을 토로한다.
이런 분위기라면 중국인을 대상으로 관광업을 하는 한국인에게나 순수하게 한국을 느끼기 위해 관광을 오는 중국인들 모두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관광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한중 간 민간 교류 확대를 위해서 한국의 관광 정책과 방향을 다시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인 강력범죄, 무비자 입국이 원인?
9월 한 달 동안에만 ‘제주도 음식점 주인 폭행사건’, ‘성당 신도 살인사건’ 등이 발생하자 당장 제주도 무비자 입국이 도마에 올랐다. 무비자 입국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여과 없이 제주도에 들어오게 되고 이들 중 불법체류자가 발생하며 이것이 결국 사회 문제가 된다는 논리다. 물론 무비자 입국으로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수가 상대적으로 대폭 증가했기 때문에 그에 따라 범죄율이 증가했다는 것은 통계상 드러난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 제주의 한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된 중국인 피의자 첸궈레이가 22일 오후 범행 현장에서 경찰과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인이 일반 여권을 소지하고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의 제주도를 포함하여 2015년 약 50여 개 국가이다. 한국의 제주도 못지않게 많은 중국인들이 관광을 위해 매년 이들 국가를 찾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국가에서도 한국과 같은 중국인의 강력범죄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가? 50개 국가의 모든 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유럽 지역,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비(非)매너 행위에 대해서 세계 국가로부터 지탄을 받은 적은 있지만, 흉악 범죄가 기사의 머리기사가 된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유독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여러 가지 구조적 이유가 있다.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는 ’10만 원짜리 한국여행 상품’이 난무하는 것이다. 비자 발급도 필요 없는데 비행기 값을 포함해 한국 돈 10만 원만 있으면 한국을 갈 수 있다는 것에 중국인들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중국 내에서도 10만 원을 가지고 여행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한국인조차도 10만 원으로 제주도 2박 3일을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저가의 여행 상품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가지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딱 그 여행 상품의 가격만큼이다. 가격이 싸기 때문에 여행을 통해서 그 지역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고, 아무렇게나 대충 즐기고 온다는 것이 기본 마음 자세일 것이다. 더욱이 이런 저가 상품을 통해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제주 내에서 자유 여행을 하게 된다. 때문에 이들이 가이드를 통해서 제주의 문화, 사람들의 특징, 관광지 및 식당, 숙박시설 등에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범절에 대해서 숙지했을 리 만무하다. 단적인 예로 제주도 음식점 주인 폭행사건만 해도 중국과는 달리 한국 음식점에는 술을 가지고 가서 마시지 않는다는 문화를 숙지하고만 있었더라도 폭행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저가 자유 여행 상품은 제주도에 입국하여 다시 중국으로 돌아 갈 때까지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여행이 끝나고 중국으로 돌아가는 날 비행기 시간에 맞춰서 공항에 관광객이 나타나지 않아도 그 사람을 찾을 방도가 없다. 너무나 쉽게 관광객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왜 중국 요우커(游客)에만 목을 매는가?
현재 중국인의 제주도 관광은 중국 관광객 모집에서부터 제주도 내 관광, 가이드까지 대부분 중국 대형 여행사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은 대부분 중국인이 운영하는 곳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면세점에서 쇼핑하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다. 이런 형태의 여행으로 제주 현지인들은 작고 아름다운 섬 제주를 시끌벅적하고 지저분하게 하는 중국인이라는 부정적 편견을 갖게 되고, 중국 여행객도 그냥 그런 한국에 있는 작은 섬 관광지로 밖에 인식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다시 제주도를 찾게 될지 의문이다.
문제는 한국 그리고 제주도에서 중국인을 받는 중국 여행사에 대한 관리이다. 여행사가 모집하는 관광객이 관광 중 사건사고를 일으켰을 때, 관광객이 사라졌을 때 이들 여행사들에게 사실상 법적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 법적 책임을 묻는다 해도 민사상, 형사상 책임이 아니라 과태료 등의 행정처분이 전부일 것이다.
또한 이들이 고용한 가이드가 관광객에 대해 해야 할 의무 즉, ‘여행 시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 의무 및 관광객 관리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조차도 단속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가이드가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가이드 역할을 하는지 조차도 의심스럽다.
최근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다보니, 지자체들이 중국 요우커 ‘모시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우리는 매년 중국인이 이만큼 많이 왔다갔다”라는 통계 수치에 한명이라도 더 넣으려 온갖 규제를 완화하는가 하면, 심지어 법률법규를 위반해도 눈을 감아준다. 아름다운 천해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세계 많은 국가가 부러워하는 올레길을 가진 제주가 왜 쇼핑만 하고 가는 중국 요우커에 목을 매는지 의문이다.
질서 있는 관광 문화 조성을 위해 철저한 관리 필요
중국 관광객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감안해서라도 질서 있고 품격 있는 관광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 무엇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중국은 지난 2013년 한국의 ‘관광진흥법’에 해당하는 ‘여유법(旅游法)’을 제정하고 저가 패키지 상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가, 초저가, 기획 상품들이 판을 치는 것에 대해 중국 측에 단속하여 처벌하도록 촉구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국내에서도 여행사 및 여행 가이드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하고, 이를 철저히 단속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전담 여행사가 엄연히 존재하고 이들 여행사를 통하여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관련 규정이 미비하여 제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행 관련 제도만 개선해도 관광객에 대한 관리가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저가 쇼핑관광에 회의를 느끼는 것은 중국인도 마찬가지다. 개별 관광을 즐기는 ‘산커(散客)’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러한 산커들의 취향에 맞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저가 단체 관광의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질서 있는 관광문화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단순히 상대 관광객을 비난하고 그들의 입국을 막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잘못된 부분을 인식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