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7.07.28] 주변국과 갈등빚는 중국…이번에는 인도와 맞붙다
[2017.07.28] 주변국과 갈등빚는 중국…이번에는 인도와 맞붙다
한중관계연구원2021-01-25

중국, 대외 공세 지나치다는 우려 나와
임진희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중국과 인도, 시킴 지역에서 한 달째 대치 중

 

지난 7월 14일, 중국의 관영 <환구시보>(环球时报)는 ‘미국의 비위는 맞추기 힘들다 : 인도는 한국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美国的马屁不好拍 : 印度应该好好吸取韩国的教训)’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내용을 보자면 한국은 중국과 관계가 경색된 상태라 미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힘쓰고 있는데, 이로 인해 미국의 FTA 재협상 요구에 대응할 카드를 잃었고 결국은 그에게 양보하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인도에게 미중 간 전략적 균형을 지키라 경고하는 것이다.

 

작년 여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내린 이후로 중국 정부와 언론이 한국에 적지 않은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기에 이런 사설이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다만 중국이 또 다시 누군가와 갈등을 빚고 있으며, 한 사설이 그 성격을 한국과 유사한 것으로 여기고 있기에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았다. 근래에 중국과 인도가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데, 중국의 언론은 인도가 타국의 전략적 지원을 받아서 중국에게 대응하려 한다며 잇달아 경고를 보내는 상황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지점은 인도, 중국, 부탄 3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킴 지역이다. 본래 시킴은 티베트 계통의 독립 왕국이었는데, 1890년 이후로 영국령 인도의, 1947년 후에는 인도의 보호에 놓이게 되었다. 1975년부터는 인도에 복속되어 한 주(州)가 되었으나, 중국은 인정하지 않았다. 중국이 시킴 지역에 국경 도로를 확장하려 하자 인도가 이를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병력을 배치했고 현재까지 양국은 대치중이다.

 

중국, 인도의 불법 월경과 즉각 철군을 주장

 

중국은 일련의 사태와 현재의 대치에 관련한 모든 책임은 인도에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사건이 일어난 지점은 1890년 ‘중영회의장인조약(中英会议藏印条约)’이 규정에 근거한, 지난 127년간 갈등이 없던 소속이 확실한 지역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인도가 해당 지역을 ‘분쟁지역’이라고 주장하며 ‘중국의 도로 건설이 인도의 안보에 위협’을 준다는 이유로 ‘부탄 보호’를 빙자해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면서 인도가 즉각 철군하지 않는 이상 협상은 없다며 환상을 버리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중국의 언론은 인도가 중국을 과소평가하는 동시에 자국의 경제력과 국방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인도의 국방비는 중국의 4분의 1, GDP는 5분의 1에 불과하다. 인도가 스스로 지금의 인도는 중국에 패했던 1962년의 인도와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에도 이처럼 국력의 차이가 현저한 상황에서 무조건 철군 외에는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철군이 늦어질수록 손해 보는 것은 결국 인도라는 지적이다.

 

나아가 인도의 경제력은 중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며 대대적으로 중국 상품의 불매 운동을 벌이는 것은 오히려 인도 중산층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평가절하 한다. 또 그간 중국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카슈미르 분쟁에서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인도가 제대로 처신하지 않는다면 카슈미르 지역에서 그들과 갈등 중인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할 수 있으며 이는 인도에 악몽이 될 것이라 경고한다.

 

인도, 중국의 안보 위협과 양측 철군을 주장 

 

반면 인도는 이번 분쟁은 중국이 접경 지역에서 주변 국가와의 소통이나 배려 없이 도로 확장 공사를 진행하며 시작됐다 주장한다. 중국의 도로가 공사 지역과 맞닿아 있는 자신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진입하기 쉬운 모양으로 건설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인도는 즉각 병력을 파견해 중국 공사 인력의 진입을 차단했다. 중국도 즉각 병력을 파견하며 대응했고, 티베트 지역 힌두교도 성지순례 길을 차단하며 보복에 나섰다. 양국의 대치로 전운이 고조된 상황이다.

 

이에 인도에는 반중 감정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힌두교 단체는 성지순례 차단에 항의하여 중국산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한 정치인은 이를 통해 “불량배처럼 행동하는 중국에 교훈을 줘야 한다”고 애국심에 호소했다.

 

그 외에 일선 학교나 기업도 불매 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며, 일부 인사들은 주(駐)인도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양국 무력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경제, 사회 분야까지 확산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중국은 양보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19일, 류요우파(刘友法) 전 중국 뭄바이 총영사는 중국 공영방송 CCTV의 대담프로 <대화>(对话)에 출연, “군인이 타국 국경을 넘을 경우 ‘적’이 되며, 오직 세 가지 결과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알아서 철군하거나, 포로가 되거나, 상황이 심화되면 적에게 섬멸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중국은 인도가 첫 번째의 철군이란 현명한 선택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철군이 없다면 대화도 없다는 강력한 의지이다.

 

중국, 19차 당 대회 앞두고 주변국과 잇따른 불협화음 

 

중국의 반응을 보자면 대체로 ‘가소롭다’거나 ‘해볼 테면 해보라’는 분위기이다. 중국의 전체 수출에 인도가 차지하는 규모가 2% 가량에 불과해 설사 불매 운동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중국 경제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거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인도 내부에서도 인도의 기간산업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사실상 중국 없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과 오히려 자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더 크다는 생각에 신중한 대처와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중국은 근래에 자국과 국경을 맞대는 다수의 국가와 연달아 갈등을 일으키고,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상대에 유무형의 압력을 행사하고, 때로는 무력 사용을 불사하겠다 큰소리친다.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에 이를 한국이 미국편에 서면서 중국견제 대열에 동참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일본, 타이완, 필리핀, 베트남 역시 유사한 경험이 있는데, 실제로 중국은 인도가 미국, 일본, 호주 등의 타국과 동맹을 강화하는 사실에 주목한다.

 

중국은 그들에게 정치적,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언론은 정부에 발맞춰 여론을 자극하며, 때로는 상대방의 국격(國格)을 깎아내리는 모욕성 발언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일부에서는 중국이 대외적으로 지나치게 공세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현재 상황은 중국도 반갑지 않다. 중국은 미국을 위시한 몇몇 국가가 악의로 중국을 대한다 하지만, 역으로 자신이 그들을 대하는 태도도 돌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64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