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8.01.16] 거센 반정부 시위에도 중국이 이란 투자 늘리는 이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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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6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이란의 반정부 시위, 각국의 시각은 임진희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2018년 1월 8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의 CNN 방송은 이란의 현지 매체를 인용해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22세 이란 청년이 구금 중에 사망했다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자살이라 밝혔지만 사망 원인에 대한 의혹은 점차 커져가는 상황이다.
현재 이란 정부는 이번의 반정부 시위로 450명 가량이 구금된 상태라 밝히고 있지만, 미국 국무부는 1000명이 넘을 것이라 추정했다. 이에 세계 인권 단체들은 2009년 벌어졌던 고문치사 사건 등이 재현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사건의 배경은 2017년 12월 28일 이란 북동부에 위치한 제 2도시 마슈하드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진 반정부 시위다. 이번 시위는 서민과 노동자 그리고 젊은이 그룹이 주도해 전국으로 확산됐다고 전해진다.
시위는 발생 일주일만인 3일 즈음에 잦아들었지만, 관련 보도에 의하면 이는 이란에서 8년 만에 일어난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450명 이상이 체포되고 21명의 사망자가 나왔기에 현지 정부와 국제 사회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 이란 정부는 자신들에 일정한 잘못이 있으며 해결을 위해서 대책이 필요하단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사태 배후에는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적의 음모”가 있다며 그 주요 책임을 외부 세력에 돌리고 있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1일 의회에서 미국을 겨냥하여 “적의 음모가 핵합의(JCPOA)와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보복으로 반정부 시위를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시민들은 왜 반정부 시위에 나섰나?
이란 당국은 지난해 12월 31일 일시적으로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 접근을 차단했고 시위대를 향해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며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6일 메흐디 나비드-아드함 이란 교육 위원장은 서방 문화 침략 등의 이유를 들면서 “국립과 사립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위법”이라며 향후 초등학생에 대한 영어 교육을 금지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란 정부와 시민들 간에 간극이 느껴지는 대응이다.
전문가 분석에 의하면 이번 반정부 시위는 로하니 현 정권의 경제적 실패에 기인한다. 이란은 2016년 핵 합의에도 불구하고 10%에 가까운 인플레이션과 25%에 달하는 청년실업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근래에 빵과 달걀 등의 생필품 가격은 급등한 반면에 지난달 제출된 예산안에 저소득층 보조금은 삭감됐다. 그러나 지도층은 부패와 사치를 일삼고 이슬람 패권을 위해서 해외의 분쟁에 개입, 수십억 달러를 지출했다. 이런 정부에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무력 진압하는 정부의 태도에 시위에 참가한 세력은 크게 실망했고, 점차 현 이란 정권과 지도층에 그 화살이 집중됐다. 사회의 개혁을 원하는 젊은이, 이슬람 율법의 성차별에 반대하는 여성까지 가세하며 그 시위는 점차 사회적, 정치적 불만과 분노의 폭발로 변모했다. 이란 같은 신정(新政) 국가에서 “로하니(현 이란 대통령)에 죽음을”, “하메네이(최고 지도자)에 죽음을”이라는 금기 단어들이 함께 시위에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중국이 바라본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중국이 이번 소요를 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첫째는 민생 문제가 그 도화선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한 매체는 이란 정부가 제기한 외부 요소의 개입이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과도한 해석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오히려 시위 며칠 전에 정부가 이란 서민의 필수품, 즉 빵과 달걀 등의 가격을 대폭 조정키로 했던 사실을 조명하며, 낮은 임금에 더한 근래의 가파른 물가 상승이 그들의 불만을 촉발했다 설명했다.
그 다음 둘째는 외부 간섭과 책동에 대한 비판적 태도다. 중국의 매체는 일부, 특히 서구와 같은 비(非) 이슬람 국가들이 이란의 신정(新政) 체제에 호감을 갖기는 어려울 테지만, 대다수는 그 체제와 내정의 권리를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작금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이란 정부와 국민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가 이란의 반정부 주장과 시위를 공연히 지지해 내정에 개입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심지어 일부 중국 매체는 이러한 혼란을 서방과 이란의, 나아가 서방과 비서방의 갈등으로 비약했다. 이 매첸느 이란에 나타난 사소한 소요의 흔적도 서방을 기쁘게 만들 수 있다 말하며, 결국은 국익에 손해를 가져올지라도 서방은 이란의 혼란을 볼 수만 있다만 일단 즐기고 보자는 심사일 것이라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란을 비롯한 비서방 국가에 있어서 서방의 세력이 약해진 지금이 그 정치적 시비(是非)를 해석하는 권력을 되찾을 적기(適期)라 덧붙였다.
이란의 불안정과 각국의 엇갈리는 이해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을 기점으로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의 소식에 따르면 이번의 사태로 총 25명이 숨졌고, 465명은 여전히 구속 체포된 상태다. 이는 물론 이란 정부의 발표일 뿐이다.
실제로 정부는 무력의 사용을 금지해 보안군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없다고 밝혔지만, 앞서 SNS 상에 논란이 됐던 이스파한 경찰서 습격 사태와 이로 인해 사망한 6명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들의 시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편 미국은 이란 시위대 편에서 “미국은 잔혹한 정권에 맞서 싸우던 이란 국민의 영웅적 저항을 무시하고 방관했던 과거의 부끄러운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민생의 문제를 경시하고 SNS 차단에 몰두했던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지만, 홍콩 <남화조보>(南华早报) 보도를 보면 정세의 불안에도 대(對)이란 투자를 대폭 강화해 이란 정부 측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자신의 이해와 방식에 따라서 이란 사태를 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란은 석유를 보유한 산유국에다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으로 그 전략적 가치와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지금 정부는 지난 2009년 시민들의 피와 희생을 업고 등장한 정권이다. 그러나 그간 지도층 부패와 무능에, 이슬람 혁명의 전파에 몰두해 국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정부가 국민의 바람에 집중해 민생을 돌보며 발전을 꾀하고 외부의 탐욕에 대항해 국익을 지키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저항과 혼란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그들이 하루 빨리 올바른 선택을 내리고 이란 시민들에 평범한 일상을 돌려주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8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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