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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20.02.07]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는 중국의 문제만이 아니다
[2020.02.07]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는 중국의 문제만이 아니다
한중관계연구원2021-01-28

중국, 한국에 섭섭할 수 있지만…

신금미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초빙교수

 

 

지금쯤이면 중국은 3월에 있을 전국 양회(两会, 전국인민대표대회<全国人民代表大会>·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中国人民政治协商会议>) 준비에 바쁠 것이다. 전국 양회는 매년 3월이면 열리는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로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앞으로 한해의 정책이 논의되는 자리로 , 올해는 3월 3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03년 중국에 큰 상처를 남겼던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라는 화마가 지나간 지 20여 년이 된 지금, 또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전국 양회가 있기 전 실시되는 지방 양회가 미뤄지고 있다. 전국 양회 역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빗장 걸어 잠그는 관광 교역국, 이에 불편한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세계 많은 국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각국이 중국 여행객의 입국 제한, 비자 발급 중단,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 중단 등 중국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에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지만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며 어떠한 위기에 처했을 때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중국은 각국의 대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보다 오히려 초동 대처 미흡을 인정하고 자국민의 해외 출국 자제 등을 적극 권고했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27일부터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금지하긴 하였으나 개별 여행객에 대하여는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만약 중국이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서 함께 이 난관을 극복할 것을 요청했다면 지금과 같이 다른 국가와 얼굴을 붉히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각국의 대처에 대해 중국 입장에서는 충분히 서운하고 화가 날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 관광객은 소위 ‘큰 손’으로 많은 국가에서 환영받는 존재였다.

 

2018년 기준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중국인 수는 약 1억 4972만 명으로 세계 관광산업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에서 오는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두려운 존재로 받아들여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 즉, 호주,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몰디브가 중국인 또는 중국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실시했고 러시아, 베트남, 필리핀, 스리랑카가 중국인 비자 발급을 제한했다.

 

또 대한민국, 일본, 말레이시아가 후베이(湖北)성 출신 중국인 또는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있으며 영국, 프랑스, 태국 등이 중국인 등에 대한 검역 강화를 실시하고 있다. 항공사들 역시 비행편 운항을 중단했다.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가 앞 다퉈 이러한 조치를 취하니 중국으로서는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기의 시진핑 정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초동 대처 실패로 “시진핑(习近平) 책임론”이 솔솔 불거져 나오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주요 관광 및 교역 국가들의 이러한 조치들이 인민(국민)들의 마음을 반(反)정부로 선동할 수 있다는 점에도 불편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의 가장 핵심 목표는 “모든 인민이 의식주 걱정 없는 샤오캉사회(小康社会), 더 나아가 모든 인민이 잘 사는 다퉁사회(大同社会)”를 건설하는 것인데, 이를 이루기는 굉장히 어렵다. 아직 그 어떤 나라도 이런 사회를 건설하지 못했다.

 

중국의 계획에 따른다면 2021년 중국은 샤오캉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 목표 종료 시점을 눈앞에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민의 의식주를 위협하고 있으며 중국 인민들이 국제적으로 잠재적 바이러스 전파자로 낙인까지 찍혔다.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중국 인민들의 원성이 공산당, 시진핑 정부를 향할 것이다. 중국이 아무리 공산당이 집권하는 사회주의 국가라고는 하나 인민을 무서워하지 않을 수는 없다. 정보 차단이 어려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문제는 이 위기가 시진핑 정부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경제를 이끄는 주요국으로 2019년 중국이 세계 경제 총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이른다. 침체되어 가는 세계 경제에 그나마 활력을 불어 놓고 있는 것이 중국 경제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중국 경제가 침체될 것이고 이는 곧 한국 경제, 더 나아가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하루 속히 종결되도록 중국은 자국민의 보호를 위해 상기와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국가를 이해하고,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은 관광 교역국들은 고군부투하고 있는 중국과 신의를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77226#0D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