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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22.03.28.]중국, 올해 석탄 더 많이 쓰나
[2022.03.28.]중국, 올해 석탄 더 많이 쓰나
한중관계연구원2022-03-28

2022년 중국 중앙정부의 에너지 정책 및 에너지 소비 방향

조정원 |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HK 연구교수

 

중국은 매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정치협상회의)기간에 국무원 총리가 정부업무보고(政府工作报告)를 통해 한 해의 주요 정책들과 정책 실행을 위해 추진할 사항들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5일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제5차회의에서 국무원 총리 리커창(李克强)이 정부업무보고를 발표했다. 리커창 총리는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생태환경 개선과 저탄소 녹색경제 발전, 경제사회발전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의 병행, 인간과 자연의 공생의 차원에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풍력발전소와 양수 발전소의 건설과 함께 이들 재생에너지 발전소들과 중국 국내 전력망 간의 연계성을 강화할 예정임을 공개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들과 중국 국내 전력망 간의 연계성 강화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들과 중국 국내 전력망 간의 연계 부실로 인하여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서 만든 전기가 사용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정부업무보고에서 태양광발전, 풍력발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중요한 부분으로 소개된 양수발전은 수력발전의 일종으로,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의 전기를 사용하여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 저수지에 저장했다가 하루의 전력 사용 수요가 커지는 시기나 블랙아웃 위기에 직면했을 때 저장한 물을 하부로 떨어뜨려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중국 국가전력망(国家电网)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부터 23개의 양수 발전소를 착공하였고 1800억 위안을 투자했다. 또 7개의 양수발전소를 가동하고 있으며 이들 양수발전소의 설비용량은 765만 킬로와트(kw)로 세계 최대 규모다.

 

양수발전은 심야전력을 활용하여 석탄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과 같이 대량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설비의 고장, 전력계통의 돌발 사고, 갑작스러운 부하의 변동에 직면했을 때 전력공급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로 인해 중국에서도 국가전력망(国家电网)을 중심으로 양수발전 설비 용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중국 허베이성(河北省) 펑닝 (丰宁)에 위치한 펑닝 양수발전소는 2021년 12월 30일부터 전력 생산에 들어간 세계 최대 규모(설비용량 360만 kw)의 양수발전 설비이다. 지난 1월 23일 <베이징르바오>(北京日报)의 보도에 따르면 펑닝 양수발전소는 베이징과 허베이성에 전력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매년 48만 톤의 석탄 절약, 연간 120만 톤의 이산화탄소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전력망은 2022년에는 저장성(浙江省) 타이슌(泰顺), 장시성(江西省) 펑신(奉新)에 각각 120만 kw 규모의 양수발전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수력발전소들과 국내 전력망 간의 연계가 약한 경우가 있어서 일부 수력발전소들에서 생산한 전기가 사용되지 못하고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양수발전은 이와 같은 기수 현상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서 향후 중국에서 양수발전소들의 설비 용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총리의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재생에너지의 보급을 통한 에너지 전환이 비중있게 다뤄졌고 주요 재생에너지인 양수발전과 태양광, 풍력발전이 전력소비지역 부근에 분산 배치하여 이들 설비와 가까운 지역의 전력 공급을 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발전 방식은 대량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저전력의 역할을 수행하기는 어렵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2022년 2월 28일에 공개한 중화인민공화국 2021년 국민경제사회발전통계공보(中华人民共和国2021年国民经济和社会发展统计公报; 이하 2021년 중국 국민경제사회발전통계공보)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3억 2848만 kw, 태양광발전 설비용량은 3억 656만 kw인데 같은 해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설비용량과 양수발전 설비용량을 합쳐도 6억 4269만 kw로 중국의 전체 발전소 설비용량(23억 7692만 kw)의 약 27%에 불과하다.

 

반면 2021년 중국의 석탄화력·가스화력발전소들의 설비 용량은 12억 9678만 kw로 같은 해 중국의 전체 발전소 설비용량의 약 54.6%를 차지하고 있다. 대량 전력 공급이 가능한 원자력발전소들의 설비 용량은 5326만 kw로 약 2.2%에 불과해 전력 공급의 안정성 확보에 있어서 석탄화력발전소들의 역할이 다른 방식에 비해 클 수 밖에 없다.

 

2021년 3분기와 4분기에 발생했던 중국의 전력난은 경제성장이 계속되는 중국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석탄화력발전소들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고 에너지 소비 총량과 에너지 소비 강도(단위 GDP당 에너지 소비량)를 동시에 줄이는 ‘쐉쿵'(双控) 정책이 비현실적임을 입증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여 리커창 총리는 기존 정책에서 탄소배출 총량과 탄소배출 강도를 동시에 줄이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임을 밝혔다. 또 오염물질 감소와 석탄 사용 축소 정책을 개선할 것임을 밝혔다.

 

석탄 사용 축소의 완화는 2021년에 이미 시작되었다. 지난해 중국 국민경제사회발전통계공보에 따르면 중국의 석탄 소비량이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전년 대비 0.9% 감소하였지만 2020년 석탄 소비량과 비교하면 4.6% 증가됐다.

 

이와 같이 늘어난 중국의 석탄 소비 수요 충족을 위해 중국의 석탄 생산량과 해외 석탄 수입량도 함께 증가하였다. 올해 1월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40억 70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고 같은해 해외 석탄 수입량은 3억 20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의 석탄 소비 증가 추세는 올해 중국 중앙정부의 에너지 소비 통제와 석탄 사용 축소의 완화, 중국 석탄화력발전소들의 전력 생산을 위한 연료탄 수요와 중국 철강업체들의 코크스 제조를 위한 점결탄 수요로 인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석탄 소비 증가는 한국의 월경성 대기오염 완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발전설비의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양수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용량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그러나 상술한 바와 같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들은 분산형 전원의 역할을 수행할 수는 있지만 기저전력의 역할을 담당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한국 환경부와 중국 생태환경부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 환경기술 실증 협력사업을 통해 한국 업체들이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들의 대기오염물질 저감 설비와 기술을 지원하여 중국 석탄화력설비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량의 지속적인 감소를 유도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국의 기업, 자본이 중국의 수소 생산설비에 투자하여 중국의 수소 제조 능력 향상을 지원하고 중국의 수소 생산 규모가 커지게 되면 한국으로 중국산 수소를 수입하는 것도 한국과 중국의 수소경제 발전과 대기오염 문제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