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22.06.24] 중국도 부동산 거품 붕괴하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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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2-06-24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 필요한 것신금미 |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초빙교수
코로나 19에 이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 늪에 빠져들고 있다. 더불어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세계 경제의 한축을 담당하던 중국 경제마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이 매우 암울하다.
중국 정부는 불안한 경제를 안정화시키고자 다양한 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다. 중국은 부동산 관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높다. 만약 부동산 시장이 계획대로 활성화 된다면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하긴 할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급격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막고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주택구매를 제한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일부 지방 소도시를 제외하고 동 정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국인들은 위장 이혼 등 다양한 수법을 동원하여 투기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했다.
이후 “다 같이 잘 살자”라는 “공동부유”를 내세워 과도한 집값 상승이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출생률을 저하시키는 등 사회문제를 초래한다고 보아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개발업체 대출 제한, 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총액 규제 등 강력한 규제 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강력한 규제정책으로 오히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고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림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한차례 소폭 인하했다. 하지만 한번 위축된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방정부들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적인 두 지역이 있는데 우선 우한(武汉)시의 경우, 우한시 호구를 가진 주민이 주택구매제한지역의 주택을 이미 두 채 소유하고 있다 할지라도 한 채 더 구매할 수 있도록, 우한시 호구가 아닌 주민이 주택구매제한지역의 주택 구입 시 6개월 사회보장보험 또는 개인소득세 납부 증명서만 있다면 구입이 가능하도록 자격을 완화했다.
칭하이(青海)성의 시닝(西宁)시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돕고 지역의 경제 안정화를 위해 주택 구입을 위한 소비자 쿠폰 400만 위안을 마련하여, 신규 주택 구입을 위한 계약 체결 시 복권을 증정, 당첨 시 1만 위안을 지급하는 등의 주택구매 장려책을 펼치고 있다.
지방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사활을 거는데는 장기화된 코로나 19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부동산 시장을 통해 지방경제의 성장을 이끌기 위함이 있겠으나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중국 재정부 데이터에 의하면, 국유토지사용권에 대한 대가로 지불하는 토지출양금 수입이 2022년 1월부터 5월까지 1조 861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28.7% 하락했다. 토지출양금 수입은 지방정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수입원이다.
2021년 조세 등을 통한 지방일반공공예산수입이 11조 1077억 위안, 토지출양금 수입이 8조 7051억 위안으로 두 수입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을 정도로 지방정부에게 있어 토지출양금 수입은 중요하다.
더욱이 코로나 19로 적극적인 재정지원 정책을 펼치면서 지방일반공공예산수입은 줄어들고 부채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침체로 인한 토지출양금 수입마저 줄어든다면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처하게 되므로, 지방정부로서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보다 더욱 우려해야 할 것이 부동산 거품 붕괴이다. 푸젠(福建)성의 핑탄(平潭)시는 2009년 푸저우 종합실험구로 지정이 되면서 투기자본에 의해 한 때 제곱미터 당 2만 위안 이상에 이른 대표적인 부동산 투기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규제의 영향으로 투기자본이 빠지면서 어려움에 직면한 부동산 투자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부동산을 할인하여 판매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핑탄시는 ‘부동산가격인하 제한’이라는 행정조치를 취해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막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거품 붕괴를 위한 근시안적인 방법일 뿐 장기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부동산 가격도 급격히 상승했다.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전국 부동산 평균 가격이 제곱미터 당 9860위안으로, 1998년과 비교하여 약 4~5배 상승했다. 하지만 1선, 2선 도시만 놓고 본다면 부동산 평균 가격이 10~20배 올라갔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여 부동산을 구입했다. 2020년 기준 7억 8000만 명이 부채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주요 소비층은 80년대 에 태어난 80허우(后)와 90년대에 태어난 90허우로, 이들 대부분이 대출을 통해 주택을 마련했다. 만약 부동산 거품이 붕괴된다면 주요 소비층인 이들이 타격을 받게 되고 중국의 소비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며 경제성장도 둔화될 것이다.
부동산 거품 붕괴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불안한 실수요자들이 ‘패닉 바잉(공황구매)’에 휩쓸려 대출을 이용해 주택을 마련했다. 그런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우리나라 역시 금리를 인상하고 있어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를 상황에 처해 있다.
부동산, 특히 주택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으로 주택에 대한 수요는 끊임없이 있을 것이므로 투기꾼들은 계속하여 투기를 조장해 거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만약 그 거품이 실수요자에게 넘어가 터진다면 최악의 경제 상황이 초래될 것이다.
부동산 소비를 통해 경제를 살리는 것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거품에 의한 경제성장은 사상누각으로, 투기수요와 실수요를 분명히 구분하여 투기는 근절하고 실수요자를 위한 부동산 소비 정책이 실시되어야 부동산 시장을 통한 건강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