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23.03.31] 자신의 사람들로 채운 시진핑 주석, 세 번째 임기 성공할 수 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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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3-03-31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시진핑으로의 권력 집중과 중국 정치 관전 포인트이유정 |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가 2023년 3월 5일부터 3월 13일까지 9일에 걸쳐 개최되었으며, 국가 최고 지도부를 선출했다. 이번 전인대 인선은 지난 2022년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에서 발표된 당직 인선 내용이 국가의 요직에도 반영되며 큰 이변은 없었다.
시진핑(習近平) 당총서기가 국가 주석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선출되어 건국 이후 최초의 ‘3연임’ 국가주석이 됐다. 비록 부주석은 상하이방인 한정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선출되었으나, 주요 요직은 모두 시 주석의 측근들이 차지했다.
리창(李强) 신임국무원 총리는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로 재직하던 2003년부터 2007년 경제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원조우시의 시위원회서기이던 그를 발탁하여 2004년 저장성 성위원회비서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시 주석의 파벌이 되었다.
또 시 주석이 국가주석으로 선출되던 2013년 이후 저장성 성장, 장쑤성 서기, 상하이시 서기로 임명되었으며 중앙의 경험이 없이 이번 전인대에서 국무원 총리에 선임됐다.
딩쉐샹(丁薛祥) 국무원 부총리는 시 주석이 2007년 상하이(上海)에서 당서기로 재직할 때 상하이시위원회 당비서장으로 승진했으며, 2013년부터 당중앙판공청 부주임 겸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을 거쳐, 2017년 중앙서기처 서기, 당중앙판공청 주임 겸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을 역임했다.
자오러지(趙樂際) 전인대 위원장은 2007년부터 5년간 산시(陝西)성위원회 서기로 근무했는데, 산시성 푸핑(富平)현에 있던 시 주석의 아버지이자 공산당 원로였던 시중쉰(習仲勳)의 묘를 확장하고 기념관도 세우면서 공개적으로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표현했다. 2012년 시 주석 집권 1기가 시작되자 중앙으로 진출하게 되며 당 중앙조직부 부장을 역임하고, 집권 2기에 당 중앙조직부 부장 겸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역임했다.
왕후닝(王滬寧) 정협 주석은 후진타오 전 주석 집권기부터 이미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겸 당중앙서기처 서기였으나 시 주석의 집권이 시작되면서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됐으며, 시 주석 집권 2기 상무위원으로 영전헸다.
이외에도 시 주석의 측근들이 국가중앙군사위원회를 장악한 반면, 한때 시 주석의 후임으로 거론되었던 후춘화(胡春華) 전 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당중앙위원과 정협 부주석으로 낙마했다.
시 주석이 지난 20차 당대회와 이번 14기 전인대에서 수뇌부를 측근들로 구성하면서 3기 집권 체제를 완성하고 1인 권력 집중을 완성함 따라 다음 주요한 국내 정치를 어떻게 전개할지 관심을 끈다.
우선 시 주석을 ‘핵심’으로 연결된 정치수뇌부의 구성원들이 계파를 형성할 것인가의 문제다. 스탠포드대 우궈광(吳國光)선임연구원은 시 주석 집권 3기에 이들 측근들이 지연, 학연, 직업 등에 기반하여 9개의 새로운 계파를 형성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과거 집권 2기 장쩌민(江澤民) 전 당총서기가 중심인 상하이파(上海幇)와 후진타오(胡錦濤) 전 당총서기·리커창(李克强) 전 총리로 대표되는 공산주의청년단파로 구성된 계파 안배에서 벗어나 철저히 측근들로 최고 수뇌부를 구성하였으나, 시 주석의 측근들이 모두 오랜 기간 동안 공통된 이력에 기반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정리한 일부 수뇌부 구성원들만 살펴봐도 △신임총리 리창(저장(浙江)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왕후닝과 상무 부총리 딩쉐샹(신상하이(新上海)파) △전인대 위원장 자오러지(산시(陝西)파) 등의 계파로 구분된다.
비록 시 주석에게 강력하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으나 당 수뇌부에서 계파적 분열의 발생여부와 이것이 향후 중국의 정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다. 다만 작년 10월 당대회가 끝난 직후인 24일 <인민일보>의 사설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은 단결 분투할 것”이라고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둘째, 세계 2위 경제를 이끄는 책임자로서 신임 국무원총리 리창의 자율성이 관심의 대상이다. 시 주석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때문에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 주석의 의견이 전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그러나 싱가포르국립대 보즈위에(Bo Zhiyue)선임연구원이 지적한 바와 같이 리창 총리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시 주석의 의견을 반영하여 성실한 집행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시 주석의 신임을 기반으로 총리의 자율성과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확대될 수도 있다.
시 주석과 리창의 정책 성향은 서로 상반된다. 시 주석은 민간 경제보다는 공유제 경제의 발전과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을 강조하는 성향을 보인 반면, 리창총리는 민간 기업을 장려해왔던 친(親) 시장주의자이다. 보(Bo)소장이 지적하듯이 리총리의 자율성 확대는 중국이 시장지향적인 경제정책을 펼칠 가능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파벌 경쟁의 감소가 반부패 운동을 완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후진타오 전주석의 집권 시기는 정치 엘리트들 파벌간의 권력 공유와 정치적 권한을 분산하였던 집단지도체제의 시기였고 능력과 성과가 승진의 판단 기준이 되는 시기였다. 그러나 수잔 셔크(Susan Shirk)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파벌간의 권력 공유는 각 파벌이 일삼는 부패 축적을 최고 지도자가 묵인하게 만드는 구조를 형성하기도 했다.
부패는 당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되었으며 시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강력한 반부패 운동을 벌이며 정치엘리트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였다. 그러나 성과는 기대 이하이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후진타오 집권 말기인 2012년 중국의 부패인식지수(CPI)는 39였으며 시 주석의 집권 2기 마지막 해인 2022년 부패인식지수가 45로 약간 상승하였으나, 여전히 ‘절대부패로부터 벗어난 정도’를 의미하는 50점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제 파벌 간 경쟁 구도를 없앤 시진핑 주석은 집권 초기부터 강력하게 추진하던 부패를 완전히 청산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을 마련하였다. 반부패운동의 완성은 그간 시 주석의 권력집중화를 위한 도구로 이 운동을 사용한다는 의구심을 벗어나게 하면서 당을 강화시키고 대중의 신뢰를 구축하게 할 수 있다.
집권 3기를 시작하는 시 주석은 국정 운영에서 측근 세력을 전면 배치하였고, 당의 통제를 강화하였다. 시 주석이 당과 국가의 장악력 확대를 통해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고, 부패를 없애며, 경제발전과 공동부유 등 국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정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해 볼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