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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23.09.22]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인류 공동체의 지혜 필요하다
[2023.09.22]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인류 공동체의 지혜 필요하다
한중관계연구원2023-09-23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문제 해결위한 국제기구 창설 고려해야

 

 

원자력은 세계에서 가장 선호하고 값싸게 여기는 에너지이며 제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나치즘과 일본 제국주의의 세계정복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원자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흔히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지구온난화라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최근 원자력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으면서 인류는 그 위험성을 경계하고 있고 원전의 안전성에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전후 일본 국민에게는 가장 큰 시련으로 여겨지고 있다. 인류역사상 4대 지진에 해당할 정도로 강력한 M9.1의 진도를 가진 대지진이 일본 도호쿠 지방을 뒤흔들었고 뒤이어 찾아온 거대 쓰나미에 수많은 지역 건물과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보았고 지금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건이라 할 수 있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Three Mile Island) 원전사고,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함께 세계 3대 원전사고로 꼽히며 2023년 현재까지도 해결에 실마리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도쿄전력의 일방적 방류

 

지난달 24일 도쿄전력은 넘쳐나는 오염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제1차 방류를 시작했고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의 동의하에 7788t의 오염수 방류를 선택하면서 사상 최대의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계여론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신중치 못한 환경 테러로 비난하고 있고 한·중·일 어민단체들은 강력 반발과 함께 각국 소비자들은 어패류 소비를 줄이고 있어 그 여파로 인해 어민과 외식업체, 소비자들의 피해는 나날이 증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소련의 멸망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좋은 예시라 할 수 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원전 운전미숙으로 인한 폭발이 주원인이었고 그 이후 대처가 큰 문제가 되었다.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은 원래 무색무취한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생체적으로는 인간이 방사능에 노출되어 임계점에 이르면 각종 암을 유발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며 DNA를 변형시켜 각종 기형이 후대에 전승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것이다.

 

더구나 원전사고로 인한 화재는 물로 진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가장 아찔한 순간은 원전폭발이 아니라 초기 동원된 소방대가 원전화재를 물로 진화하려고 하다가 제2차 폭발을 일으킬 뻔했다는 점이다. 정말 운이 좋게도 제2차 폭발을 막을 수 있었고 원전 주변 1500킬로 즉 유럽 전체가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지금도 체르노빌은 발전소 주변 30킬로 이내에 생물이 생존하기 어려운 ‘생태 블랙홀’이 형성되어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급히 차출된 헬기 조종사들은 방사능 피폭 위험에도 불구하고 붕산(Boric acid) 봉지를 원전에 투하했고 체르노빌 원전화재를 겨우 진화할 수 있었다.

 

소련 정부는 체르노빌 원전의 심각한 방사능 유출문제로 인해 예비군 60만을 동원하여 각종 방사능으로 오염된 폭발물을 처리했고 1986년 10월 높이 100m가 넘는 거대한 석관을 완성하여 외부세계와 원자로의 격리에 성공했다.

 

그러나 콘크리트도 부식시키는 강력한 방사능으로 인해 EU에서는 기존 석관 위에 ‘새 안전 가둠 구조물'(NSC) 을 2012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했고 뉴욕 자유의 여신상보다 높고 파리 에펠탑보다 3.5배 무거운 두 번째 석관은 2016년 완공되었다. 그리고 체르노빌 이후 5년, 소련은 멸망했다.

 

후쿠시마 원전과 오염정화수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원전사고는 불가항력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대비하기 어렵고 수많은 안전장치에도 불구하고 과학의 한계로 인해 많은 도전에 직면해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인류문명의 영속성 유지를 위해 원자력 에너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며 석유자원의 한계와 지구온난화 문제로 인해 원자력은 필수 에너지라 할 것이다.

 

이렇게 위험한 원자력 에너지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먼저 후쿠시마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국제 협력’은 필수다. 지난 10여 년 간 우리는 후쿠시마 문제를 애써 외면하며 일본 정부가 자체해결하기를 기대해왔다. 그러나 그 결과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로 나타났고 우리 어촌과 산업계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피해로 돌아왔다. 지금은 원전 오염수냐? 오염정화수냐? 라는 정치문제가 아니라 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 지난 8월 24일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가 방류되기 시작했다. 사진은 핵발전소 모습. ⓒAFP=연합뉴스

 

국민 건강 위협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 정보의 정확한 전달이 필요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폭발사고 이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상황을 국가안보로 인식하였고 내부 공개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원전사고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일본 정부는 원전문제에 대한 적극적 공개를 추진해야 한다.

 

둘째, 후쿠시마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기구를 창설해야 한다. 지금껏 우리는 후쿠시마 문제를 애써 외면해왔다. 일본 스스로가 해결할 문제라며 어떠한 국제적 공조를 취하지 않고 방관자의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오염수 방류는 전 지구적인 피해를 초래할 것이고 원인 제공자보다 피해자의 규모가 광범위하고 전 지구적이라는 것에 문제가 있다.

 

따라서 가장 큰 피해자의 일원인 한국은 후쿠시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기구 설립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후쿠시마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지구적으로 나선다면 후쿠시마 문제는 마치 EU가 체르노빌에 9000억을 지원했듯이 국제협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셋째, 원자력 기술과 관련 분야 투자는 매우 중요하다. 천연자원이 없는 한국은 원자력이라는 값싼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다른 대체에너지는 불가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는 원자력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원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적 진보를 이루기를 촉구한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건을 계기로 더욱 발전된 과학기술을 통해 원전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보다 안전한 원전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키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바라보면서 체르노빌 원전사고 해결방식을 반면교사로 삼고 우리가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