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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3.11.07] 세계 수출 1위, 중국 경제에 빠진 것은
[2013.11.07] 세계 수출 1위, 중국 경제에 빠진 것은
한중관계연구원2021-01-20

지속성장을 위한 중국의 선택
전인우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연구위원, 원광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0년대 후반 이래로 중국의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세계무역기구 (WTO : World Trade Organization)의 ‘2012년 세계 주요국 상품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수출부문에 있어 전년 대비 8% 증가한 2만 490억 달러 (세계 수출액의 11.2%)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수입 부문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1만 8180억 달러 (세계 수입액의 9.8%)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위와 같은 비약적인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금융 및 환경 등 일부 부문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그 발전이 지체되어 있다. 본 칼럼에서는 중국의 경제문제는 차치하고 상대적으로 발전이 미약한 금융 산업과 대외 무역 환경문제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 중국 화폐인 위안화 100위안 지폐를 그림으로 그린 작품 ⓒAP=연합뉴스

 

무역수지에 있어 중국은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2013년 9월 현재 3조 5000억 달러의 막대한 외환 보유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금융 부문에 있어 강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금융 제도 발전의 지체, 금융 시장화의 미흡 및 국유은행에 대한 지나친 의존 등을 들 수 있다. 중국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외적으로는 막대하게 보유한 외환보유고를 풀어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제고해야 하며, 내적으로는 금융시장의 개방과 시장화를 통해 금융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니어 (NEAR : North East Asia Research) 재단 정덕구 이사장은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고문 취임 기조연설에서 최근 단기외채로부터 위협을 받으며 금융위기 조짐이 보이는 인도 및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중국이 외환보유고를 풀어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지역 안정망 (Regional Safeguard)을 구축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은 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금융 시장화를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일본, 한국 등 주변국들의 과거 경험을 통해 유추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한때 달러당 240엔대였던 엔화는 1985년 플라자 합의 (Plaza Accord : 미 달러화의 강세를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미·영·독·프·일의 재무장관들이 맺은 합의) 3년 만에 120엔대까지 평가절상 되었다. 극심한 엔고현상으로 인해 일본 수출기업들은 국제무대에서 가격경쟁력을 상실하여 수출이 급격히 감소했고,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시행한 저금리 정책은 부동산 투자로 이어져 거품이 발생하였다. 급기야 1990년대 초 거품경제 (Bubble Economy)의 붕괴로 인해 부동산 가격의 급락, 은행 및 기업의 줄도산으로 이어져 소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일컫는 장기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게 되었다.

 

한국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 (IMF : International Monetary Fund)은 한국정부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 한국 금융시장에 외국자본의 자본투자 자율화 (1998년 말까지 55%까지 허용), 기업의 지배구조개선, 회계 투명성 확보, 재벌의 부채비율 축소 등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이에 김대중 정부는 국민경제를 외국자본에 전면적으로 개방하는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된다. IMF의 강력한 요구사항 때문에 한국경제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환되는 전환점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급격히 유입된 외국자본은 행동하는 주주로서 역할을 강화하며 기업의 구조조정 및 고부가 가치 사업에 역량 집중 등을 촉구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평생고용의 폐지, 아웃소싱 확대, 청년실업 증가 및 비정규직의 확산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위와 같은 일본 및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중국 정부는 위안화 절상 및 금융시장 개방을 쉽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최근에 위안화가 연일 강세를 보이며 단기적으로는 미 달러당 5.9~6.2위안으로 6위안대가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하지만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 (UNCTAD :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는 위안화를 절상할 경우 자칫 중국경제가 휘청거려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줌으로써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정부는 최대한 점진적으로 위안화를 절상시키며 스스로 금융시장을 육성 및 개방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은 중국의 대외 무역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이다. WTO 체제하에서 관세를 무역장벽으로 사용하기 어려워지자 선진국들은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장벽을 채택하며 보호무역주의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보호무역주의란 국가가 자국 산업을 보호· 육성하기 위해 수입 금지, 관세 부과, 국내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의 방법으로 국가가 적극적으로 수출·입 활동에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환경규제, 기술규제 및 지적재산권 강화 등이 대표적인 신보호무역주의 형태이다.

 

특히, 중국은 WTO 가입 이래 대외무역에 있어 선진국들의 환경규제 시행으로 인해 수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WTO에 의하면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 (SPS : Sanitary and Phytosanitary Measures)관련 분쟁은 23건, 무역 기술장벽 (TBT : Technical Barriers to Trade)관련 분쟁은 40건, 보조금 및 상계조치 (SCM : Subsidies and Countervailing Measures) 관련 분쟁은 62건 등으로 최대 분쟁국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대외 무역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행 위생검역법의 개선, 검역의 표준 설정 및 강화, 기술규정의 제정 및 보완 및 선진국의 경험을 참조해야 할 것이다.

 

새로이 출범한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향후 지속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발전이 미약한 금융 및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금융에 있어서는 보다 투명하고 개방적인 금융의 시장화를 허용해야 하며, 환경문제는 새로운 제도의 제정·개선·보완을 통해 대외 무역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09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