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5.02.20] 박근혜, 말로만 ‘창조경제’…중국은 달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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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1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제도까지 재활용하는 중국식 창조경제
중국 수입식품 시장이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중국 내 식품안전문제와 중국인들의 소득수준 향상이 중국 식품시장의 빠른 성장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上海自由贸易试验区)의 혁신이 더해지면서 수입식품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란 국가 차원의 다양한 제도와 혁신을 시도하는 실험장의 역할을 담당하는 구역으로, 상하이의 푸동(浦东)공항보세구, 와이가오차오(外高桥)보세구, 보세물류원구, 양산보세항을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로 지정하여 2013년 10월 1일에 가동됐다. 그렇다면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의 어떠한 제도적 혁신이 수입식품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을까?
중국 수입식품 시장의 문제점 현재 중국 수입식품 시장에는 143개국이 진출하여 1만 5000개 이상의 브랜드로 약 5~6만여 가지의 수입식품이 판매되고 있다. 향후 중국인의 소득증대와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 제고로 수입식품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에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최근 몇 년간 정부의 식품안전법 강화에도 식품안전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국내 생산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여전히 팽배하다. 소비자는 국내 생산식품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여 수입식품을 구매하지만, 이 수입식품조차도 100% 믿을 수 없는 입장이다. 즉 일부 수입식품이 원산지 완제품이 아닌 중국 내에서 포장되는 수입식품으로 원산지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가짜 수입식품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고품질의 수입식품이라는 명목하에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입식품에는 관세가 붙어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중국의 경우 관세보다는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이다. 수입초콜릿을 예로 들면, 수입초콜릿의 관세율은 8%, 증치세(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 세율은 17%로 총 약 26%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초콜릿의 가격은 원산지보다 100% 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바로 복잡한 유통구조로 제품에 높은 유통비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사,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 이러한 중국 수입식품 시장의 문제점을 완화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는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내에서는 수입상품 직매장(自贸区进口商品直销中心)과 콰징통(跨境通)을 실시하고 있다.
수입상품 직매장은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인 와이가오차오 보세구에 자리한다. 신선한 해산물 및 과일, 주류, 화장품, 생활용품 등 수입식품을 포함한 수입상품을 판매하며, 해산물과 과일이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라고 한다. 상하이의 수입상품 직매장이 인기를 끌면서 보세구를 기반으로 한 수입상품 직매장이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입상품 직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세금이 면제되는 면세품이 아니다. 여기까지 볼 때 일반 수입상품 판매점과 큰 차이가 없다. 큰 차이는 바로 수입상품 직매장은 중간 유통상을 거치지 않고 1급 대리상과 직접 협력하여 제품의 유통원가를 대폭 절감했다는 것이다. 향후 수입상품 직매장은 원산지와 직접 협력하여 원산지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 콰징통 홈페이지 첫 화면 ⓒ콰징통 홈페이지(www.kuajingtong.com)갈무리
다음은 콰징통이다. 해외상품, 특히 해외식품에 대한 중국의 온라인 구매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상품의 경우 배송비가 비싸고, 통관 절차가 복잡하여 구매 후 물건을 받는 데 장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어 왔다. 더욱이 식품을 구매한 경우 유통기한 경과로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최초로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에 콰징통을 승인하였다.
콰징통은 콰징전자상거래(跨境电子商务)의 한 형태이다. 콰징전자상거래란 전자상거래라는 플랫폼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고 결제한 후 국외 지역으로 상품을 배달해주는 해외무역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바로 상하이의 콰징전자상거래를 콰징통이라 부르며, 소비자는 국내 인터넷 쇼핑몰인 콰징통을 통해 해외상품을 직접 구매(역직구)할 수 있다. 콰징통에는 미국의 아마존, 한국의 현대 Hmall 등 국제적인 쇼핑몰이 몰인몰(mall in mall) 형식으로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상하이 콰징통의 핵심은 통관절차를 간소화하고 물류비를 최소화하여 소비자가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콰징통을 통해 물건을 구매할 경우 관세와 증치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통관시 행우세(行邮税, 수하물이라는 行李와 우편물이라는 邮递物品을 합친 말로, 입국하는 여행객의 수하물과 개인 우편물에 징수하는 수입관세)가 제품별로 10~50% 차등 적용되며, 세액이 50위안 이하인 경우에는 이마저도 면제된다. 이에 따라 동일한 국제 브랜드 상품이라 할지라도 콰징통에서 물건을 구매할 경우 오프라인 매장보다 약 30% 정도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상하이의 콰징전자상거래인 콰징통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닝보(宁波)에서는 콰징꺼우(跨境购)를, 충칭에서는 콰징바오(跨境宝)를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상품 직매장과 콰징통에서 판매하는 모든 수입상품이 오프라인의 판매장보다 저렴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수입상품 직매장과 콰징통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이유는 바로 상품을 믿을 수 있다는 확신과 원산지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혁신은 보세구를 타고 비록 중국 전 지역에서 자유무역시범구는 상하이 한 곳이지만, 자유무역시범구의 전신인 보세구(保税区)는 수백 개에 달한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경제발전방식으로, 수출가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보세구를 설립하였다. 그러나 제2의 개혁개방이라고 불리는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 출범 이후 중국은 과거 투자와 수출위주가 아닌 소비 중심의 경제발전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보세구를 이용하고 있다. 수입상품에 대한 중국인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보세구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상하이 와이가오차오 보세구의 경우 매년 수입된 포도주가 전국 수입 포도주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이다. 현재 중국은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처럼 통관과 세제 등에서 혜택이 주어지는 보세구의 제도적 지위를 이용하여 다양한 유통채널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의 수입식품은 물론 수입상품에 대한 소비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보세구를 이용한 유통채널 플랫폼은 비단 소비만을 촉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무역과 상업까지도 발전시키고 있다. 즉 무역을 통해 국가 간 및 기업 간 거래를, 상업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식 유통채널 플랫폼은 자국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생겨난 형태이지만, 중국은 이러한 문제점까지도 혁신하여 외자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식 혁신 마인드가 창조경제를 외치는 현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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