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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8] 미국에 맞짱 중국, 남중국해가 뭐길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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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1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중국이 넘어야할 산
분쟁이 끊이지 않던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의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訪美) 이후 시작된 ‘미일 신(新) 밀월 시대’ 이후, 미일이 동남아 국가들의 손을 들어주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경 문제와 더불어 핵심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중심지로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남중국해를 버릴 수 없는 중국, 그리고 ‘자원의 보고’를 놓칠 수 없는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이들을 부추기는 미일, 이들이 서로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아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워 보인다.
▲ 중국이 난사군도의 존슨 산호초에서 선박을 동원해 군사시설 확장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필리핀 외교부는 15일(현지시각) 이 사진을 공개했는데 촬영 일자는 지난 2월 25일이다. ⓒ필리핀 외교부
‘화약고‘가 된 남중국해
남중국해는 말 그대로 중국의 남쪽에 위치한 바다로서,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많은 나라들이 연계돼 있다. 문제는 이곳을 둘러싸고 서로가 각기 다른 영역을 주장해 각국 간 영토 분쟁의 각축장이 된다는 점이다.
남중국해는 가장 물류량이 많은 해로(海路) 가운데 하나로서 세계 물동량의 50% 이상이 이 지역을 경유한다고 한다. 또 이미 77억 배럴의 석유가 발견되었으며, 예상 매장량은 280억 배럴(우리나라 한 해 석유 소비량은 약 8억 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 한 가운데 위치한 중국명 시사군도(西沙群岛, 영문 파라셀군도‧Paracel Islands)와 난사군도(南沙群岛, 영문 스프래틀리군도‧Spratly Islands) 등이 핵심 분쟁 지역인데, 이 지역은 교통·군사의 요지이며, 무엇보다도 해저 유전과 천연가스 등의 자원이 풍부하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누구도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하기 어렵다. 현재 남중국해의 시사·난사·동사(东沙)·중사(中沙)군도 중 중사·시사군도는 중국이 실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동사군도는 대만(타이완)이 통제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난사군도의 500여 섬들은 현재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브루나이·중국 등이 나누어서 점거하고 있다.
남중국해, 그 분쟁의 역사
중국의 주장에 따르면 시사군도와 난사군도는 이미 2000여 년 전부터 자국민들이 이 지역에 도달해 이름까지 지었던 자국의 영토다.
중국 기록에 따르면, 2000여 년 전인 진대(秦代)에 이미 난사군도까지 갔다는 기록이 존재하며, 후대에도 지속적으로 비슷한 기록이 등장한다. 특히 중국의 송대(宋代)에는 유목 민족 세력에 육로가 막혀 기존의 비단길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바다를 적극 활용하여 외국과 교역하였다. 이 시기에는 중국 ‘4대 발명’ 중 하나인 나침반이 일반화되면서 항해에 적극 활용되었고, 그 결과 ‘정크선(Junk Ship)’이라 불리는 중국의 선박이 남중국해를 누비며 이슬람 상인들과도 활발히 교역하였다.
명대(明代) 정화(鄭和)의 대원정 때에도 시사·난사군도를 경유해 항해도를 남겨뒀다고 한다. 현재도 남중국해에서 종종 과거 중국의 상선들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중국의 과거 해상 교역은 상당히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 1940년 후에 잠시 몇 년 동안 이 지역이 일본에 점령당했지만 곧이어 1946년 자신들이 수복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일본을 제외하곤 20세기 중반까지 주변국에서도 남중국해에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중국과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베트남도 실은 1975년 이전까지는 중국의 난사군도 영유권을 인정했다고 주장한다.
남중국해가 영토 분쟁의 각축장이 된 기점은 1968년 유엔 아시아 극동경제위원회가 난사군도 해저에 엄청난 양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발표한 이후다. 거기에 애매모호한 유엔의 해양법을 각국이 자국의 국익에 맞춰 멋대로 해석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접속 수역(관세, 재정, 출입국 관리 등에 관한 권리, 24해리(약 44킬로미터)), 영해(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바다 12해리(약 22킬로미터)), 배타적 경제 수역(EEZ, 자국의 연안으로부터 200해리(약 370킬로미터)의 탐사와 개발에 관한 권리) 등 복잡하면서도 명확하지 않은 법률의 빈틈을 자국의 이익에 맞게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난사군도는 현재 베트남이 서쪽을, 필리핀이 동북쪽을, 말레이시아가 남쪽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며, 중국은 난사군도 500여 섬 중 9개만을 점거하고 있다.
남중국해, 존경받는 강대국으로의 한 걸음
이 지역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강대국 간 알력 다툼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이 자신의 동아시아에서의 패권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개입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필리핀·베트남 등을 적극 지지하면서 문제의 해결은 갈수록 멀어져 가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은 중국이 이 지역에 인공섬 비행장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무인 정찰기를 보내기도 했다. 중국 역시 이러한 미국과 일본의 도발에 대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미국 남중국해의 마지노선이 중국의 공사 중지라면, 중미 간 ‘일전(一戰)’은 불가피하다(美国南海底线若是中国停工, 中美一战将无可避免)”라며 ‘전쟁 불사’도 가능하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과 동남아의 국익, 그리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해양 세력인 미일까지 이 분쟁에 연루되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은 점점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타협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다. 2014년 8월 베트남 특사의 방중(訪中)으로 남중국해 영유권 긴장 약화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남중국해 분쟁의 주요 당사자들이 평화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나라들이 중국의 ‘강대국화’가 ‘패권주의’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가운데, 중국과 이웃 나라들의 영토분쟁은 더욱 중국을 ‘위험 국가’로 여기게 할 것이다. 과연 중국이 어떻게 외국과의 관계를 잘 처리하며 강대국이 되어갈 것인가? 남중국해 분쟁 해결이 그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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