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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5.10.16] TPP? RECP?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다!
[2015.10.16] TPP? RECP?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다!
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중국 경제, 18기 5중전회 주목해야
신금미 원광대학교 교수

 

미국 주도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타결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중국 주도의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RCEP보다 더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중국공산당 제18기(届)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이하 18기 5중전회)다.

 

오는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18기(届) 5중전회가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기(届)는 일반적으로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전국대표대회(일명 ‘당 대회’)로 2012년 11월 18번째 대회가 개최됐다. 중앙위원회는 전국대표대회에서 선출된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전국대표대회 폐회 기간 전국대표대회를 대신하여 공산당의 권력을 행사하고, 대략 1년에 한 차례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이번에 열리는 18기 5중전회는 18기 중앙위원회가 개최하는 5번째 전체회의다.

 

▲ 지난 2012년 11월 8일 중국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 18차 전국대표대회 ⓒAP=연합뉴스

 

중국 경제의 청사진, ‘규획

 

이번에 개최될 18기 5중전회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집행될 경제정책인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한 제13차 5개년 규획'(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三个五年规划, 이하 13.5규획) 제정에 대한 회의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전례에 따라 이번 18기 5중전회에서 논의된 규획 건의안 대부분이 13.5규획으로 확정될 것이다.

 

5개년 규획은 중국 정부가 중국 경제를 이끌어갈 향후 5년 간의 경제정책 청사진이다. 이는 중국의 부유층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획을 잘 살펴봐라”라고 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중요한 길잡이이다.

 

이는 중국 경제뿐만 아니라 중국 사회 전반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5개년 규획은 1953년부터 시작되어, 1963~1965년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수립하여 집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규획'(规划)이라는 용어는 제11차 5개년 규획 때부터(2006~2010) 사용됐다. 이전까지는 ‘계획'(计划)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둘에 대한 중국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계획’은 일이나 행동 이전에 먼저 정하는 구체적인 내용과 순서를 뜻하며, ‘규획’은 비교적 전면적이고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뜻한다. ‘규획’은 ‘계획’보다 멀리보고 세밀하게 한다는 어감이 있는 것이다.

 

중국은 △중국의 경제체제가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이행되면서 기존의 ‘계획’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함에 따라 대외개방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기존 완전 정부주도형 계획이 아닌 정부, 사회, 기업이 함께하는 전방위 협력체제를 갖춘 개방형 계획으로 전환해가는 중국의 변화를 나타내기 위하여 ‘계획’이라는 단어를 ‘규획’으로 변경한 것이다.

 

비록 ‘계획’이 ‘규획’으로, 단순히 한 글자만 바뀌었을 뿐이지만 중국 정부는 여기에 중국 경제 체제, 발전 이념, 정부 기능 등 중요한 변화를 담고자 하였다. 이러한 규획은 중국의 국정 철학이 장기간 이어지도록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국가의 정책이 단발성 당리당략으로 펼쳐지고 있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시진핑 주석의 중국꿈‘(中国梦)을 위한 13.5규획 

 

올해는 제12차 5개년 규획(2011~2015) 집행 마지막이자 13.5규획 제정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해이다. 12.5규획은 시진핑(习近平) 주석이 부주석으로 있을 당시에 수립된 것인데 반해 13.5규획은 시 주석이 집권 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첫 번째 미래 경제발전 청사진이다. 그리고 시진핑의 ‘중국꿈’을 향한 중요한 경제정책이 될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꿈’을 국정 아젠다로 내세우며 당의 ‘2개 100년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개 100년’은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로 불리는 덩샤오핑(邓少平)이 제시한 장기 목표다. 하나는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사회'(少康社会), 즉 의식주 걱정 없는 중진국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다른 하나는 신중국 건국 이후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모두가 잘사는 선진국인 ‘다퉁사회'(大同社会)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13.5규획은 2020년까지의 경제규획으로 ‘2개 100년’중 ‘전면적인 샤오캉사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5개년 규획이다. 이 규획에 따라 첫 번째 100년 목표의 달성 여부가 결정된다. 13.5규획이 잘 진행되어 중국의 경제발전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야만 현재 중국과 세계가 우려하는 중등소득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고, 2049년을 목표로 하는 ‘다퉁사회’ 역시 건설할 수 있다. 결국 13.5 규획은 시진핑 정부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므로 이번 규획은 시 주석에게 매우 특별하면서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우리의 준비 

 

18기 5중전회에서 논의된 13.5규획의 건의안은 2015년 말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한 차례 더 논의된 후 2016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기간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심의를 거쳐 공식 발표될 것이다. 그리고 각 중앙부처와 지방정부는 13.5규획에 근거하여 산업별, 지방별 13.5규획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이번 18기 5중전회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더욱이 13.5규획 제정에 참여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전규획국(国家发展和改革委员会发展规划司) 쉬린(徐林) 국장(司长)에 의하면 이번 규획에는 미국 주도의 TPP, TTIP(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 등 자유무역협정과 투자협정까지 고려하였다고 하니 18기 5중전회를 통해 TPP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비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은 한-중 FTA가 국회의 비준동의를 남겨두고 있는 상태로, 이번 회의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30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