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5.12.11] 위안화 SDR편입, 중국 정부만의 축제 아니다.
[2015.12.11] 위안화 SDR편입, 중국 정부만의 축제 아니다.
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중국 경제 의존도 높은 한국, 대처 방안 있나
신금미 원광대학교 교수

 

 

최근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이 큰 화제다. 지난 11월 3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통화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편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내년 10월이면 위안화는 미국의 달러화, 유럽의 유로화, 영국의 파운드화, 일본의 엔화와 함께 세계 5대 주요 화폐가 된다.

 

중국의 SDR 편입 비중은 10.92%로 결정됐는데, 달러화(41.73%)와 유로화(30.93%)에 이은 세 번째 규모로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의 통화가 드디어 경제 규모에 걸맞은 위상을 갖게 됐다. 1997년 IMF 구제금융을 겪은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중국의 SDR 편입이 부럽기만 하다.

 

온 나라의 축제가 되기 위해

 

위안화의 SDR 편입을 두고 “다분히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시각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중국의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었고 이로써 중국은 금융굴기(金融崛起, 금융대국으로 우뚝 선다)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경제 대국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듯이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이제 금융대국의 위상까지 넘보고 있다.

 

하지만 금융대국이 되기까지 중국의 뼈아픈 고통이 예견된다. WTO 가입으로 정부와 기업에 개혁이라는 압력이 가해졌듯이 위안화 SDR 편입으로 금융시장 개방 확대와 금융산업 개혁에 대한 압력이 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하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위안화 SDR 편입 결정 후 국제적으로 드높아진 위안화의 위상으로 중국 정부는 축제 분위기에 빠진 듯 보인다. 그러나 이 축제가 국민과 무관하다면? 국민이 축제를 즐기지 못한다면? 그렇다면 이는 의미 없는 축제로 허울뿐인 위상에 불과하다. 이에 중국 정부는 이 축제를 국민과 함께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

 

▲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IMF 본부에서 기자회견에서 중국 위안화가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됐다고 발표했다. ⓒAP=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SDR 편입은 국민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입니다”라고 선전하며, 중국 언론은 △해외여행 시 환전할 필요 없이 위안화 직접 사용 가능, △해외 직구 시 위안화 결제 가능 등을 제시하며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위안화 사용이 편해진다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계포일낙하는 중국 정부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오히려 중국 정부가 소득계층 간 위화감만을 조성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 시점에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계포일낙(季布一諾, 약속하면 반드시 지킨다)의 모습을 보이는 중국 정부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IMF는 5년에 한 번씩 SDR에 편입시킬 통화를 심사한다. 심사기준은 △5년간 자국 통화로 수출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그 통화를 얼마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지, 이 두 가지이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위안화의 SDR 편입을 시도했지만 두 번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15년 드디어 편입에 성공하였다. 중국은 위안화가 2015년 평가에서 반드시 SDR에 편입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했을 것이다.

 

2016년은 여러모로 중국에게 매우 중요한 해로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특히나 2016년 13차 5개년 규획(☞관련 기사 : TPP? RCEP?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다!)이 시작된다. 13차 5개년 규획의 핵심은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샤오캉 사회는 국민 모두가 의식주 걱정 없이 잘 사는 사회를 말한다.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을 완성하는데 있어 중국 정부가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 소득 격차와 환경오염이다.

 

중국 정부는 2011년 1인당 GDP, GDP 대비 3차 산업 비중, 도농주민소득비율, 1인당 가처분소득, 환경 질적 수준 등등의 지표를 개발하여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진행 정도 측정 보고서”(中国全面建设小康社会进程统计监测报告)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까지 충분히 샤오캉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고충은 비록 수치상으로는 빈부 격차와 환경오염이 개선되고 있지만 눈에 빤히 보이는 급격한 부의 편중, 심각한 대기오염 등으로 국민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빈부 격차와 환경오염 문제를 국민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 년 전부터 꺼내 든 카드가 소비중심의 경제성장이다.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은 소비중심 경제성장의 한 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WTO 가입이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에 보조장치 역할을 하였다면 위안화의 SDR 편입은 가속장치 역할을 할 것이다.

 

위안화의 SDR 편입과 소비대국  

 

이미 중국인의 소비가 세계 시장의 소비를 이끌고 있다. 중국관광연구원(中国旅游研究院)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해외관광객의 구매력이 3년 연속 세계 1위로, 2015년 중국인 해외관광객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1억 2000만 명에 달하며, 이들 관광객이 약 1조 1000억 위안(200조 1120억 원)을 소비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2015년 발표된 전 세계 관광구매 보고서(全球旅游购物报告)에 의하면 중국인 해외관광객 중 53.6%가 관광 목적이 쇼핑이며, 1인당 해외 경비의 55.8%가 쇼핑에 사용되어, 중국인 해외관광객의 관광쇼핑 시장규모가 6841억 위안(124조 4515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소비 위주의 경제성장 방식과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세계 시장에서 중국 소비자의 힘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위안화의 SDR 편입, 우리는?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은 우리나라엔 기회이자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더욱이 한-중 FTA가 발효되면 양국의 경제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고 위안화는 어느새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인 이점으로 중국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불안한 것이 우리 경제이다.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위안화를 거부할 수도 없다. 논어에 보면 “기래지, 즉안지”(既来之, 则安之)라는 구절이 있다. 기왕 왔으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현실을 직시하라는 뜻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없는 현실이라면 위안화가 대거 한반도에 상륙하기 전에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방안과 불안요인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31724#0D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