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아시아 (원대신문)
[2016.11.11] 한국의 혼란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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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박근혜 게이트, 중국은 어떻게 보고 있나?
▲ 중국 대표 포털 바이두(百度)의 Hot People 10위 안에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8위로 올라있다. 기타 9인은 중국 연예 및 체육계 인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다.
박근혜 게이트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세간에 알려진 민간인 최순실은 친분을 이용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디까지 최순실의 행동을 묵인 혹은 개입했는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의 농단과 부조리한 사회를 향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사드 배치 결정과 불법 조업 단속에 한국과 갈등하던 이웃나라 중국은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중국의 주요 언론 보도와 칼럼을 중심으로 그들의 생각을 살펴봤다.
사태의 원인
우선, 중국은 이번 사태를 일개 정권의 일탈로 보지 않는다. 한국 사회와 정치의 고질적 문제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번 정부에도 재차 불거진 것이라 파악한다. 그에 따르면, 문민정부 이후 역대 모든 한국 대통령이 임기 말이나 후에 측근의 정치개입, 권력남용, 부정축재 등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끝이 좋은 적이 없다. 그들은 이를 한국 측근의 ‘정치적 저주’라 부른다.
또 다른 언론은 한국의 유교 전통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왕실, 양반, 세도가 등의 정치 엘리트 그룹이 혼인과 혈연을 매개로 연대하여 문화와 여론을 장악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전통이 존재한다. 1945년 이후에 민주주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전통의 DNA가 여전히 한국의 정치와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를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문제로 보며, 불운하고 고독한 성장 환경이 그의 성격과 행동 방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의 피살과 이후 고립된 성장 환경이 박근혜 대통령 마음에 그늘을 남겼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를 틈타 접근한 최태민 부녀가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을 지배했고, 결국 지금의 사태를 초래했단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서,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사설은 박근혜 대통령의 치명적인 문제로 첫째, 국정 운영에 서투르나, 고집스럽고 독단적이며 민의를 무시한다. 둘째, 국가정책 결정에 일관성이 없으며, 급격한 변화가 많아서 문제 소지가 있다는 점을 꼽았다. 대표적 사례로 근래에 한중간 사드배치 결정과 한일간 위안부 합의로 급격히 정책적 방향을 틀었던 경우를 언급한다.
정국의 방향
그리고 이번 사태와 정국의 향방에 관련한 전망이 뒤를 이었다. 중국 언론은 야당과 여론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나 탄핵을 외치고 있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 말한다. 한국 제도를 보면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단 지적이다. 나아가, 야당도 불확실한 하야나 탄핵보다 문제의 장기화를 통해서 2017 대선과 향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런데 사실 자세히 보면 그들의 진짜 관심은 사드 문제다. 일부 매체는 정책 결정의 주체와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많은 언론이 이번 사태로 사드 배치가 재고되거나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까라는 기대에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는 상황이다. 그에 따르면 사드 배치는 정부가 합리적 사고를 했다면 내리지 않았을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소고
물론, 중국이 한국과 이번 사태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 모두 옳다고 보지는 않는다. 때로는 잘못된 분석과 편협한 주장에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측근정치, 정경유착, 재벌집중 구조 같은, 그들이 지적한 한국의 오래된 병폐와 성숙하지 못한 민주주의가 실은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이란 점이다. 쉽게 웃으며 넘길 수 없기에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기회로 그간 반복되어 왔고 그래서 더욱 우리를 좌절시키는 이 병폐들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웃의 지적과 쓴 소리에 화내기보다는 스스로 분발해 더 이상 자신과 남들에 우스운, 부족한 국가로 남지 않도록 바꾸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임진희(한중관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