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04.02] 한국엔 ‘가즈아!’, 중국엔 ‘피피샤, 워머저우’
[2018.04.02] 한국엔 ‘가즈아!’, 중국엔 ‘피피샤, 워머저우’
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중국의 신조어

 

최근 우리들 사이에서 ‘가즈아!’ 등의 신조어가 유행이듯, 중국도 마찬가지다. 2017년 말 기준,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가 7억 5천만 명을 넘는다고 하니 한 해 얼마나 많은 신조어가 쏟아져 나오겠는가. 이에 중국 교육부 산하 기관인 ‘국가어언자원감측여연구중심’家言源究中心)이 몇 년 전부터 10대 유행 신조어를 발표하고 있다. 이들을 살펴보면서 중국 젊은 친구들의 세계를 엿보도록 하자.

 

1. 打call (응원할게)

 

상대방을 응원할 때 사용하는 신조어로 ‘다콜’이라고 읽는다. 다콜은 일본에서 아이돌 오타쿠(オタク, 열성팬)가 라이브 콘서트 등에서 아이돌을 위해 펼치는 응원 퍼포먼스인 오타게(オタ芸)의 일종이라고 한다. 이후 중국으로 넘어와 상대방을 응원하는 자요(加油)와 동일한 의미로 변형되었다. “미친 듯이 널 응원해”라는 펑쾅다콜(狂打call)로 자주 쓰인다. 우리나라의 ‘강추’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2. 尬聊 (어색해)

 

어색한 분위기를 비유하는 신조어로 ‘까랴오’라고 읽는다. ‘곤란하다’, ‘어색하다’의 중국어)와 ‘수다떨다’의 랴오텐(聊天)이 합쳐진 ‘깐까더랴오텐地聊天)’의 줄임말이다. 대화 중에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거나 할 말이 없을 때, 재미없는 말로 분위기가 썰렁해질 때,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 이른바 ‘갑분싸’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3. 你的良心不痛?(양심에 찔리지 않니?)

 

직역하면 ‘네 양심이 아프지도 않니?’이다. ‘니더랑신부휘통마?’라고 읽는다. 이 신조어는 중국 당나라 최고 시인 두보와 이백과 관련이 있다.당나라 현실주의 시인 두보(杜甫)가 낭만주의 시인 이백(李白)에게 많은 시를 선물했지만, 이백은 이를 감사히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 편의 시만을 써준 일화를 두고 중국의 한 네티즌이 “李白, 痛?”를 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2017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앵무새 형제 캐릭터 ‘Poinko’에 이 신조어를 붙인 이모티콘이 화제가 되면서 유행어가 됐다. 상대방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 사용한다.

 

4. 惊不惊喜,意不意外 (놀랬지?)

 

‘징부징시,이부이와이’라고 읽으며, ‘징시’는 ‘놀라운’, ‘기쁨’이라는 뜻이고 ‘이와이’는 ‘의외’라는 뜻으로 ‘놀랬지? 생각지도 못했지?’라는 의미이다.예상치 못한 기쁨을 줄 때 주로 사용하였지만 인터넷에선 악의적으로 상대방을 골탕 먹일 때 주로 사용한다.

 

5. 皮皮虾 , 我们走 (피피샤, 우리 가자)

 

‘피피샤, 워머저우’라고 읽으며 “갯새우야, 우리 가자”라는 뜻으로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지는 않다. 이 신조어는 ‘위안롱싱, 워먼저우(源星, 我走)’에서 비롯된 것으로 ‘위안롱싱’은 중국의 인기게임 ‘YGOcore’의 인기 캐릭터로, 게임 유저가 한 번에 여러 개의 위안롱싱을 득템하자 게임 방송 진행자가 이에 대한 환호로 “위안롱싱, 우리 가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후 유행어가 되었다. 이후 ‘충칭 제일의 피피샤’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이 중국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이 유행어를 사용한 이모티콘이 삽시간에 큰 인기를 끌면서 유행어가 되었다.

 

6. 扎心了, 老铁(마음이 아프다)

 

주로 10대들이 누구를 욕하거나 쓰라린 마음을 호소할 때 사용하는 신조어이다. 라오테(老铁)는 ‘친한 사이의 친구’를 뜻하는 동북지역 사투리이며 짜신(扎心)은 ‘심장을 찌른 다’는 의미로 가까운 사람의 말 혹은 행위로 상처받았음을 나타낸다. 이는 한 인터넷 방송에서 동북지역의 10대 소년 무리가 들어와 “老 , 心了” 라는 댓글을 달면서 급속도로 유행이 확산되었다.

 

7. 还有这种操作? (이런 방법도 있어?)

 

‘하이요쩌종차오쭤?’라고 읽는다. 중국 e스포츠에서 게임 플레이가 뛰어난 사람을 칭찬할 때 사용했던 말이었으나 지금은 황당한 행동을 할 때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냐’고 비아냥거릴 때나 놀랍거나 의문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8. 怼(가만두지 않겠다)

 

‘뚜이’라고 발음하는 이 신조어 어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대한 정확한 발음은 4성(중국어에 네 가지 성조가 있다)으로 원래의 의미는 ‘원망하다’는 뜻이지만, 현재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발음은 중국 허난(河南)성 사투리의 영향을 받아 3성이다. 허난성에서 뚜이는 ‘먹다’, ‘마시다’, ‘가져오다’, ‘일하다’ 등 영어의 ‘Do’처럼 다양하게 쓰여 만능동사라고 불린다. 허난성에서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비판할 때 怼人뚜이런)’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의미가 네티즌들에 의해 ‘가만두지 않겠다. 따끔한 맛을 보여 주겠다’로 변형되어 유행어가 되었다.

 

9. 你有freestyle吗 ?(너는 프리스타일 랩을 할 수 있니?)

 

한국의 힙합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 표절로 논란이 되었던 중국판 <쇼미더머니> ‘중궈요시하(中有哈)’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전 엑소 멤버 우이판( 亦凡)이 참가자들에게 프리스타일 랩을 보여달라 즉 “니요 Freestyle 마”를 자주 언급하여 화제가 되었다. 이후 웨이보, 웨이신 등 중국의 SNS에서 Freestyle을 이용한 이모티콘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며 화제가 되었다.

 

10. 油腻 (된장녀, 된장남)

 

‘요니’라고 읽으며 ‘느끼하다’는 뜻이다. 중국의 펑탕(冯唐) 작가가 쓴 ‘나이가 들어서도 느끼한 중년 찌질남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如何避免成油的中年猥男)’로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요니는 ‘뚱뚱한 중년’을 형용하는 것으로 ‘외형을 중요시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나 이후 ‘말이 경박하고 능글맞거나, 교활하거나 약삭빠르거나, 용모나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아 구질구질하며 학식과 능력이 없으면서 허세부리는 사람’을 수식하는 것으로 변형되어 유행어가 되었다.

 

  신금미 교수(한중관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