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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2]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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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중국공산당의 군대 ‘인민해방군’
중국공산당은 1921년 7월 23일 상하이의 작은 학교 기숙사에서 결성되었다. 그리고 1927년 8월 1일(인민해방군 창군 기념일) 중국공산당의 무력 세력인 ‘홍군(紅軍)’이 창설되었다. 홍군의 최초 명칭은 ‘중국공농혁명군’이다. 1928년 5월 ‘중국공농홍군’으로 개칭되어 ‘홍군’으로 약칭되었다. 제2차 국공 내전 시기인 1948년 11월 1일부터는 ‘8로군(八路軍)’, ‘신사군(新四軍)’, ‘동북항일연군’ 등을 통합하여 ‘중국인민해방군’의 칭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중국인민해방군은 출발이 국가의 군대가 아닌 ‘당(黨)’의 군대로 출발함으로써 그 특색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중국공산당 장정(章程)에서는 ‘중국공산당은 인민해방군과 기타 인민 무력역량의 영도를 견지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방법(國防法) 제19조는 ‘중화인민공화국의 무장 역량은 중국공산당의 영도를 받는다. 무장 역량 중의 중국공산당 조직은 중국공산당 장정에 의거하여 활동을 진행한다’라고 규정하여 인민해방군이 공산당의 군대임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군대는 공산당(共産黨)의 절대적 영도에 따라야 하며, 당을 벗어난 군대나 당과 경쟁하는 군대는 상정할 수 없다. 국가의 군대이고 그 구성원인 군인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는 우리 헌법 규정과는 그 출발부터가 서로 다르다.
나아가 최고 군사 권력기관인 ‘당(黨) 중앙군사위원회’는 중국 전역(홍콩, 마카오를 포함)의 인민해방군과 공안(公安, 무장경찰 포함), 예비전력 등 모든 무장 역량을 장악하고 있다. 1982년 헌법(憲法)에서는 명문 규정(제4절 제73조, 제74조)을 통하여 국가 조직으로 ‘중화인민공화국 중앙군사위원회(中央軍事委會)’를 신설함으로써 국가 중앙군사위원회가 전국 무장 역량을 통일 지휘하고 군사전략과 작전방침을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헌법에서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가 선출하고 파면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는 면에서는 인민해방군이 ‘당군(黨軍)’에서 ‘국군(國軍)’으로 지위가 변화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가 중앙군사위원회’는 이름만 달리하고 그 체계가 당장(黨章)과 헌법(憲法)으로 근거를 달리할 뿐이지 구성원은 완전히 일치하고 업무도 동일한 조직으로 간판만 2개를 같이 내걸고 있을 뿐이다. 중국의 국가 체계가 당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당-국가체제(黨國家體制)’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즉 국가 중앙군사위원회는 형식적인 중국 헌법상 국가 최고군사기관일 뿐이고, 인민해방군에 대한 지도와 지휘권은 ‘당 중앙’과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 국무원(國務院) 산하의 국방부(國防部)도 군 통수권의 측면에서 보면 아주 형식적인 군사행정기관에 불과하다는 점도 중국 군사제도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마오쩌둥(毛澤東)은 1927년 한 코우(漢口) 지역 공산당 회의에서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槍杆子里出政)”고 했다. 그리고 1938년에는 “당이 총을 지휘한다. 총이 당을 지휘해선 절대 안 된다”라며 ‘당지휘창(黨指揮槍)’이란 철의 규율도 세웠다. 중국 정치에서 공산당의 무장세력으로서 군(軍)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는 대목이다. 현재 중국 최고 실력자인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당 총 서기,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국가원수로서 국가 주석,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을 겸하고 있는 것을 보면, 중국공산당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군사제도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중국공산당의 군대인 ‘인민해방군’의 역할은 단순한 전쟁을 위한 국방력의 군대가 아니라, 우주개발, 해외 자원 확보, 첨단과학기술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곳을 찾을 수 없다. 중국의 군사 굴기(軍事起)는 대외적으로는 자국의 경제권 보호와 항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하지만, 이면에는 G2로서의 국격에 걸맞은 군대로 거듭나려는 팽창정책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김준영 교수(한중관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