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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31] 중국에서는 꽃미남을 뭐라고 부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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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중국에서는 꽃미남을 뭐라고 부를까요?
최근 중국에서 젊고 잘생긴 남자 연예인을 샤오셴로우(小鮮肉)라고 부르고 있다. 중국의 유명 포털 바이두(百度)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2014년 무렵 쓰이기 시작한 말로서, 초기에는 한국 남자 연예인을 부르는 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의 쓰임이 넓어지면서 이제는 14~25세 사이의 순수하고, 사회·정서적 경험이 많지 않으며, 잘생긴 남자 연예인을 가리키게 됐다. 실제로 쓰임을 보자면 젊고 잘생긴 남자 연예인을 통칭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단어의 조어적 구성을 보자면 샤오셴로우의 샤오(小)는 젊고 활력이 있음, 셴(鮮)은 경험과 경력이 또는 가십성 이슈가 적음, 로우(肉)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신체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때로는 두드러지는 외모에 반해서 상대적으로 자질과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부정적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으며 경험이 풍부한 남자 연예인의 경우 라오라로우(老腊肉)로, 젊고 아름다운 여자 연예인은 샤오화단(小花旦) 등으로 칭한다.
샤오셴로우(小鮮肉) 단어는 이후 크게 유행했고, 2015년에는 인터넷 매체에서 ’10대 인터넷 유행어’로 뽑혔으며, 지금도 해마다 ‘2016년 중국 10대 샤오셴로우’, ‘2017년 최신 한국 샤오셴로우’ 등의 문구가 각종 매체를 휩쓸고 있다. 대표적 인물로 EXO 출신의 크리스(吴亦凡), 루한(鹿晗) , 타오(黄子韬), 레이(张艺兴), TFBOYS 출신의 왕쥔카이(王俊凯), 왕위엔(王源), 이양쳰시(易烊千玺), 연기자 양양(杨洋), 리이펑(李易峰), 징보란(井柏然), 우레이(吴磊) 등이 꼽힌다.
중국에서 이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샤오셴로우는 각각 영화, 드라마, 광고, 예능 프로그램 등의 영역을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한다. 그들이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 작품은 인기 순위를 오르내리고, 그들이 출연한 광고는 의식주행(衣食住行: 의복, 음식, 주거, 생활) 분야를 가리지 않으며 판매율을 끌어올린다. 심지어 루한의 경우는 한 웨이보(微博) 포스트 코멘트 숫자가 천만을 훌쩍 넘으며 ‘최다 웨이보 포스트 코멘트 기록’으로 기네스에 등록되기도 했다.
그들의 활동에 긍정적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비 규모는 한정돼 있다. 샤오셴로우 몇 명이 수십억에서 수백억 대를 훌쩍 넘는 출연료로 제작비의 50~70%를 가져가면 전체적인 작품의 수준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송단단(宋丹丹), 천다오밍(陈道明) 같은 연기파 배우는 샤오셴로우가 가져가는 액수와 인기만큼 전문성과 직업 정신을 갖고 있는가를 지적한다.
또, 다른 이들은 단어에 담긴 노골적 의미와 저속함을 지적한다. 샤오셴로우의 ‘셴로우(鮮肉)’는 신선한 고기를 의미하며, ’10대 인기 샤오셴로우 중에 누가 당신의 입맛에 맞는가(十大小鲜肉, 谁才是你的菜)?’ 의 문구에서 보듯 종종 음식에 비유되기도 한다. 작가이자 전 문화부 부장인 왕멍(王蒙)은 성에 대한 욕망을 직접 표현해도 이보다는 듣기 편할 것이라 지적했고, 영화감독 펑샤오강(冯小刚)은 어린 남성에 대한 나이든 여성의 희롱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지적과 관련해 크게 두 가지 반론이 존재한다. 첫째는 샤오셴로우가 젊기 때문에 아직 경험이 부족할 뿐이라는 의견이다. 그들은 지금의 유명한 연기파 배우도 어리고 미숙한 시기가 있었다며 시간과 노력이 이들을 성장시킬 것이기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둘째는 이러한 기형적 현상은 사회와 업계의 문제라는 비판이다. 그들을 원하는 시장과 돈벌이로 이용하는 업계가 있었기 때문에 샤오셴로우가 탄생했다는 지적이다.
2014년 중국의 왕치산(王岐山: 現 국가 부주석) 중기위 서기는 한국 드라마인 ‘별에서 온 그대’를 언급하며 업계의 각성을 촉구한 바 있다. 중국은 세계적 대국이 되기 위한 물리적 조건을 갖췄다. 그리고 조속히 소프트웨어를 갖추어 문화강국으로 거듭나 그 영향력을 확대하려 노력중이다. 샤오셴로우가 나라의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문화 경쟁력과 생명력을 나타내는 요소 중의 하나로서 앞으로 중국의 대중문화를 어떻게 변모시킬지 기대하는 바이다.
한국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시장이 작았고 경쟁이 뜨겁기 때문에 결국 개인과 업계가 경쟁력 제고에 노력해 젊고 우수한 인재와 작품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과 다르다. 국내 시장이 넓고 더빙과 같은 특유의 회피 수단이 있어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과 투자에 유인이 크지 않았다. 또한, 근래에 작품 수입을 줄이고 자체적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은 경험과 실력이 부족해 언제쯤 그 성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이다.
임진희 교수(한중관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