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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7] 중국 사람들은 어떤 스마트폰을 쓰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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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스마트폰 구매 시 소비자들 ‘가격’ 매우 중시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삼성, 중국기업의 3개 진영의 각축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동안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 간의 각종 기술 및 디자인 분쟁으로 양분되었다. 그러나 두 거대기업 간에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발생한 혼란의 틈바구니를 중국의 기업들이 빠르게 메꾸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은 삼성과 애플이, 중저가형 시장은 중국의 기업들이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대표 주자는 샤오미(Xiaomi), 오포(OPPO), 화웨이(Huawei), 비보(Vivo)로서 이미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도 익숙하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스마트폰은 어느 국적과 기업의 제품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국에서는 중국 로컬 스마트폰이 잘 팔린다. Strategy Analytics(SA)의 2018년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약 2천1백만대를 판매하여 시장점유율 24%를 차지한 화웨이, 2위는 약 1천8백만대를 출하하여 19%의 점유율을 달성한 오포, 1,500만대를 판해 17%의 점유율을 달성한 비보, 1,200만대로 13%를 달성한 샤오미로, 1위에서 4위까지 모두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차지했다. 5위는 애플이 차지하였다. 이러한 수치는 세계 시장 점유율과는 매우 이질적인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2018년 2분기에 7,150만대를 출하하면서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20.9%로 1위를 달성하였으나, 중국 시장에서는 퇴출을 걱정해야 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또 글로벌 판매동향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중국 화웨이가 전 세계적으로 5,420만대를 출하하면서 애플을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5.8%로 2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샤오미와 오포 역시 4위와 5위를 차지할 만큼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자국 내의 성장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이 눈에 띈다.
중국 로컬 업체들의 스마트폰 판매비중이 높은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정체되면서 기업들이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명실상부한 최고의 소비지로 부상하면서 2010초반에는 연평균 100%를 초과하는 성장률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에 이르러 성장률은 10% 전후를 기록하다가 2017년에는 -4%로 퇴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이러한 성장률 감소는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면서, 난립하고 있던 제조업체들은 합병을 통해 생존을 유지하는데, 이 때 합병의 주체는 대형 제조업체들이다. 즉, 화웨이나 샤오미 같은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정리되고 있다. 이후 소수의 대형 기업이 생산사슬의 상위를 차지하면서 자금과 기술을 독식하여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다. 그 결과 중국 스마트폰의 경쟁력 강화로 인해, 생각보다 우수한 로컬 스마트폰들이 대량 출하되면서 판매 비중이 증가했다.
둘째, 중국 스마트폰은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중국의 스마트폰은 기술 분야에서 삼성이나 애플과 경쟁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가격과 일부 성능이 낮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스마트폰을 대량으로 출하하면서, 노동자나 일반 근로자들이 가벼운 주머니로도 스마트폰 구매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통신시장의 중요 제품이 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과 산업의 중심이 이전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 결과 중국의 스마트폰 구매 시 중국 소비자들은 ‘가격’을 매우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패널, 디스플레이, CPU 등 주요 부품은 글로벌 기업 제품을 수용했으나, 나머지 부품은 중국 로컬 기업의 부품을 채용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셋째, 중국의 신규 스마트폰은 중국 정부의 각종 지원과 더불어 내수시장을 선도할 주요 산업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각종 지원 개발 단계에서부터 각종 어플 관련 중국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형성하여 스마트폰과 어플 간 연동성이 뛰어나며, 유통과정에서도 중국 로컬 스마트폰에 대한 마케팅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 결과 중국에서 스마트폰 사용 증가는 스마트폰 제조 이외에 스마트폰과 연관된 다른 산업들과의 연계에 따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중국에서의 로컬 스마트폰 산업은 경제적 환경 요인을 고려한 중국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상품을 사는 소비자이며, 합리적 소비자가 되도록 교육받아왔다. 그렇다면 중국의 스마트폰에 대한 선택은 의외로 합리적 결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가끔씩 휴대폰 판매업체에서 보내주는 중국 스마트폰 염가 판매 광고는 깨진 스마트폰 액정에 울상짓는 소비자를 유혹하는데 안성맞춤일지도 모르겠다.
최자영 교수(한중관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