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6.12.04] 2017 한반도, 위기 속에 기회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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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5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남북 관계, 어둠의 끝에서 재도약 준비할 때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 정치의 혼란, 경기 침체, 청년 실업, 세월호 사태, 천안함 사건 이후 이어진 5.24 조치, 사드 배치, 수차례 반복된 북한의 미사일 실험과 한반도를 둘러싼 중-미-일-러 등 열강의 간섭, 최순실 게이트 등 국내외적으로도 쉴 새 없이 난관에 봉착하였고 국민들은 실망과 분노, 좌절과 실의에 빠져야 했다.
남북 관계도 급격히 경색되어 군사적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모든 교류 협력의 길이 막혀 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 남북 관계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지며 지금의 상황을 뚫고 나갈 돌파구도 없어 보인다. ‘지금 우리가 박차고 올라갈 밑바닥에 닿았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차기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은 보호 무역주의, 미국 우선주의로 돌아섰고, 그는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에서 탈퇴할 것을 선언했다.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는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의 사실상 수정 및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군사적 개입의 개연성 감소를 의미한다.
이에 반해, 지난 11월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을 주도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고, 중국 주도의 FTAAP(아태자유무역지대)와 RCEP(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에 더욱 힘이 실렸다.
트럼프 당선자는 유세 과정에서 자신의 취임 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 제품에 45%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관세가 부과될 경우 중국 GDP의 4.8% 감소), 취임 100일 이내에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규정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이에 대해 시진핑은 트럼프 당선자와의 첫 통화에서 ‘중-미 협정만이 유일하게 정확한 선택’이라고 말해 중국과 미국 간 정치적 긴장도가 높아져 있다. 이 두 나라의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두 나라의 알력 다툼에 휩쓸리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우리가 대통령의 국정 농단에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동안 동북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당면한 국내 현안들도 잘 처리되어야겠지만, 국제적인 흐름도 읽어나가야 한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은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하며, 오랫동안 경색되어 있는 남북 문제를 풀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의 ‘국제 경찰·국제 평화 유지군’의 역할에서도 다소 벗어나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 동안 남과 북은 열강들의 간섭으로 미국 주도의 ‘다자 간 협상’을 통한 접근을 주로 해왔다. 서로 다른 속내를 가진 열강들의 정치적·경제적 개입은 실질적인 남북 대화·협상·교류를 불가능하게 하는 장애 요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한발 물러서면 다른 국가들도 깊이 개입할 빌미를 찾지 못하게 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군사적 긴장도가 완화될 것이다. 따라서 남북한 주도의 실질적인 대화 채널 확보, 경제· 문화 교류도 가능해지리라고 전망한다.
정치적 지도자의 몰락과 추한 진실을 마주하며 국민들은 분노하고 좌절했지만 분연히 거리로 나와 평화롭게 시위하며 국민의 뜻을 알리고 국민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국민은 새로운 지도자를 원하며, 제대로 된 지도자를 세우기를 그 어느 때보다 염원하게 되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은 정치적·경제적 퇴보의 길을 걸어왔고, 남북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다.
이제는 바른 지도자를 세우려는 노력과 함께 남북한 교류를 가로막는 5.24 조치를 해제하고, 개성공단을 재개하며, 남이 먼저 북에게 대화를 제안하여 교류의 물고를 터야 한다.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잇는 육상·해상의 거대 실크로드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세계 경제의 흐름에 동참하고, 북방 경제 개발에 남-북-중 3자 간 협력을 모색하며, 남북간 직접 대화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2013년 이래로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OBOR, One Belt One Road) 프로젝트를 계획적으로 실현해가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보아야 할 지역은 중국의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인 동북 3성과 러시아의 극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북방 경제이다.
이 지역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신동방 정책, 일본의 지구의(地球儀) 부감(俯瞰) 외교, 유엔(UN)의 UNDP(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 북한의 나진-선봉 국제 개발 협력, 대한민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전략이 모두 결집되는 곳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포함하여 위의 모든 정책의 실현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연계는 북한의 경제난과 남한의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며, 남북-중 간 경제 협력을 통한 철도·도로·항만 등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북한의 경제 개방을 유도할 것이다.
중국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이후에도 두만강 유람선 부두 건설 사업, 신두만강대교 건설 등 북-중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경제난을 타개하고자 중국과의 경제 개발을 모색, 다수의 경제 특구 지정, 관광 상품 개발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당장 남북한의 정치적 접근이 어렵다면 경제적 교류 협력을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한반도는 2세기 만에 찾아온 북방 경제의 흐름에 적극 동참하여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추진해야 하며, 남북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북한이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고 차츰 자유 시장 경제 체제에 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경제적 접근은 핵무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핵실험으로 평화를 위협해 세계의 주목을 끌고자 하는 북한을 개혁·개방을 통해 상호 교류의 물꼬를 트고,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다양한 경제적 채널을 확보하도록 할 것이다.
북한과 경제 협력을 위한 직접적인 대화 채널을 열어야 한다. 개성공단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제2, 제3의 개성공단이 조성되고 한반도 종단 철도가 운행하게 되면, 한반도는 아시아의 물류 허브로 아시아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북한을 정치적·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며, 세계 자유 시장 경제에 편입시키고, 북한 주민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허용되며, 정보와 물자가 북한을 통하게 되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면 북한 체제도 더욱 유연해 질 것이고,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논의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한겨울 깊은 밤처럼 느껴지는 새벽녘에 산꼭대기 햇살 한 줄기가 비추면 거짓말처럼 단 몇 분 안에 주변이 환해진다. 짙은 어둠 이후에 올 밝은 빛을 미리 보고 먼저 준비해야 한다. 전 세계를 중국 중심의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으려는 중국과 보호 무역으로 아시아 회귀 전략에 수정을 요하는 미국, 트럼프의 당선을 대환영하며 국제적 입지를 높이고 크림반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러시아, 브렉시트(Brexit)로 유럽연합(EU)을 탈퇴해 경제적 독립에 나선 영국, 그 사이에서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중요한 시점이다.
이제 밑바닥을 박차고 솟구쳐 올라야 할 때가 아닌가. 미래 통일 한국의 청사진을 다시 그리고 남북 교류를 미리 준비하여 남북한 상생의 길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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