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6.12.09] 중국이 한국 걱정…”문제는 재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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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5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재벌의 민낯
얼마 전 중국의 모 프로그램은 ‘아시아의 4대 용’이라고 불리던 한국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며 그 원인을 짚었다. 그리고 국민의 힘으로 IMF를 잘 극복했듯이 이번에도 잘 극복할 것이라며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금한령(禁韓令, 중국의 한류 제재)이나 무역 보복 등과 같은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우려되는 가운데, 중국이 되레 한국 경제를 걱정하고 있으니 참으로 묘한 상황이다.
중국이 우려하는 한국 경제의 문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다 △ 재벌 및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이다 △ 내수시장의 여력이 부족하다 등 세 가지 측면이다.
뼈아픈 지적이다. 한국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오래전부터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산업구조의 체질을 개선할 것을 당부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선된 것이 전혀 없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재벌 대기업 구조를 핵심 문제로 보았다.
재벌만 살찌우는 독식 구조
재벌이란 무엇인가?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 재벌을 ‘가족 중심의 기업집단으로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기업지배구조이다’라고 정의하며, ‘CHAEBOL’로 표기하고 있다.
재벌문화가 한국 경제에 가져온 긍정적인 요인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 전쟁 이후,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는 한국 경제를 이끈 원동력이었고 그 중심에는 재벌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재벌만을 살찌우는 독식 구조가 형성되면서 오히려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독이 되어 버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벌들의 자산가치가 2005년 50%에서 2015년 98.64%로 약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한다. 한국 경제에서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이 터무니없이 높다. 2013년 기준 상위 10대 재벌 대기업이 채용한 근로자 수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얼마나 건강하지 못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얼마 전 터진 해운 산업의 사태를 보자. 중국 유학생이 한국 괜찮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이유를 물으니, 중국 뉴스에서 한국 해운산업이 위기에 처해 한국 경제가 굉장히 위태롭다는 보도를 했다는 것이다. 해운산업 하나에 한국 경제가 휘청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을 했지만 내심 걱정이 앞선 것이 사실이다.
경제 구조가 이렇게 부실한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IMF 외환위기 이후,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적극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정부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집했다.
대표적으로 FTA를 들 수 있다. 정부는 FTA가 체결이 되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수출이 늘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선전했다. FTA 체결로 수출은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았다. 오히려 재벌 대기업만 살찌우고 심각한 양극화만 초래했다.
우리나라 재벌 대기업 대부분은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FTA 체결로 수출이 증가했으니 당연히 기업의 이익도 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익은 경제성장에는 도움이 됐을지라도 고용창출이라는 명목으로 국민들에게 돌아가지는 않았다. 기업들이 투자 대신 돈을 사내 유보금 형태로 쌓아 놓았기 때문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출보다 투자와 소비가 고용창출효과가 더욱 크다고 하니, 투자와 소비 부분에 대한 정부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한국 경제 기댈 것은 내수, 그러나 현실은…
중국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수출이 타격을 받고 경제성장이 점차 둔화되면서 소비 중심의 산업구조로 체질을 개선시켜 나갔다. 그 결과 중국 경제에서 소비의 기여도가 매년 상승하고 있다. 중국이 이렇게 수출에서 소비로 전환할 수 있었던 가장 주된 요인이 내수를 소화할 정도의 ‘인구’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청춘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2017년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마저 감소한다고 한다. 가까운 일본을 보자. 일본은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자 경제성장이 하락하기 시작하여 만성적 내수부족에 의한 장기 저성장에 진입한 바 있다.
타산지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일본이 간 길을 굳이 우리가 갈 이유가 없다. 하지만 현재 중앙이든 지방이든 정책을 보면 그야말로 탁상행정이다. 청춘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종식시킬 수 있는 정부의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 전체가 어수선한 틈을 타 몇몇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바빴다고 한다. 국가의 한 국민으로서 참으로 안타깝다. 지금은 지역구가 아닌 국가의 경제를 돌봐야 할 때이다. 병신년 마지막 12월이 가기 전에 잘못된 모든 것을 바로 잡아 2017년 정유년은 한국 경제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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