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7.06.02] 베이징-서울의 맑은 하늘 오래 보려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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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5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전기자동차 보급, 적극 추진해야
약 1년 5개월여 만에 베이징을 방문했다. 베이징은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곳인지라 방문할 때마다 또 얼마나 변했을까 하는 기대감을 주는 도시다. 물론 기대감과 함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반한 감정이 심각하다는 언론과 주변 소식에 살짝 긴장감도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인지, 사드로 인한 반한 감정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렇다 할 반한 분위기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과거 신선한 기대감을 주던 변화와는 달리, 이번에는 우려스럽게 보이는 모습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다.
무서울 정도로 많은 자동차
우리나라의 미세먼지가 중국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는다고 하는데 베이징의 자동차 매연이 한몫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자동차가 더 많아졌다. 베이징은 중국 내에서도 교통 체증이 가장 심각한 도시로, 시 당국도 차량 등록을 제한하고 차량 5부제를 실시하는 등 교통난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베이징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자동차 매연이 거론되면서 대기오염을 줄이고자 신(新)에너지 자동차 보급 정책 역시 적극적으로 실시했다.
그런데 현실은 좀 달랐다. 차량 등록을 제한한다고는 하지만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심지어 주택가 근처의 갓길과 중앙선도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었고 교통 체증은 출퇴근 시간과 관계 없이 심각했다.
특이한 점은 현대자동차의 아반떼와 엑센트 같은 준중형·소형 자동차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반떼와 엑센트는 베이징의 택시로 이용되어 일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종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눈에 띄게 많아졌다. 아마도 중산층의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들 차종에 대한 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신에너지 자동차 소비 시장 중국
반면 신에너지 자동차는 보급 정책이 무색할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2016년 한 해 동안 신에너지 자동차(하이브리드자동차,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등)는 50만 9000대가 판매됐고 이 중 40만 9000대가 전기자동차다. 또 2016년 말 기준 신에너지 자동차 보유량은 109만 대를 초과했고 이중 67.89%인 74만 1000대가 전기자동차로 2015년과 비교해 223.1% 증가하였다.
2016년 전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가 약 77만 4000대인데, 이중 53%를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은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기타 국가와 비교하여 큰 시장을 가지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베이징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보유한 도시답게 중국 내에서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이 가장 크다. 2016년 말 기준, 베이징 시 신에너지 자동차 보유량은 약 10만 대이다. 2016년 38개 기업의 130여 차종이 시장에 공급되고, 중앙정부와 시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2016년 한 해 동안 7만 대를 판매했다.
올해들어 신에너지 자동차 구입 보조금이 지난해보다 20% 삭감되고, 지방정부 보조금이 중앙정부 보조금의 5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지원 정책이 조정되면서 전국적으로 신에너지자동차의 수요가 하락하였지만 베이징은 달랐다. 2017년 베이징에서 주행거리 253km인 ‘지리 imperial EV(吉利帝豪EV)’ 구입 시 2016년도보다 4만 4000위안을 더 지불해야 하지만 베이징에서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 베이징 시 전기자동차 보조금 변경 (단위 : km, 만 위안)
쉽게 보이지 않는 신에너지 자동차
베이징에서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이렇게 급증하고 있음에도 왜 도로 위에서는 쉽게 보이지 않는 것일까? 베이징 시 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자동차 보유량은 571만 8000대, 이중 개인 소유의 자동차 보유량이 452만 8000대로 작년과 비교해 12만 5000대 증가했다.
그런데 이는 베이징 시 전체 자동차 보유량의 1.7% 정도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베이징 시는 2017년도 자동차 보유량을 600만 대 이내로 통제할 계획을 갖고 있다. 2017년 베이징 시가 등록할 수 있는 자동차 수는 약 20만 대로, 만약 이 20만 대 전체를 신에너지 자동차로 보급한다고 해도 그 비중이 매우 낮아 중국의 자부심인 신에너지 자동차를 도로 위에서 쉽게 보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에는 저가의 신에너지 자동차들이 많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보조금 정책을 완전히 폐지할 계획이다. 2016년 말 기준 중국의 자동차 보유량은 2억 9000만 대이다. 이중 신에너지 자동차의 비중은 약 0.4%에 불과하다. 대기오염 감축을 위해서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정책은 신에너지 자동차가 아닌 나머지 99.6%를 어떻게 신에너지자동차로 전환시킬 것인가이다. 그러므로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는 것보다 이들을 전환시킬 수 있는 새로운 보조금 정책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한국 역시 자동차 매연이 심각하다. 가끔 전북 익산에서 서울을 올라갈 때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로 진입하기 위해 도로위에 즐비해 있는 차들을 한 번 보고, 서울의 하늘을 한 번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먼 중국에서 날아올 수도 있는 매연도 걱정이지만 한국의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이 더 걱정이다. 대기오염 감축을 위해 한국 역시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펼쳐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를 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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