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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7.09.01] `일대일로` 뒷받침하는 힘, 중국 인민해방군의 `굴기`
[2017.09.01] `일대일로` 뒷받침하는 힘, 중국 인민해방군의 `굴기`
한중관계연구원2021-01-26

인민해방군, 우주개발·자원 확보로 발 넓힌다
김준영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시진핑(習近平)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지난 7월 30일(현지 시각) 네이멍구(內蒙古) 주르허(朱日和) 훈련기지에서 인민해방군 창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을 주재했다. 어김없이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同志們好)”의 시진핑의 인사말에 열병대는 “주석 동지 안녕하십니까(主席好)”로 화답하는, 귀에 익은 소리도 들렸다.

 

이번 열병식에서 시진핑 주석이 최첨단 무기를 선보이며 미국에 버금가는 군사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중국 대륙에 군사굴기 열풍이 불고 있다. 그리고 최근 개봉한 영화 <전랑(戰狼)2>는 지금까지 1억 5000만 명이 관람해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 영화는 전직 특수 부대원 렁펑이 아프리카 내전국가에 혼자 뛰어들어 난민과 중국인들을 구출해 필사의 탈출을 한다는 이야기로, 건군 90주년 기념일 즈음 개봉해 중국의 ‘군사 굴기(崛起)’, ‘중국몽(中國夢)’과 맞아떨어지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랑2>의 배경에서 보여주듯이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의 활동 범위는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Pivote to Asia)’정책과 중국의 ‘해양 팽창 전략’의 충돌을 기화로 안전보장상의 이익, 해상교통로의 안전 확보 등을 내세우며 중국의 영토·영해·영공을 넘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아프리카까지 진출하고 있다.

 

▲ 지난 7월 30일 열병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중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

 

중국공산당의 군대, 인민해방군(人民解放軍)

 

중국공산당은 1921년 7월 1일 결성됐다. 이후 1927년 8월 1일 홍군(紅軍)이 창설되었다. 홍군의 최초 명칭은 ‘중국공농혁명군’이다. 1928년 5월 ‘중국공농홍군’으로 개칭되어 ‘홍군’으로 약칭됐다.

 

제2차 국공합작 이후부터 홍군은 ‘국민혁명군 제8로군(八路軍)’, ‘국민혁명군 신편제4군(新四軍)’ 등으로 개편되었다. 제2차 국공내전시기인 1948년 11월 1일부터 ‘8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등을 통합하여 ‘중국인민해방군’의 칭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 장정(章程)에서는 “중국공산당은 인민해방군과 기타 인민무력역량의 영도를 견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방법(國防法) 제19조는 “중화인민공화국의 무장역량은 중국공산당의 영도를 받는다. 무장역량 중의 중국공산당의 조직은 중국공산당장정에 의거하여 활동을 진행한다”고 규정하여 인민해방군이 공산당의 군대임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인민해방군 정치공작조례(政治工作條例) 제10조에서는 “중국인민해방군의 정치공작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당의 군대에 대한 절대적 영도를 견지한다. 즉 군대는 당의 절대적 영도에 따라야 하며, 당을 벗어난 군대나 당과 경쟁하는 군대는 상정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다. 국가의 군대이고 그 구성원인 군인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는 우리 헌법 규정과는 그 출발점부터 서로 다르다.

 

중국 당중앙군사위원회(黨中央軍事委員會)의 지위

 

중국의 중앙군사위원회는 중국 전역(홍콩 마카오를 포함)의 군대를 관리하는 최고의 군사기구다. 중국공산당은 당(黨)중앙군사위원회를 통하여 인민해방군과 공안(무장경찰), 예비전력 등 중국의 모든 무장역량을 장악하고 있다.

 

1982년 헌법(憲法)은 명문 규정(제4절 제73조, 제74조)을 통하여 국가 조직으로 “중화인민공화국 중앙군사위원회(中華人民共和國 中央軍事委员會)”를 신설함으로써 국가(國家)중앙군사위원회가 전국의 무장역량을 통일지휘하고 군사전략과 작전방침을 결정한다고 규정했다.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가 선출하고 파면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는 측면에서는 인민해방군이 “당군(黨軍)”에서 “국군(國軍)”으로 지위가 변화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중앙군사위원회와 국가중앙군사위원회는 이름만 달리하여 헌법에 규정되어 있고 그 체계의 구성이 헌법(憲法)과 당장(黨章)으로 근거를 달리할 뿐이지 구성원은 완전히 일치하고 업무도 동일한 조직으로서 간판만 2개를 같이 내걸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중국의 국가 조직체계는 당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당-국가체제(黨國家體制)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국가중앙군사위원회는 형식적인 중국 헌법상 국가최고군사기관일 뿐이고, 인민해방군에 대한 지도와 지휘권은 당중앙과 당중앙군사위원회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무원 산하의 국방부(國防部)도 군 통수권의 측면에서 보면 아주 형식적인 행정기관에 불과하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중국인민해방군의 개혁과 군사굴기(崛起)

 

중국은 1949년 10월 사회주의 정부 수립 직후 한국전쟁시기에는 군대 규모가 600만 명에 달했으나 지금까지 10번의 감군을 통해 230만 명까지 줄었다. 2016년 1월에는 기존의 육군의 ‘7개 군구(軍區)’를 ‘5개 전구(戰區)’로 개편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중국의 국방개혁과 관련하여 “5개 집단군 폐지를 통한 감군 개혁은 인민해방군을 세계 최대의 육군에서 기민하고 현대화된 전투력을 가진 군대로 바꾸려는 시 주석의 의도에 따른 것”이라며 “일부 병사는 신설된 로켓군(구 제2포병부대)이나 해군, 공군 등 다른 부대로 배치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군민융합발전위원회(軍民融合發展委員會)는 올해 6월 20일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 주임에 시진핑(習近平)을, 부주임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류윈산(劉雲山), 장가오리(張高麗) 등 3인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임명함으로써 출범했다. 상무위원 7인중 무려 4명이 군민융합발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출범식에서 “군민 융합발전은 중국이 장기적으로 경제력과 국방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이룩한 중대한 성과이며 또한 국가 발전과 안보에 관한 중대 결정이자 복잡다단한 안보 위기에 대한 대응책이며 국가 전략 우위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양, 우주, 인터넷공간, 바이오, 신에너지 등의 영역에서 군민이 공동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국가전략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는 인민해방군의 영향력 확대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최근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Djibouti)에 첫 해군 군사기지를 건설했고, 러시아와는 발트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였으며, 파키스탄 발로치스탄주의 과다르(Gwadar)항 운영권을 확보한 뒤 군함 파견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늘날 중국 인민해방군의 역할은 단순한 전쟁을 위한 국방력의 군대가 아니라, 우주개발, 해외자원 확보, 첨단과학기술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곳을 찾을 수 없다. 중국의 군사굴기는 대외적으로는 자국의 경제권 보호와 항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하지만, 이면에는 G2로서의 국격에 걸맞은 군대로 거듭나려는 팽창정책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67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