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7.09.10] 전쟁? 제재? `쌍중단`이 답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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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6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6차 핵실험 이후 북핵 문제, 어떻게 될 것인가?
2017년 9월 3일 북한이 풍계리 핵 시험장에서 수소탄 시험을 단행했다. 북한의 성명에 따르면, 이번 실험은 매우 성공적으로 모든 물리적 지표가 설계 값에 충분히 도달했으며 그 위력이 매우 커서 제4차 핵실험의 11배, 제5차 핵실험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소탄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에 장착이 가능하여 원거리 공격 능력을 갖추었다 전해진다.
물론 일부 전문가는 수소탄 시험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북한 ICBM 기술이 실전에 투입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어찌됐던 유엔이 전력으로 북한을 제재하고, 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가 무력을 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빈번히 공언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다시금 강도 높은 도발을 감행했다. 이는 한반도에 전쟁을 촉발하는 행위와도 같다.
북한이 전쟁 위험을 감수하며 제6차 핵실험을 감행한 데에는, 기존의 계획에 따라서 핵 실전 능력을 제고하는 전략적 고려도 있겠지만, 그 외에 현 국제 정세가 이를 부추긴 측면도 있다. 현재의 국제정치 현실은 사실 북한에 핑계 혹은 포착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위협행위’를 그만두지 않는다면, 북한은 끝까지 핵 실험을 지속할 것이다.
1. 제재와 압박 노선 하에서 북핵 위기는 계속 고조될 것이다.
지난 수년간,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 노선에 관해 이견을 보여 왔다. 중국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과 6자회담 재가동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제재의 효과를 믿었고 북한이 강한 압박에 굴복하기를 기대했기에 동맹들과 연합하여 갖은 방법으로 대북 제재를 강화해왔다.
대화의 노선은 장기간 “난항”을 겪었고, 북핵문제도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제재와 압박은 현 국제사회의 우선적 선택이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과 정권의 생존을 단단히 결부시킨 상황에서 압박을 통한 굴복은 확실히 현실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부단히 강해진 압박은 이미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핑계가 되어버렸다.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내에는 공격과 전투를 외치는 여론이 적지 않으며 “대북 위협행위 완화”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트럼프 취임 이후 실제 일처리 방식을 보면, 미국은 대북정책 중점을 여전히 전례 없는 제재와 무한 압박에 두고 있다. 북한이 핵 실험을 한 차례 할 때마다 미국은 한층 더 제재 수위를 높여가고 군사 위협을 강화한다.
미국은 온갖 방법을 통해 중국을 유엔의 대북제재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동시에 유엔 결의 외의 조치 즉, 소위 말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이 걸음마다 압박을 강화하는 방식은 중국이 주장하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과 상반되고, 직접적으로 북한의 붕괴를 기대하면서 결국 핵 프로그램을 포기시키는 “전략적 인내”의 업그레이드판이라 할 수 있다.
제재의 압박에 직면한 북한은 포기가 아니라 첨예한 대립을 선택했다. 역사상 핵실험은 매번 ‘핵실험–제재-재실험’의 반복으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최근 사례는 바로 북한이 8월 29일 진행한 화성-12형 탄도 미사일 시험에 대해 국제사회가 제재의 방식을 논의하는 시점에서, 아예 한발 더 나아가 더욱 큰 규모의 핵실험을 진행하여 자신들을 함부로 건드리면 안된다는 억지력을 과시한 사건이다.
중국 측은 일관되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했다. 그러나 주변이 그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지금까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시종일관 6자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했지만, 이는 “조건론”, “성의론” 등 다양한 조건 제약 때문에 장기간 중단된 상태이다.
“전략적 인내”의 압박 하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이미 “브레이크”를 잃어버리며 고속 발전 궤도에 진입했고, 이는 북핵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중국은 “중국책임론”과 “무력해결론”의 압박 하에 유엔 틀에서 북한 제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동시에 미국에게 안전에 관련한 북한의 합리적 우려에 관심을 보이라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유엔의 결의 정신에 근거한 대북 제제와 다르게, 세컨더리 보이콧의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가능성을 줄여가는 모양새다. 중국까지 제재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핵 및 미사일 실험을 멈추기는커녕 그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반도 위기도 계속되는 실정이다.
유엔의 제재가 끊임없이 강화되며, 중국의 참여와 제재도 부단하게 심화되고, 북중관계 역시 빠르게 악화됐다. 때문에 중국의 대북 제어 능력도 거의 사라졌고, 북한은 전례 없이 고립되어 결국 핵 실전 능력 제고에 최후의 승부를 걸어버린 상황이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3일 6차 핵실험 실시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과 관련 서명 문서(오른쪽) ⓒ노동신문
2. 주요 국가 간의 갈등으로 북한에 빈틈을 내주었다.
북핵 문제와 관련, 주요 당사국간 이견은 좁혀질 기미가 없다. 환경의 악화에 따라서 그들 사이의 갈등도 더욱 부각되는 실정인데, 이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빈틈이다.
중미관계 측면에서 살펴보면, 중국과 미국은 북핵문제에 관해서 일시적 협력에는 합의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 부담을 모두 중국에 미루면서, 중국이 북한 제재에 보다 많은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요구와 다르게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중단하지 않았고,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100일의 자체적 기한을 설정하고 중국에 무역 조사를 시행, 8월 중순 중국에 지식재산권 분야와 관련한 301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중국 및 러시아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선언했고, 동시에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다시금 강조했다. 북핵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미 간에 발생한 갈등은 북한이 빈틈을 포착할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마찬가지로 미국과 러시아 관계도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계속 추진할 수 있도록 틈을 만들어주었다.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논의하는 과정에, 러시아는 북한이 7월 4일 발사한 미사일은 중거리 타격의 수준일 뿐이라 주장하며 대북제재 강화를 거절했다.
미국은 이에 불만을 표하며 도리어 러시아 제재 강도를 높였다. 이는 러시아 군수나 에너지 기업, 다수의 은행과 작년 미국 대선 개입 문제로 고발당한 기관들을 포함하여 더욱 많은 러시아 기업과 개인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포함한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새로운 제재에 대해서 “미국이 어떤 행동을 하든, 러시아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갈 수는 없다”며 반박했다. 9월 1일 미국은 영사관 직원의 거처를 포함한 러시아 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을 조사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로 인해 미국과 러시아 갈등은 더욱 격화되었다. 북한은 이러한 상황에 파고들 빈틈을 포착하고, 대담하게 제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그 외에 북핵문제와 관련 미국과 한국도 항상 한편인 것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에 불만을 표하고, 강력한 군사적 대응과 경제적 제재를 주장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의 군사적 타격 방안에는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며, 어떠한 상황에도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비핵화 수단에 관련한 미국과 한국의 이견 또한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준 것이다.
3. 북핵 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북핵 문제가 이미 매우 위험하고 해결이 어려운 단계로 들어섰기 때문에 하루빨리 문제 해결의 출구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각국의 전면적인 성찰이 필요하고,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로 조정과 협력에 임해야 할 것이다.
우선적 문제는 무력 해결 견지이든 평화 해결 주장이든 북한에 대한 정책 철학을 확립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능력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무력을 통한 문제 해결은 순간 화제로 떠오를 수는 있지만, 한반도 주변 각국은 모두 핵이란 재앙을 감당할 수 없으며, 미국도 그 유발 책임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보지 않는다.
반면 평화적 해결은 여전히 가장 좋은 선택지이다. 그러나 평화적 해결은 또 하나의 선택을 해야만 하는데, 그것은 바로 대화를 통한 해결을 견지하는가 아니면 제재의 압박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가라는 문제이다.
오랜 기간, 각 당사국이 노선 선택에 있어 보였던 의견 대립은 비핵화 과정을 가로막는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만일 제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대북 정책은 필히 전력 제재와 봉쇄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사를 보든, 아니면 과거의 대북 제재 경험을 보든 이는 매우 위험한 것으로, 역사상 봉쇄로 인해 전쟁이 발발한 사례가 적지 않다.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 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강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을 추진하자는데 합의했다. ⓒ청와대
이는 지금의 북한도 마찬가지로 궁지에 몰리면 극단적 모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북한에는 제재로 구차하게 사느니 얼굴을 맞대고 싸워보자는 분위기가 만연해있다. 제재의 압박은 무력을 통한 문제 해결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보면, 대화를 통한 해결이 가장 시도해볼만한 선택 사항이 된다. 만약에 대화를 택하면, 전력을 다해서 쌍방이 안전하다 느낄만한 외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대화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각국이 성의를 보이고 실제로 노력을 해야 한다. 과거처럼 대화를 호소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제재를 추진하거나, 무력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대화로서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선 안된다. 이를 위해 과거의 고압적 방식을 버리고, B-1B, B-52 같은 대량 살상 무기를 “반복”해서 한반도에 들이도록 해서는 안된다.
북한의 핵 계획은 위협으로 중단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정세 안정 기초 위에서 특사 외교를 추진하여, 각자의 입장을 현실적으로 조율하면서 양자 내지는 다자 회담의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평화회담이 시행된다면,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雙中斷 : 북한 도발 및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 :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동시 진행)’ 모델에 근거하여 핵 동결과 폐기를 시도해볼 수 있다.
평화회담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갈등에는 그 원인이 있기 마련이며, 부단한 협상과 타협의 과정에 답을 얻을 수 있다. 북핵문제도 마찬가지다. 평화회담은 최소한 직접적인 전쟁을 유발하는 것보단 나은 것이고, 적어도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시간을 벌어준다.
당사국이 비핵화 노선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협력할 수 없으며, 또한 여전히 “한반도 핵문제에 어떠한 책임도 지고 싶지는 않지만, 그저 앉아서 남의 거둔 성과를 누리기만 바란다”면, 혹은 “북한의 제재에는 앞을 다투지만, 평화회담 추진에는 전부 뒤에 숨는다”면, 관련 각국은 결국 또 하나의 “핵을 가진 이웃”을 만나게 될 것이다.
(번역: 임진희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 위 글은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과 산동대학교 중한관계연구중심의 양해각서(MOU) 체결 내용에 근거해 제공받은 원고이며, 필자의 견해는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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