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8.10.19] 중국 경제가 불안하다? 과연 그럴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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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8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중국의 산업 환경 변화와 한국의 대응 최자영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급변하는 중국 산업 환경
최근 중국은 국외적으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국내에서는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은퇴 선언과 왕치산-판빙빙 탈세 사건과 관련한 중국 정치권의 개입 의혹 등의 문제로 매우 혼란스럽다. 이러한 대내외적으로 발생한 여러 사건으로 인해 중국 정부가 보여주던 추진력이 감소된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그동안 중국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 온 13.5규획, 중국제조 2025, 일대일로 전략 등 다양한 정책들이 주춤하는 형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는 것은 사건들의 발생 원인이나 배후 환경이 단순한 우연적 산물로 여기기에 어려울 정도로 현재 중국이 처한 불안한 상황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건들은 중국의 체제전환 및 급속한 경제 성장과 관련된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체제 전환에 따른 관치주의나 꽌시(關系)와 같은 관행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환경 요인으로 인해 기업은 시장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하고 기회비용을 지속적으로 소진하고 있다.
소비자는 중국 내수 시장에 대한 신뢰가 약해 약간의 경제 환경 변화에도 사재기하는 경향이 있어 물가를 상승시키고 있다. 투자자들은 발생된 이익을 재투자하여 건전한 생산 환경을 조성하는 것보다 해외로 이전하여 도피를 준비하는 모럴 해저드를 자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현상은 체제 전환과 경제 성장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들이 축적되었다가 현재의 산업 환경 변화에 조응하여 표출되어 나타난 복합적 결과물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중국의 산업 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한국에게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한국은 수출에 중심을 두는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생산 네트워크에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서 중국의 산업 환경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중 관계와 향후 문제점
한중 양국은 서로에게 주요 수출 및 수입 대상국으로서 매우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한국무역협회에서 발표한 한중 수출경합도(ESI, Export Similarity Index)를 연계하여 분석하면 한중간 관계가 협력적이지만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한국의 주요 13대 수출품목 중 평판디스플레이, 석유제품,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선박류, 일반기계, 자동차부품, 철강 항목에서 한중 수출경합도가 모두 50P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해당 품목들이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즉, 기존의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은 생산 사슬 상의 위계가 분리되어 협력적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점차 산업 발전 방향과 경로가 유사해지면서 강력한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에서 언급된 10대 첨단 제조업과 13.5규획에서 언급된 5대 전략적 신흥산업과 연관된 기업에 대해 생산 기술의 개발, 배후 부품 공급기업 육성, 기업 체계 글로벌화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향후 중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활동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경쟁 예상 상대는 바로 한국이다. 중국 정부가 언급한 산업들은 한국의 차세대 핵심 성장 동력 산업과 대부분 일치하기 때문이다.
또한 상기 산업들은 다양한 소재와 부품을 기반으로 하는 조립 산업이거나 또한 광범위한 전후방 연관 산업을 가지는 종합 산업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즉, 우리가 수출하는 완제품뿐만 아니라 하이테크 기반의 주요 부품 및 신소재와 같은 소재 부품 산업에서도 중국과 경쟁이 불가피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진짜 중국의 속사정은?
그렇다면 중국이 최근 다양한 정책을 통해 제조업 고도화 전략을 추진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과거 중국은 시장을 내주고 자본과 기술을 흡인하여 성장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지했고, 동시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성장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결정은 다음과 같은 중국 진출 기업들의 산업 환경 변화를 통해 유추가 가능하다. FDI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회귀하거나 생산 거점을 이전하고 있다, 위안화 대비 달러의 환율이 절상되었다,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경제 질서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등이다.
상기의 세 가지 현상은 결과적으로 중국 제조업이 가지고 있는 우위가 상실되고, 상존하고 있던 중국 경제의 리스크가 확대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특히 중국 경제를 판단하는 핵심 척도 중에 하나인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 Purchasing Managers’ Index)의 최근 발표 결과에서 중국은 50.8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8년간 가장 낮은 수치로 기록되었다고 보고됐다. (일반적으로 PMI가 50 이하인 경우 경기가 하락중, 100은 최상임을 의미한다). 이 사례로 보면 확실히 중국 제조업의 위기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중국 정부가 산업 분야를 구조조정하는 단계라고 판단된다. 물론 미국과 무역전쟁에 기인한 조치들이겠지만 10월 7일 발표된 중국의 시중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를 비롯하여 대대적인 감세 및 지방 정부의 인프라 투자 유도 조치 등은 그만큼 중국이 제조업 우위 약화로 초래된 피해를 감당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압박에 따른 첨단 제조업의 선진국 회귀 및 전통 제조업의 저소득 국가 이전에 대해, 중국의 기술 추격 수준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여 본격적인 산업 고도화 이전에 불필요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퇴출시키는 형태다.
특히 중국 정부는 환경 정책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를 강화함으로써 기존 노동집약형 산업에 대한 퇴출을 정책적으로 명시화하여 추진했던 사례가 있다. 이러한 기업 퇴출 사례는 중국 정부에게 합법적인 제제의 틀을 활용하여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한다는 명분까지 확보해주고 있다. 결국 중국 정부는 산업 환경의 혼란이라는 화두로 글로벌 행위자들의 시각을 유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규 산업 환경을 조성하고 및 새롭게 파생될 문제에 대비를 하며 내실 있는 조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대응은?
이 시점에서 한국은 차후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냉철하게 재산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글로벌 산업 환경의 혼란에 대한 결과가 도출되기만을 기다려서 대응하면 늦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더욱 적극적으로 향후 중국의 차세대 성장 산업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공략점을 찾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 공략점은 중국이 약점을 가지고 있는 특정 산업 분야가 아니라 한국의 기업들이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생산 단계상의 지점을 의미한다. 즉, 중국 시장에서 다양한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업들이 가진 원천기술을 극대화할 수 있고, 생산 과정에서 필수적이어서 생산자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 이러한 공략방법에 가장 합당한 사례가 바로 핵심 부품 및 소재 분야이다.
중국의 부품 소재 산업은 과거에 비해 큰 성장을 했으나 최근 그 성장세가 많이 저하됐다. 초기 성장에 큰 몫을 담당했던 외국 기업들이 자본 재투자와 기술이전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현지 기업들 입장에서는 연구기술개발 시설과 인원은 확보했지만, 원천기술 수준이 미약하여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인건비의 증가로 인해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로컬 기업 간 구조 조정이 이루어지고 시장 환경이 개선될 여지가 많은 만큼 향후 한국의 기업들에게는 안정적인 파트너를 선택하여 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증대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조응하기 위해서 한국의 모든 생산 행위자들은 중국 내수 시장을 개척하는 데 초점을 두고 모든 관련 행위를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최종 목적은 한국의 부품 소재 관련 기업들이 생산하는 부품과 소재들의 질적 수준을 높여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나 관련 정부에 휘둘리지 않도록 위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내적으로 기업이 완성품보다 부품이나 신소재를 개선 및 개발하는데 지원을 집중시켜야 한다.
그리고 중국 시장에서 기업들이 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및 중국 완제품 기업들을 대상으로 제품설명회 및 비즈니스 네트워킹 행사와 모임을 더 활성화시켜야 한다. 또한 대외적으로 중국의 무역장벽 완화를 유도하여 한중 분업체계 기반의 생산 네트워크가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
대기업은 모듈 생산체제에서 안주하지 말고 컴포넌트 단위로 역량을 집중시켜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제품의 부가가치를 형성시켜야 한다. 중국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하위 부품 및 소재 벤더들에게 가격인하 등을 통한 책임 전가를 금해야 하며 현지에서의 부품 소재 조달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부품 및 소재를 개발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은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시행해야 한다. 어려운 경영 환경이지만 공략 대상인 중국에 연락 사무소를 개설하고 인재를 파견하여 시장을 관찰하고 파트너를 물색하여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데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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