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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9.03.29] 2019년, 중국은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2019.03.29] 2019년, 중국은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한중관계연구원2021-01-28

미중 무역분쟁, 중국은 시험대에 올랐다

최자영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2019년에도 미중 무역 분쟁은 여전히 진행중

 

중국은 2019년에도 바쁜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 행보는 기존과 다른 특성을 보였다. 2018년 중국을 뒤흔든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로 인한 수습에 바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경제의 침체 원인이 2012년부터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와 ‘중국 제조 2025’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 결과는 중국의 수뇌부에게 상당한 괴로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 정책 시행과정 중에 발생한 각종 인프라 건설 공사 중지 등의 실패 사례와 EU 정상회의에서 상정된 유럽 인프라 공공 시장에 대한 중국 자본의 개입 금지 논의 등은 현재 중국이 처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미국의 지재권과 무역 관세를 통한 중국에 대한 압박은 첨단산업 분야의 거버넌스 확보 경쟁에서 중국에게 우위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절대적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난항이 예상되었다.

 

결국 중국의 입장에서 문제 해결방안은 미국 달래기와 성장을 위한 시스템 개선, 이 두 가지를 어떻게 동시에 달성하느냐에 달려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과 무역 분쟁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협상 분위기가 지속되어, 2019년 2월 24일에 미국이 결정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보류 조치는 지속적으로 중국을 괴롭히는 고삐로 작용해 왔다.

 

중국의 해결방향은?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이 제시한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한 해결방안들의 효과 유무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는데 그 원인이 있다. 중국이 제시한 해결방안은 2019년 3월 15일에 폐막한 양회에서 제시된 경제적 방향을 통해 드러나 있다.

 

중국의 양회는 해당연도 성과 보고와 차년도의 목표를 상정하는 가장 중요한 회의라고 할 수 있었는데, 2019년 양회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중국이 경기 하강 압력으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 수치를 낮춰 잡았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주요 정책들의 무게중심을 외부로의 개혁적 팽창이 아닌 내부의 질적 안정에 초점을 맞추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2019년 양회에서 언급된 내용을 자세히 분석하자면, 확실히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고 조정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그 사례로 중국의 산업 재구조화 및 첨단산업으로의 이행을 상징하던 ‘중국 제조 2025’ 단어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신 ‘신흥 산업 발전 촉진’이라는 단어로 대체되었다.

 

중요 키워드의 대체 사용이 공개적인 정책 발안에서 의미하는 바는 분명했다. 이는 중국 제조 2025를 기반으로 하는 급속한 확장의 특성을 갖는 중국몽이 미국을 자극했음을 인정하고 미국과의 마찰을 회피하는 것이다. 동시에 기존에 계획된 내부 발전 역량을 새로운 방향으로 쏟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양회에서 제시된 세부 사안들을 구체적으로 보자면, 중국은 미중 무역 분쟁에서 파생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의 해결책들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부양을 위해 각종 감세 정책 추진, 위에강아오다완취(粤港澳大湾区) 조성, 숑안신취(雄安新区) 건설, 환경보호산업 육성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일대일로와 중국 제조 2025라는 틀을 통해 성장시킨 로컬 기업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새로운 경기부양책, 효과가 있을까?

 

결국 문제 해결의 핵심은 미중 무역 분쟁의 타결에 있었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 분쟁 타결은 글로벌 경제 침체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만큼 양국 정부에 부담을 주고 있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미중간의 조속한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대치 국면을 무역을 통한 상호 이득이나 견제와 같은 관계적 관점이 아닌 첨단산업에 대한 거버넌스 확보 관점에서 본다면, 미국은 단기 타결을 추구할 필요가 전혀 없게 된다. 사실 이번 무역 분쟁의 초점은 미중 무역 적자구조 해소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 분야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경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국의 진입을 저지하려는 것이 미국의 의도이다. 결국 미국 입장에서는 무역 분쟁 자체를 유지하면서 중국의 경제가 지속적인 타격을 입도록 유도해왔다.

 

이 시나리오는 실제로 실현되어 2019년의 중국의 경제는 완연한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중국의 로컬 기업들은 내수시장에서의 경영활동에 국한되면서 기업 간 경쟁 과열, 기업 이익 감소, 연구개발 재투자 감소의 과정을 겪고 있다.

 

또한 이러한 기업 환경 악화는 노동자들의 임금에 영향을 미쳐 소비가 감소하게 되며, 더욱 온라인의 싼 제품만을 찾게 만들어 온오프라인 시장의 비대칭적 구조를 형성했다. 그 결과 시장 상황의 악화로 기업 이익은 더욱 감소하고, 기업 역시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악순환이 시작되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중국 정부가 내세운 새로운 경기 부양책의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로컬 단위에서 시행하는 가장 흔한 경기 부양책인 토지 이용권 매매 확대를 통한 부동산 경기의 활황 유도 역시 통하지 않고 있다. 지방정부는 외자기업의 유치를 위해 여러 가지 지원을 했는데, 그 재원은 대형 부동산 기업에 대해 토지 이용권을 발행하여 충족시켰다. 그러나 경기 하락 시점에서 시장 내의 자산 유동성이 하락하였고, 부동산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기업이 보유한 자산 가치 역시 하락했기 때문이다.

 

기업 자산 가치의 하락은 기업들의 부도 및 부동산 매물의 포화상태를 초래하여, 지방정부는 세수 부족에 따라 수익이 감소된다. 이러한 상황은 결과적으로 지방정부의 여력을 감소시켜 중국을 더욱 큰 위기로 몰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이제 내부의 누수 현상을 하루 속히 고쳐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중국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한 때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34521#0D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