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9.07.26] 중국 언론이 한일 갈등을 보는 시각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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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8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오해 피하려면 임진희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지난 주말 중국의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하던 중 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최근 한일 간의 무역 제재와 한국인의 불매운동(凤凰网视频, 日本制裁韩国, 韩民众展现超高觉悟: 不去日本, 不买日货!)에 관한 내용이었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는 한일 갈등과 사태 추이에 관심이 많기에 ‘중국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라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내심 기대한 것은 일본의 규제와 한국의 대응, 관련한 역사와 정치적 원인, 그리고 중국에 미칠 영향과 시사점 등의 분석이었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은 고난의 역사를 거치고 최근에 조금 부유해진 작은 나라이다. 때문에 주변 국가에 열등감과 보복 심리를 느끼며, 그 민족주의는 열등감, 자만심, 보복 심리가 뒤섞인 복잡함을 보인다. 그리고 표를 의식한 정치권이 이를 이용해 한국의 민족주의는 포퓰리즘으로 변질된다. 이에 한국은 주변 국가의 작은 자극도 국격(國格)의 손상이나 모욕으로 간주해 결국은 자신에게 손해를 가져오는 전면적 보복이란 히스테리를 부린다는 것이다.
한일 간 갈등의 우세는 더욱 발전한 일본이 점한다. 한국은 대일본 의존이 높으며 관련한 품목의 대체는 어렵다. 불매가 일단은 심적으로 시원은 하지만 이로써 경제적 문제가 생기면 한국 민중은 결국 분노의 화살을 자국 정부로 돌릴 것이라 말한다. 과거 수십 년간 반복된 악순환이라 밝힌다. 결국은 실력이라 말하며 루쉰 소설의 인물 샹린댁(祥林嫂) 예를 들면서 상처나 억울함만 호소하기 보다는 어떻게 국가와 민족을 진정한 강자로 만들지를 고민하라 제언한다.
중국 언론이 보는 갈등은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다른 언론은 어떤 보도를 하는지 궁금함으로 살펴보았다. 대부분은 정부간 갈등의 문제로 다루었다. 일본이 경제적, 정치적 이유로 한국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러한 조치가 동북아 정세나 자국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한 경우가 많았다.
자세히 보자면 우선, 일본이 미국과 같이 유력한 경쟁자 견제를 위하여 안보를 핑계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했다는 의견이다. 미국은 5G로, 일본은 IT와 반도체 등으로 분야만 다르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역사적 갈등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한국이 위안부, 징용공 문제와 관련해 전임 정부와 다른 태도를 보여 한국과 일본 양국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와 2018년 한국 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징용공 배상 판결이 문제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일본은 한국의 행동에 불만이 있었다. 나아가 자민당 정부는 2019년 7월 참의원 선거 승리를 위해 한국에 강경한 태도와 조치로 유권자 이목을 끌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동북아시아 지역정세 변화이다. 일찍부터 한국과 일본은 정치적, 경제적, 역사적 갈등이 존재했다.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 지역에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기 때문에 갈등이 억제되어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한국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정세는 완화되었다. 그러자 냉전의 연대로 묶였던 한미일 관계가 영향을 받으며 잠재적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났단 주장이다. 일본은 근래에 작아진 존재감을 증명할 필요도 있었다.
한국의 불매운동, 과거와는 다른가?
한편,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조치를 취했고, 그 이유가 한국 대법원의 일제 징용공 배상 판결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사람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일본의 태도가 적반하장이라는 인식이 주류를 이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들 사이에 자생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 적혀진 로고, 일본제품 및 대체상품 목록이 게시된 누리집이 널리 공유되며 어느 때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됐다.
위의 영상을 보면 한국의 반일 운동은 1990년대 사과와 배상을 바라는 단순한 바람에서 시작됐지만, 21세기에 들어서 한국의 정치제도와 복잡하게 얽히며 포퓰리즘으로 변질되었다고 전한다. 또한 한일의 경제 구조와 과거 패턴을 보면 결국은 문제 해결도 없이 한국 내부의 정치 갈등으로 이어진다 주장한다. 영상의 분석과 주장들이 완전한 사실은 아니지만 완전한 부정도 어렵기에 자성과 개선이 필요하다. 지금 한국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고 또한 다르기를 바란다.
과거의 일제 불매 운동은 분명 특정 기관이나 국내 일부 시민단체 주도였다. 또한 일본의 국기를 불태우고 제품을 파손하는 등의 폭력과 혐오를 동반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은 국민들의 자생적인 운동이며, 대부분 웹상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개인이 일상에서 불매를 실천하는 합리적 방식으로 행한다. 혐오와 강제가 드러난 경우도 있지만 서로에 자제를 권하는 이성적 분위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처럼 현명하게 행동을 이어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비난과 오해 피하려면
위에 소개한 영상을 보면 과거에 한국에서 일어난 폭력적 시위나 과격한 행동을 보여주고 있기에 현재 한국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다. 그리고 한국이 일본과 관계에 분명한 약자라거나 한국의 민족주의에 열등감, 보복 심리가 섞여 있다는 분석은 확실히 편협하고 주관적이다. 일부 언론의 기형적 행위라 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매체 영향을 받아 한국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키우고 갈등을 낳았던 과거가 있기에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그리고 그 중에는 새겨들을 말도 있다. 정부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기업은 기업이 해야 할 일을, 시민은 시민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시민이 동북아 정세나 중국의 경제에 미칠 영향을 셈할 필요는 없다. 개인 판단에 따라 자신의 삶에서 필요한 행동을 하면 된다.
다만 상대나 한국에서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하는 이들에 대한 혐오와 강제는 불필요하다. 좋은 결과가 있기 바라나 아닐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의사 표시와 절제된 집단 행동은 확실한 의사 전달과 오해 불식에 도움이 된다.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그에 대한 한국의 대응을 다루는 전문가 주장과 관련한 기사가 적지 않다. 그리고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도 기업과 정치권 문제라며 시민들의 자제를 촉구하는 이들도, 이러한 시민의 행동은 일본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나 미약해 실제로 무의미하다 힘을 빼는 주장도 존재한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든 합리와 합법의 범위 내에서 옳고 그름에 대한 개인적 판단과 일본에 대한 자발적 반대 표시를 일부러 폄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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