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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0] 부유해지기 전에 늙어가는 중국의 인민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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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8-20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고령화 몸살 앓는 중국 김현주 | 원광대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HK+교수
현재(2019년 기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의 통계청에 의하면, 중국의 전체 인구는 14억 3400만 명이다. 이것은 세계 인구의 18.6%다. 그런데 중국 전체 인구의 11.97%(2020년 기준)가 65세 이상의 노인들이다. 이것은 2019년 11.47%에 비해 늘어난 수치이며,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7%면 고령화 사회, 14%면 고령 사회, 20%면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이 기준에 의하면 중국은 고령화 사회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노인이 많아지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출생률은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21세기는 중국의 고령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중국의 노인정책
중국 사회의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중국 정부도 발 빠르게 전국 노인업무위원회를 설립하고, 고령화에 상응하는 정부의 업무와 정책을 마련하였다. 그 일환으로 ‘중국노인권익보장법'(1996년 8월 29일 발표, 2013년 7월 발효)을 발표하고, ‘중국 노인사업발전 15계획 강요'(2006년)를 제정하여, 노인사업을 국가 발전전략에 포함시켰다. 뿐만 아니라, 양로보험제도와 의료보험제도를 만들고, 노인들의 최저생계방안을 마련하였다. 노인들이 거주하고 다니기 편하도록 ‘노인건축설계규범’, ‘도시 도로와 건축물 장애설계 규범’ 등의 법규도 제정하였다. 2020년 10월 중공 19차 오중전회에서는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원경목표에 대한 중공중앙의 건의'(이하 ‘건의’)가 통과되었고, 건의에서 “인구고령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위한 국가전략”을 제시하였다.
이것은 고령화가 중국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향후 중국의 경제 및 사회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의 노인정책은 노인교육, 의료, 양로산업 등의 영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이 또한 반드시 고령사회를 맞이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이지만,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게 될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다.
중국의 고령화, 왜 해결이 어려울까?
중국 정부는 고령화에 대한 대책으로 우선 출생률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청년 노동인구는 경제의 버팀목이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사람들이 점점 더 중국의 발달된 도시로 몰려들기 때문에, 언뜻 보면 인구가 증가한 듯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전국 149개 도시의 인구는 오히려 감소했다. 동북지방, 중부지방, 서부지방의 도시들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2020년 8월 10일 <펑바이(彭拜)> 인터넷신문에 의하면, 동북지방의 션양(沈阳), 따렌(大连), 창춘(长春)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는 전부 인구가 줄었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 중국 정부는 과거에 고집하던 한 자녀 정책을 포기한 지 오래다. 2016년부터 두 자녀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2017년까지는 조금 증가하는 듯하더니 곧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출생률이 떨어지고 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결혼을 하는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결혼하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결혼을 해도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등 아이를 키위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이 되어 아이를 낳을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고령화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중국의 고령화, 왜 해결해야 하는가?
고령화 문제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은행의 보고에 의하면, 세계 65세 이상 인구는 9억(2019년)이 넘는다. 그리고 그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2030년이면 유권자의 과반수가 50세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것은 분명 미래 세계 정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정치 및 경제적 고려를 통해 이미 중국은 고령화에 따른 생산노동인구 감소에 대비하여 은퇴를 연장하는 방안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의 퇴직연령은 국유 기업일 경우 남자는 60세, 여자는 50세(간부는 55세)이다. 그 밖의 기업은 각각 55세와 45세이다. 한국에 비해 퇴직 연령이 빠른 편이다.
그러나 이것도 곧 옛말이 된다. 중공 18차 삼중, 오중전회에서 퇴직연령을 늦추는 정책을 중요한 임무로 삼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 인민들의 반발을 우려하여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도 늦출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인사과학연구원의 보고에 의하면, 현재 중국의 평균 퇴직연령은 53세이다. 한국의 경우 정년이 만 60세이지만, 중국의 경우 53세 이후 줄곧 국가가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된다. 양로 비용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생산노동인구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5명의 청년이 한 명의 노인을 돌보는 격이다. 2035년에는 5명이 2명의 노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되고, 그 부담은 늘어갈 수밖에 없다.
인력자원과 사회보장부 사회보장연구소의 허핑 소장은 2045년까지 남녀 모두 퇴직연령을 65세로 늦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인들이 퇴직을 하지 않으면,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얻을 기회를 잃는다는 반론도 있지만, 일단 노동인구가 부족하고, 퇴직 후 연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80년대 출생한 이들인 빠링허우, 90년대생인 지우링허우, 2000년대 생인 링링허우들이 각각 2.19억, 1.88억, 1.47억(2019년)인 점을 감안하면, 노동인구의 감소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노동인구수의 절벽만이 문제가 아니다. 고령화는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령을 늦춤으로 인해 노동인구 또한 고령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데이비드 블룸 교수는 고령화가 21세기 전 세계 인구발전의 추세이며, 인류 역사상 노인의 수가 이렇게 많았던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UN 통계에 따르면, 2050년이면 노인 인구가 청장년 인구를 뛰어넘는다고 한다. 이것이 결국 노동인구의 감소를 초래하고, 그 결과 경제성장이 늦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고령화가 중국 정치, 경제, 사회에 중대하고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경제성장이나 국가의 부담에는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중국인민대학 경제학과 천옌빈 교수는 고령화로 인해 임금 상승, 경쟁력 저하 등 특히 제조업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것은 곧 상품가격의 상승,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도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게 될 노인을 타깃으로 전화될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노인을 타깃으로 하는 은발산업의 성장이 매년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의하면, 2018년 노인상품 및 서비스 규모는 3.7만억 위안(약 5700억 달러)이며, 2021년에는 5.7억 위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유하지 않은 채로 늙어버린” 중국, 중국만의 문제일까?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도시 대 농촌’, ‘동부 대 서부’, ‘부자 대 가난한 자’ 등 다양한 모순이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세대 간의 갈등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처럼, 중국에서도 노인과 청년의 다툼이 이슈가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단순한 충돌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갈등의 표상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중국이 아직은 ‘부유하지 않은 채로 늙어버린(미부선로 : 未富先老)’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의 의식이 결핍된 상태라면, 고령화가 초래할 문제는 상당히 심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령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노인들에 대한 서비스와 정책을 마련하는 한편, 그것을 뒷받침해줄 젊은이들의 일과 삶 등 전반적인 환경 개선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먼저 늙어가고 있는 일본, 그 뒤를 따르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점에서 함께 논의하고 함께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81915094203621#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