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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21.11.15] 중국, 미국과 기후변화선언에도…석탄 연료 획기적 감소는 어렵다
[2021.11.15] 중국, 미국과 기후변화선언에도…석탄 연료 획기적 감소는 어렵다
한중관계연구원2021-11-15

중국의 에너지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입장

조정원 |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HK+교수

 

중국은 올해 여름부터 발생한 전력난으로 인해 에너지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국내 상황을 감안한 선택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31일부터 2주 동안 영국 글래스고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26)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기후변화 특별 정상회담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은 또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와 함께 COP 26에서 40여개국이 참여한 석탄 화력발전의 단계적 폐지 방안에 불참하였다. 그러나 11일 중국은 미국과 함께 기후변화선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이 COP26 회의 기간의 보여준 행보들은 최근 중국의 에너지 정책과 기후변화대응, 탄소중립에 대한 입장을 살펴볼 수 있는 근거가 됐다.

 

우선 중국은 COP 26에서 석탄 사용을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비록 지난 9월 21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UN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해외에서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석탄 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중국이 석탄 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 방안에 불참한 이유는 중국의 내수와 수출용 제품 생산을 위해 석탄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통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며, 2021년 전력난을 통해 석탄 화력발전소의 전력 공급에서의 비중 축소는 단기간에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중국세관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2021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수출액은 17조 49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다. 이와 같이 중국 내수 시장 외에도 해외 시장에서의 중국 공산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통한 중국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리고 중국은 석유와 천연가스의 사용 축소나 금지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는 화석연료가 국내 경제에서 중요한 러시아, 인도, 호주와 함께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특히 중국은 농촌의 가정용 연료의 석탄에서 천연가스로의 전환도 현재 진행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현재 준비되고 있는 COP26 합의문 초안에 ‘탄소배출 제로’ 시한을 정하거나 이를 강제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합의를 주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셰전화 중국 기후특사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중 기후변화 대응 협력 관련하여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중 기후변화선언에서도 중국은 석탄 소비의 점진적 축소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미국이 2035년까지 전력 분야에서 탄소 오염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번 미중 기후변화선언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중국이 미국과 메탄가스 배출 통제와 감소에 대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은 중앙정부와 각 지역의 지방정부 차원에서 메탄가스 배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하고 2020년대에 메탄가스의 배출 통제 및 감소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적외선을 붙잡는 효과가 훨씬 높고 약간의 농도가 증가해도 온실가스 효과가 급격하게 커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메탄가스 배출의 통제 및 감소는 향후 지구온난화 문제의 완화를 위해 세계 각국이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상술한 바와 같은 메탄가스 배출의 통제 및 감소에 대한 협력 외에도 중국과 미국은 기후변화 대응 실무그룹을 구성해 기후변화 대응 협의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양국 간의 협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나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간 기후변화협력은 2014년 1월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 정부 간의 워킹그룹 운영과 탄소 포집과 활용 및 저장(CCSU)를 비롯한 실질적인 협력 추진에 합의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양국은 2015년 12월 12일 파리에서의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195개 국가들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할 것에 합의하는 파리협정을 도출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오바마 2기 행정부 임기 종료 후 민주당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반대 성향인 도널드 트럼프의 공화당 행정부가 등장하고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면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의 기후변화협력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2020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에 패하면서 연임에 실패했고 2021년 1월 20일 조 바이든의 민주당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기후변화가 중국과 미국 간 주요 협력 어젠다로 다시 등장했다.

 

COP 26 회의기간 동안 공개된 중국의 입장을 살펴보면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 사용의 획기적인 감소는 어렵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과 함께 메탄가스 배출 통제 및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자국의 태양광, 풍력 산업의 발전과 수소경제 구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대외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와 같은 중국의 입장을 감안해서 중국과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 대응에서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과 중국도 중국에서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기술들인 CCSU 기술, 메탄가스 배출 저감 기술의 실증과 연구개발을 위한 시범단지 운영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11215125652691#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