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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24.02.02] 늙은 중국, 양로서비스 증가로 부상하는 실버경제
[2024.02.02] 늙은 중국, 양로서비스 증가로 부상하는 실버경제
한중관계연구원2024-02-05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중국에서 나타나는 ‘실버경제’의 부상
김현주 |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조교수

중국 국가통계국에 의하면, 2022년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2억 8000만 가량으로, 전체 인구의 19.8%에 이른다. 그 중 65세 이상 인구는 2억 1000만 가량으로, 전체 인구의 14.9%이다. 중국의 고령화 추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보니, 2035년 60세 이상 인구가 4억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2006년부터 고령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했다. 제10차 전국인민대표대회 제4차회의에서 양로문제와 양로산업의 육성, 양로서비스 개선 등을 언급했고, 2012년 중공 제18차 보고에서 인구 고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라 2012년 ‘중화인민공화국 노인권인 보장법’을 발표했다.

 

2016년에는 ‘중화인민공화국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3차 5개년 계획 강요’에서도 인구노령화 문제를 언급했으며, 2017년 국무원이 ‘제13차 5개년 국가고령산업발전과 양로서비스건설계획’을 내놓았다.

 

2019년에는 ‘인구고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국가의 중장기계획’을 제시했고, 2020년 중공 제19차 중앙위원회 제5차전체회의에서 ‘중공중앙의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4차 5개년계획과 2035년 미래목표를 위한 건의’에서도 인구고령화를 국가전략으로 실시할 것임을 밝혔다. 이를 통해 중국은 가정, 사회, 정부가 하나로 연계된 ‘중국식 고령화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비교적 최근인 2022년 2월 21일에는 ’14차 5개년 국가노령사업발전과 양로서비스체계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양로 서비스 정책을 개선하고, 새로 건설된 행정구역에 양로시설을 100% 확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중국 국무원은 1월 15일 ‘노인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실버경제발전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이것은 중국 최초의 ‘실버경제’ 문건이라고 평가되는데, 향후 중국의 실버경제 육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노인이 된 중국의 베이비붐 세대

 

중국 국무원은 이후 노인복지정책과 실버경제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 밝히고, 그것은 중국의 노인 인구 증대에 맞는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오늘날 노인 인구의 증가는 1962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로 인한 것이다.

 

중국의 베이비붐은 크게 세 차례 있었다. 첫 번째는 신중국 수립 이후 300% 이상의 인구증가율을 보인 때이다. 당시 중국 인구는 5.4억이었다. 두 번째는 1962년부터 1973년까지의 시기이다. 이 시기는 중국 역사상 가장 높은 출생률을 보였던 시기이다. 10년 동안 출생한 인구만 해도 2.6억 명에 이른다.

 

세 번째는 1986년부터 1990년까지의 시기이다. 5년 동안 출생한 인구는 1.24억 명이다. 이 때 태어난 아이들을 ’80후’라고 부르고, 이들이 중국경제의 새로운 붐을 일으키는 세대가 되었다. 이것을 보면, 이후 중국의 고령화 추세가 어떠할 것인가, 그리고 중국 노인 세대가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은 중국의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고,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중국이 닥친 고령화문제는 1962년부터 1973년 사이 출생한 제2차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함에 따라 가시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중국이 노인정책에 적극적인 이유이다.

 

실버경제의 부상

 

중국 공산당은 2020년 10월, 오중전회에서 ‘인구고령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국가전략’을 제기했고, 여기서 고령화를 위한 인력자원을 적극적으로 계발하고 실버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2020년 11월에는 중공중앙과 국무원이 ‘인구고령화에 대한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국가의 중장기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2021년 3월 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 4차회의에서 ‘중화인민공화국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미래목표 강요’가 발표됐고, 실버경제 발전과 그와 관련된 기술과 상품 개발, 그리고 스마트 양로 산업의 육성 등이 포함됐다.

 

실버경제는 머리가 하얀 노인들을 의미하는 ‘실버족’을 대상으로 한 상품과 산업을 의미하는데, 현재 중국의 실버경제 규모는 7조 위안, 한화로 1305조 원에 이른다. 이는 중국 GDP의 6%에 이르는 액수이다. 이는 2035년이 되면 그 규모가 30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실버서비스의 규모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노인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서비스의 다양화와 스마트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헬스 케어 등 노인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실버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 밝혔다.

 

중국 정부가 실버서비스를 스마트 기술과 접목시키려고 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노인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한 노인들의 소비도 증가했고,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에서 발표한 ‘제49차 중국 인터넷 발전 상황 통계 보고’에 의하면, 2021년 12월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인터넷 사용자는 1.19억으로, 2020년에 비해 0.08억 증가한 수치다. 이는 중국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11.5%에 해당하는데,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중 43.2%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중국의 실버족을 새로운 시대 스마트경제의 잠재적 주역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실버용품을 사기도 하고, 실버서비스를 구매하기도 한다.

 

이러한 실버경제와 더불어 부모에게 의식주와 관련된 상품을 사주는 자식들의 ‘효심경제’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국고령사업위원회에서 발표한 ‘중국 고령산업 발전보고’에서 2050년 중국 노인인구의 소비 잠재력이 106조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

 

중국 정부는 노인들의 생활과 관련된 전 영역에서 실버경제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의료기계, 양로서비스, 헬스 케어, 여행, 금융,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원에서 거대한 시장을 창출하고자 한다.

 

중국의 고령화 문제의 양극화

 

양로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노인은 빠르게 증가하는 한편, 그들을 부양해야 하는 젊은 세대는 줄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그런데 한때 인구증가를 막기 위해 시행했던 ‘한자녀정책’으로 일반적인 중국의 가정은 ‘4-2-1’의 구조를 보이고 있다. ‘4-2-1’구조란 한 가정에 4명의 노인, 2명의 중년, 1명의 아이가 있는 구조를 말한다. 결과적으로 1명의 아이가 6명의 어른을 봉양해야하는 구조인 것이다.

 

1명이 6명을 먹여 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노인들을 모두 정부 시설에 수용할 수는 없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가정에서의 양로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한다. 그것이 양로시스템의 스마트화를 추진하는 이유다. 가정에서의 양로를 보완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양로기관의 서비스를 결합시키고, 스마트화를 통해 가정에서의 양로와 연계시키고자 한다.

 

중국 고령화 문제는 또한 지역 양극화‧인구 양극화와도 연결되어 있다. ‘중국인구고령화 차이화 연구’에 의하면 농촌 인구의 고령화가 도시 인구의 고령화보다 그 비율이 높다. 특히 노인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지역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저장성, 장쑤성, 안후이성 일대를 의미하는 창장 삼각주 지역과 베이징, 텐진, 허베이 지역을 아우르는 징진지 지역이다.

 

노인 인구는 중국의 동부지역에 절반 이상 몰려 있다. 그리고 노인들은 늘어나는 반면 출생률은 2020년 기준 10% 미만으로 떨어져서 8.52%가 되었다. 이에 따라 돌봐줄 자녀가 없는 독거노인의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이런 인구 양극화로 인해 고령화 문제가 시급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아직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지 못한 상황에서 고령화국가가 되었다는 점도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노인연금을 받는 인구가 5.5억에 달한다. 연금의 액수도 소득 수준과 거주 지역에 따라 크게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장시성은 매달 123위안을 주지만, 상하이는 1300위안을 준다. 이는 노인이 되어서도 빈곤의 양극화 현상은 여전히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베이징 류리차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중국인들이 고향 가는 고속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