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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24.03.15] 소비와 투자, 두 마리 토끼 잡으려는 중국…환경은?
[2024.03.15] 소비와 투자, 두 마리 토끼 잡으려는 중국…환경은?
한중관계연구원2024-03-15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책임있는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5.2%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경제성장에 대한 내수의 기여율이 111.4%로 전년대비 25.3% 포인트 증가했다. 이중 최종소비의 기여율이 82.5%로 경제성장의 4.3% 포인트를 견인했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삼두마차는 수출, 투자, 소비다. 중국 경제성장에 있어 소비가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기여율이 지나치게 높다. 인구 대국에 내수 시장이 크니 당연하다 할 수 있겠으나, 지나침은 독이 될 수 있다. 결코 안정적인 성장구조라고 볼 수 없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요즘 의지할 것은 분명 내수 시장이다. 하지만 분산 투자를 해야 하듯 경제성장도 분산이 필요하다.

 

중국도 위험성을 감지한 듯 하다. 지난 3월 11일 폐막한 전국 양회에서 내수 확대 전략과 공급측 구조 개혁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소비와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갈 것임을 언급했다.

 

이어 13일 중국 국무원은 “대규모 설비 업그레이드, 소비재 이구환신 추진 행동 방안(推动大规模设备更新和消费品以旧换新行动方案, 이하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소비와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겠다는 것으로 중국은 방안 추진을 통해 6조 위안 이상의 소비투자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 전체회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2009년의 이구환신(以旧换新)

 

이구환신은 ‘오래 된 것을 새 것으로 바꾸다’라는 의미로 2009년도에 실시한 정책이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중국의 수출이 타격을 받았다. 중국은 수출 중심의 성장 구조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협한다고 보아 내수 중심의 성장 구조로 전환을 시도하면서 내수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중국 경제성장의 핵심 산업이었던 부동산의 고정자산투자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소비가 위축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소비를 늘리고 부동산 산업 등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자 4조 위안이라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쳤다.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2009년 정부의 보조금 지원 하에 ‘가전을 시골로 보내자’라는 가전하향(家电下乡) 정책과 가전제품, 자동차를 새 상품으로 바꾸는 이구환신 정책을 시행했다. 가전하향, 이구환신 모두 정부의 보조금이 투입된 정책으로 중앙과 성급 정부가 각각 80%, 20% 부담했다.

 

당시 비싼 자동차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자 정부는 자동차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을 늘림과 동시에 자동차 취득세 감면 정책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09년부터 2010년까지 46만대가 팔렸다. 64억 위안의 보조금을 투입하여 496억 위안의 판매액을 달성했다.

 

가전제품의 경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컴퓨터 등 5대 제품을 신제품으로 바꿀 시 10%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9248만 대가 판매되어 3,420억 위안의 판매액을 달성했다. 더불어 가전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40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내수 시장도 확대하고 일자리까지 창출하였으니 정책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2024년의 이구환신

 

현재 중국은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외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대내적으로는 실업률 증가, 경기침체 우려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2024년의 이구환신을 통해 다시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보고자 하는 중국, 이구환신 정책을 실시한지도 10여 년이 지났으므로 다시 한 번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9년도와 달리 이번에는 설비 업그레이드가 추가됐다. 소비와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2022년까지 중국 제조업 규모는 13년 연속 세계 1위로 전 세계 제조업의 약 30%를 차지하며 중국 GDP의 1/3 정도를 차지한다. 규모가 매우 크다. 하지만 지역별로 놓고 보면 제조업 수준이 상이하다. 여전히 에너지 소비가 많은 전통적 설비를 쓰는 곳이 많다. 그만큼 소비투자 시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2023년 중국의 공업, 농업 등 중점분야 설비 투자 규모 약 4조 9000억 위안으로 설비 업그레이드는 고정자산투자 분야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다. 2023년 총 고정자산투자액은 503억 36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3% 포인트 증가했다. 중국은 공업, 농업, 건축, 교통, 교육, 문화, 의료 등 7개 분야에서 설비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며 5조 위안의 소비투자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책임 있는 경제성장

 

과거에는 내수를 확대해 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면 지금은 소비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므로 여지가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규모 설비 업그레이드를 중심으로 소비와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소비와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거 이구환신 정책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지방정부의 심각한 부채 등 중국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과거와 같은 지원은 어렵겠다.

 

보조금 지원이 어렵더라도 조세, 금융 등 제도적 지원을 확실히 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구환신을 진행하게 되면 고철 등과 같은 폐기물 등이 많이 나올 것이다. 중국 내에서도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방안에는 폐자원 재활용율을 높이고 중고거래를 장려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방안을 실시하기에 앞서 반드시 폐자원을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중국은 폐 핸드폰 처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이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불러 오고 있다. 여기에 이구환신 폐기물까지 대책 없이 추가된다면 더욱 심각한 오염을 초래할 것이다. 경제성장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책임도 중요하다. 중국의 책임 있는 경제성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