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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3] 중국의 경제성장
[2016.04.03] 중국의 경제성장
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중국 고도 경제성장 기대 어려워?

 

 

 

중국에서는 매년 3월 초면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약 12~14일간 개최된다. 양회는 중국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中人民政治商)와 우리나라의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民代表大)의 통칭으로 한 해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국정운영 전반에 걸친 향방을 결정하는 자리다.

 

양회. 매년 열리는 정치행사이지만 세계는 매년 중국의 양회에 집중한다. 이유는 한 해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치를 발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경제정책들이 제시되기 때문이다. 매년 전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는 중국의 양회지만, 올해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지난 하반기 위안화 평가 절하 이후 올 2월 초까지 상하이 주가지수가 급락을 거듭했고, 중국 경제의 경착륙(Hard Landing : 주가가 폭락하거나 실업자가 증가하는 등 경기가 급작스럽게 하락하는 현상) 문제가 여기저기서 거론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올해 GDP 성장 목표치를 과연 몇 %로 설정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는 왜 중국의 GDP 성장 목표치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시행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 그 이유를 살펴보자.

 

1978년 중국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혁개방(改革放)정책을 실시하였다. 모두가 알다시피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였다. 그러나 사회주의 체제하의 계획경제에서 경제를 살리기란 쉽지 않았다. 이에 당시 중국의 국가주석이었던 덩샤오핑(少平)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구분하지 않고 중국 경제에 유리한 것이면 그것이 곧 사회주의”라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고양이 빛깔이 희든 검든 쥐만 잘 잡으면 그것이 좋은 고양이라는 의미) 을 내세우고, “사회주의에도 시장이 있으며 자본주의에도 계획이 있다”를 지적하며 경제체제를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개혁하였다. 그러나 체제를 개혁만 한다고 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였고, 이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대외개방 정책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막대한 외국 자본이 중국으로 유입되었고 중국은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인 1979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9.6%로 성장하였다. 이는 동기간 세계경제가 연평균 3%에도 채 미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성장률이다. 이렇게 빠른 성장률로 중국은 2008년 독일을 제치고, 2010년 일본을 제치면서 경제규모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경제대국이 되었다. 동시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에 대한 중국 경제의 공헌률이 20%를 초과하여 세계경제를 이끄는 핵심 국가가 되었다. 이는 세계경제의 1/5이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중국경제가 흔들리면 세계경제도 그만큼 흔들린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바로 세계가 양회에서 발표되는 GDP 성장 목표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리고 세계경제의 1/5을 짊어지고 있는 중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 역시 세계가 중국 GDP 목표치에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중국은 최대의 강점인 ‘저렴한 인건비’로 ‘Made in China’를 세계로 퍼뜨렸다.이를 통해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수출을 통해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수출과 투자를 통한 경제구조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2011년 9%대 이상이던 경제성장률이 2012년부터 7%대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세계도 중국경제를 더욱 예의주시하게 됐다.

 

중국의 고속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시진핑 ( 近平) 주석은 2014년 말 중국경제가 신창타이( 新常)시대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신창타이란 고속성장을 지나 중속성장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뜻으로, 중국이 지난 30여 년간 이어온 고속성장 시대를 끝내고 중속성장 시대로 진입한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양회에서는 2016년 GDP 성장 목표치를 6.5-7%로 제시하였다. 이는 최근 25년간 제시한 목표치 중 가장 최저치이다. 그리고 매번 특정 수치를 제시하던 이전과는 달리 최초로 구간대 목표치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고속성장을 떠나보내기 아쉬워하는 중국정부의 고뇌가 느껴진다.

 

중국의 GDP 증가율이 하락하자 많은 언론들이 연일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2.8%, 유로지역 1.6%, 일본 1.0%, 한국 2.6%로 2016년 예측되는 이들 국가의 GDP 증가율과 비교하면 중국의 6.5%는 매우 높은 수치로, 중국은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세계와 우리가 아직은 중국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야만한다.

 

신금미 연구교수(한중관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