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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1]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잘못된 시선
[2016.09.01]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잘못된 시선
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이제는 깨뜨려야

 

요즘 뉴스에는 중국에 관한 이야기가 하루도 빠질 날이 없다. 이전의 중국에 대한 보도는 주로 희귀하고 이해불가한 행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제는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중국의 위용에 대한 보도로 바뀌었다. 확실히 중국은 무서우리만큼 빠르게 부상하였고, 우리 역시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많은 국가들이 중국의 일거수, 일투족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중국의 부상에 따른 세계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 역시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중국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중국 알기’에 상당히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부상과 세계적인 변화 속에서 많은 이들이 열심히 대처 방법을 찾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속어로 중국인들을 멸시하거나, 아예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다.

 

동아시아 문화의 창조자 중국

 

전 세계 각국이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중국을 비웃는 이들은 어쩌면 정말 대단할 수도 있겠다. 이것이 중국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면…. 중국인들이 자랑스럽게 얘기하듯이 중국은 ‘상하오천년(上下五千年)’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위촉오(魏蜀吳)가 천하를 쟁패하던 삼국시대, ‘칸(汗, 유목민족의 군주) 중의 칸’이라는 ‘천가한(天可汗)’의 칭호를 얻으며 동아시아를 제패했던 대당제국(大唐帝國) 등은 중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또한 중국은 종이, 나침반, 화약, 제지술의 4대 발명으로 인류를 크게 진보시켰다. 서양이 현재 세계의 주도권을 쥐게 된 시발점인 종교개혁과 대항해시대의 이면에는 바로 중국의 종이와 나침반이 있었다.

 

또한 중국은 우리 ‘동아시아 문화의 창조자’였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중국의 선진문물은 우리를 비롯한 주변국으로 흘러들어가 그 근간을 이루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우리의 전통 중에서 완전하게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적다. 그렇다고 이것이 결코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 지금도 강대국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자국에 이득이 되게 하려 하지 않는가?

 

비뚤어진 중국과 우리의 관계

 

아마도 많은 이들이 중국을 싫어하는 원인 중 가장 큰 이유는 과거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너무 비굴했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제의 식민사관에 의해 잘못 주입된 생각이다. 전통시대 우리 동아시아의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확대된 것이었다. 즉, 어린이가 어른을 공경하듯, 작은 나라는 큰 나라를 섬겨야 한다고 여겼던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관계는 매우 형식적이었다. 우리가 중국을 종주국으로 인정했다고 해도 고려시대 몽골간섭기와 같은 특수한 시기를 제외하곤, 그들이 우리의 정치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예는 흔치않다. 일반적으로 중국에 수탈당했다고 여기는 조공(朝貢) 역시 사실은 매우 의례적인 것이었다. 1년에 몇 차례 중국에 가는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어서 인삼, 한지와 같은 우리의 토산물을 들고 갔던 것이다. 주변국의 선물을 받은 중국의 황제는 천자(天子)라는 체면에 우리가 준 것의 10배를 ‘회사(回賜)’, 즉 돌려주었던 것이다. 오히려 우리의 빈번했던 조공이 중국에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어 중국에서 3년에 1번만 와달라고 사정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19세기 서양열강의 침략이 시작되면서 중국과 우리의 전통적인 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또한 일본에 의한 식민지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념 대립을 거치며 약 100여 년간 중국과의 관계는 완전히 단절되었다. 우리가 중국과 다시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은 바로 1992년 한중수교가 이루어지고 난 후부터이다. 긴 시간의 단절과 이념 대립, 그리고 식민사관으로 인해 굴절된 중국에 대한 시각 등으로 우리는 중국을 비뚤어지게 바라보게 되었다.

 

충천(衝天)하는 거룡(巨龍), 중국

 

중국은 과거 사회주의 체제 안에서 부진한 경제 성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1980년대 등소평(鄧小平)이 ‘검은 고양이(자본주의)건 흰 고양이(사회주의)건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다’라며 개혁개방과 함께 ‘죽(竹)의 장막’을 거둬내고, 자본주의의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자 중국 경제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나라로 급부상하였고, 점차로 모든 면에서 미국을 대체해 나가며, 다시금 초강대국으로 원위치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이라는 세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다 보니 여러 나라들이 중국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경제 교역량은 중국 한 나라가 미국과 일본을 합한 것보다 많으며, 이 같은 추세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중국과 마주하고 있는 서해와 새만금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같은 동아시아 문명이라는 정서적 이점, 서해를 끼고 있다는 지리적 장점, 많은 중국 유학생이라는 현실적 강점을 우리 원광대학교는 가지고 있다. 이제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깨뜨리고 중국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세계의 변화’라는 격류 속에서 살아남아야만 한다.

 

임상훈(한중관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