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아시아 (원대신문)
[2017.04.03] 홍콩 반환 20주년을 돌아보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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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2017년, 홍콩 반환 20주년과 친중 행정장관 당선
▲ 홍콩 민주화 세력이 진행한 우산혁명 시위
지난 2017년 3월 26일 홍콩 행정장관을 뽑는 선거가 치러졌고, 그 결과 정무사 사장(政司 司 출신의 친중파 캐리 람(林月娥) 후보가 당선됐다. 홍콩 유력 언론 명보(明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실시했던 여론 조사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후보는 재정사 사장( 政司 司출신의 존 창(曾俊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노골적인 지지와 간접 선거 제도를 등에 업은 캐리 람이 승리를 가져간 것이다.
홍콩은 중국에 속하긴 하지만 사실 내륙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지역이다. 1842년 아편전쟁 결과로 영국에 할양되고, 무려 150여 년이 지난 1997년 7월 1일에야 중국에 반환된다. 그간 영국의 지배를 받으며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 내륙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운용됐고,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고속 성장을 거듭한다. 그리고 자유 항구이자 무역 중심으로 매우 부유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한다.
1984년 중·영 양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홍콩의 주권을 중국에 반환하고, 그와 함께 향후 50년간 일국양제(一制: 하나의 국가에 두 제도를 인정함)에 기초하여 고도의 자치권을 가지는 중국의 특별 행정구가 될 것임을 발표한다. 이에 따라, 홍콩은 중앙에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며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대내의 통치에 상당한 자치를 누리게 되었다. 나아가 경제적 번영의 유지를 위하여 통화와 금융의 존속까지 허용된다.
2017년 7월 1일 시진핑 주석은 홍콩 반환 20주년을 기념하여 캐리 람의 행정장관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적지 않은 언론이 지난 26일 민심에 위배된 선거의 결과로 불거진 홍콩의 대중국 반감과 갈등이 시진핑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절정에 다다를 것이라 전망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그간 역대 국가 주석은 홍콩 민주화 세력의 비판적 여론을 의식해 취임식 참석을 자제해 왔다.
홍콩의 민주화 세력은 지난 2014년 8월 31일 중국의 전인대가 발표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 진정한 자유 직선제를 요구하며 ‘센트럴을 점령하라(占中 Occupy Central)’ 시위를 진행한바 있다. 이는 또한 해당 시위대가 경찰측의 페퍼 스프레이와 최루액을 노란색 우산으로 막았던 모습에 착안하여 ‘우산혁명(雨革命: Umbrella Revolution)’이라 불리기도 한다.
해당 선거안에 의하면, 홍콩 행정장관 선출은 기업인, 전문가, 정치인 등 대부분 친중국 성향인 위원회 후보 추천과 간접 선거에 의해 이뤄진다. 사실상 민의가 왜곡될 가능성이 다대하다. 우산혁명 시위는 홍콩의 경제적 악화와 여론의 분열로 실패했다. 재밌는 사실은 캐리 람이 당시 강경한 대응을 통해 중국 정부의 눈에 들었으며, 바로 2017년 선거를 통해 홍콩 행정장관으로 선출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당선 바로 다음 날인 27일 홍콩 경찰이 2014년 민주화 시위 주역인 학자와 학생 9명의 기소에 나섰단 보도가 나왔다. 캐리 람이 선거에서 승리하고 분열된 홍콩을 통합하려 한다고 밝힌 지 겨우 하루만의 일이었다. 그녀의 임기는 오는 2017년 7월 1일부터 5년이며, 선거를 통해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최소한 향후 5년 중국 정부의 입김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민주화 세력은 중국의 강압과 친중파 장관에 반발하고, 중국은 그들이 서구의 사주를 받아서 소란을 피운다 주장한다. 당분간 이러한 갈등은 지속될 것이고, 홍콩의 앞날도 긴장의 연속일 것이다. 타이완은 중국이 일국양제 제도로 통합하려 하는 또 다른 지역이다. 그들이 허울 좋은 자치에 고통 받는 홍콩과 앞날이 밝지 않은 민주화 세력을 보면서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있을지는 자명한 사실이다.
임진희(한중관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