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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1] 중국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슝안신구 경제특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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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2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
중국 정부가 지난 4월 1일 허베이성(河北省)에 슝안신구(雄安新라는 경제특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자, 이 지역 일대의 부동산이 투기꾼들의 투기로 하룻밤 사이에 70% 이상 급등하였다. 중국 당국은 투기꾼들로 인한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저지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부동산 거래를 중지하거나 지역 부동산 업체의 영업 정지 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조치를 취하고 있다.
허베이성은 중국 북부에 있는 성으로 황하( 河: 황허) 북쪽(北方: 베이팡)에 위치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 정부는 허베이성의 바오딩(保定)시의 슝현1)(雄 , 룽청현(容城 안신현(安新이라는 지역을 슝안신구로 지정하였다.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 3개 현은 지역내총생산(GRDP: 시·도별 GDP로 각 시·도 내에 거주하는 각 경제 주체가 얼마 만큼의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을 합쳐도 베이징(北京)시 GRDP의 1% 수준에 불과한 매우 낙후된 지역이다. 이렇게 낙후된 지역이 경제특구로 지정이 되었다는 소식만으로 부동산 투기꾼들의 먹잇감이 되었으니, 중국의 경제특구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다고 여겨질 것이다. 그렇다. 경제특구로 지정이 되면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제도적 지원이 따르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니 투기꾼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경제특구로 지정된 슝안신구는 무엇일까? 중국 정부가 ‘천년대계이자 국가대사(千年大計 國家大事)’라고 홍보를 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여러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이 글에서는 경제적 의미만을 살펴보자. 경제적 의미는 왜 그 많은 성(省)2) 중 허베이성을, 허베이성 바오딩시 중에서도 가장 낙후된 3개 현을 경제특구로 지정했는지를 통해 알 수 있다.
먼저, 허베이성을 택한 이유이다. 허베이성은 베이징시와 텐진(天津)시를 둘러싸고 있다. 이러한 지형적 특징을 살려 중국의 시진핑( 近平) 주석은 2014년도 ‘수도권 통합발전’이라는 징진지 프로젝트를 실시한 바 있다. 징진지(京津冀)란 베이징(北京)의 징(京), 텐진(天津)의 진(津), 허베이성의 옛 지명인 지저우(冀州)의 지(冀)를 일컫는다. 징진지 프로젝트는 베이징시, 텐진시, 허베이성 이 3개 지역을 아우르는 메가시티를 건설하여 베이징과 텐진의 성장 동력을 허베이성으로 확산시켜, 지역 간 균형발전을 이룸과 동시에 베이징의 인구집중 문제와 교통체증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즉 베이징시는 정치, 문화, 국제교류 중심지로, 허베이성은 첨단과학기술 중심지로, 항구 도시인 텐진시는 국제해운 및 금융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슝안신구는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준비한 징진지 프로젝트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가장 낙후된 3개 현을 경제특구로 지정한 이유이다. 중국은 경제특구를 경제 성장에 잘 활용한 만큼 성공적인 특구가 많다. 특히 선전(深시 경제특구가 대표적으로 중국 전체의 성공 모델이 되었다. 이번 슝안신구의 롤모델 역시 선전시 경제특구이다. 선전시는 광동( 성의 도시로 경제특구로 지정되기 전에는 아주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그러나 경제특구로 지정이 되면서 중앙정부의 다양한 정책지원에 힘입어, 지금은 중국과 세계를 잇는 세계 최대 첨단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였다.
중국은 고도성장기를 지나 새로운 시대라는 신창타이(新常態)에 접어든지 오래다. 지금은 과거와 같이 고도성장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새로운 동력이 바로 슝안신구인 것이다. 즉, 지금은 슝안신구가 비록 낙후된 지역이긴 하지만, 선전시가 경제특구로 지정이 된 후 현재 세계 최대 도시가 되었듯, 슝안신구 역시 이에 버금가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슝안신구 발표가 있던 4월 1일 선전시 서기 쉬친(許勤)이 슝안신구를 관할하는 허베이성의 부서기로 임명되었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쉬친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선전시 시장을 역임하면서 선전시 GRDP를 2010년 8천억 위안에서 2016년 1조 9천억 위안으로 성장시켰다. 지난해 12월 31일 선전시 서기로 승진하였지만, 승진한지 3개월 만에 허베이성 부서기로 임명되어 슝안신구 조성을 담당하게 되었다.
슝안신구는 중국의 최대 골칫거리인 대도시 인구 과밀화와 환경오염 문제 해결은 물론 지역 간 균형발전을 이룩하고, 더 나아가 중국의 경제성장까지도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역 간 경제 불균형이 심각하다. 심지어 지방 소도시 소멸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해 한중 관계가 경색된 상황이지만, 중국이 대도시 인구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슝안신구를 어떻게 조성해 가는지 관심을 가져 보자.
1) 현( 은 성, 직할시, 시, 자치주 밑에 속하는 중국 지방 행정구획 단위를 가리킨다. 2) 중국에는 23개의 성, 4개의 직할시, 5개의 자치구, 2개의 특별행정구가 있다.
신금미 교수(한중관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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