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7.02.10] 사드 들고 온 매티스, 중국의 속내를 분석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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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5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국익을 향하는 미국과 중국, 한국은?
지난 2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방문 기간 그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 한국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과 연달아 만남을 가졌다. 미국 국방 장관이 취임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심지어 첫 방문 국가로 한국을 택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방문 내용과 의미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방한 기간 중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위협을 최우선 안보현안으로 다루어 나갈 것”, “한미 동맹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한국이 북한의 도발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시켜 나갈 것”, “우리는 한국 국민, 한국 국민과 함께 서 있는 우리 병력의 보호를 위해 매우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사드 배치 등을 비롯한 방어조치를 위할 것”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한반도와 관련 불확실한 미국의 정책 향방을 가늠할 주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 장관 방한, 한국에 전달한 메시지
매티스 장관이 전한 주요 메시지를 살펴보면 첫째는 미국이 북핵 문제를 우선적 안보 현안으로 다룰 것이란 점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으며, 최근 미국의 한 싱크탱크(38 North)는 북한이 이미 영변 주요 핵시설을 재가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빅터 차 교수는 한 회의에서 북한이 미국에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러한 상황의 엄중함을 이미 인식했고 적극 대응키로 결정한 것이라 생각된다.
둘째는 미국은 한미 동맹을 중시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안보 공약은 지켜질 것이란 다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한국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주한 미군을 철수할 것이란 발언으로 한국 사회와 세계 곳곳의 미국 동맹에 충격과 안겨준 바 있다.
현재 휴전 상황으로 북한의 위협과 도발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한미 동맹에 크게 의존해왔던 한국으로선 적지 않은 혼란과 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매티스 장관은 이에 한미 동맹 강화 발언을 통해 한국과 기타 동맹의 불안 및 의심을 해소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국내외 변동이나 압력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 사드 배치는 예정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인이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중 사드 배치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부터 한국 국민과 주한 미군을 보호하려는 것이며, 북한을 목표로 하기에 그 이외의 나라는 이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 외에 한국 측이 중국의 관련한 보복성 조치를 언급했고, 한미 양국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는
중국은 매티스 장관의 한일 순방을 지켜보며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정책에 근본적 변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시기의 재균형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였던 클린턴 후보와 다르게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주장하면서 군사 동맹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 자체에 회의적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에 중국은 모종의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나아가 중국에 대한 견제와 압박이 줄지 않을까 하던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머지않아 헛된 기대로 드러났다.
중국은 또 새로운 미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다룰 전략과 행동 방식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고,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능력은 갈수록 고도화됐다. 때문에 미국의 전문가 그룹은 트럼프 시기의 미국은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해 그 전략과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 전망한다. 실제 매티스 장관은 방한 중 북한 문제를 우선시할 것이며 미국과 그 동맹에 대한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사실 중국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주제는 사드 배치일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한미의 국내 변동과 각종 문제에도 불구하고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는 한미 양국이 합의한 바대로 연내에 이행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중국 역시 사드 배치가 미국의 아시아 전략의 일환이며 자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 됐다.
▲ 제임스 매티스(왼쪽) 미국 국방장관이 3일 서울 삼각지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기대
중국은 사드 배치를 두고 미국이 안보 불안에 시달리던 한국에 ‘신경 안정제(定心丸)’를 준 것과 같지만 사실상 그것은 ‘독(毒)’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이 사드가 약(藥)인지 독(毒)인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한국이 대북한 방어에 도움이 안 되는 사드 배치로 한반도 안정과 평화는 물론 강대국 갈등에 자진해서 뛰어 들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이라는 협력 동반자를 잃었고, 국내 분열도 더욱 가속화 되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향후 한국이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는 러시아와 협력해 한국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현재 한국 정권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곧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대선에서 사드 배치 보류 혹은 반대 입장을 표명한 대선 후보들을 적극 검토하며 한국 대선과 차기 정권을 전망하고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으로는 각종 보복성 조치를 검토‧이행해 한국의 현재 및 차기 정부에 강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학술, 예술, 교육,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중국의 견제와 압력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치 문제와 함께 대외적 압력과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한국의 미래를 가늠키 어려운 시기이다.
한국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20여 일이 지났다. 그간 대선 과정에서 동맹과 이웃을 비롯한 전 세계에 혼란을 주었던 미국의 정책 방향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으며, 언론과 전문가마저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미국이 어디로 향할지, 한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확실한 것은 고립이든 미국 우선이든, 또는 전혀 다른 방향이든 미국은 그들의 이익이 있는 곳으로 향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미국의 행보는 가다가 멈출 수도, 번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이 있는 곳이라면 트럼프 정부는 필히 그곳을 향할 것이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한국 역시 한국의 길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미국의 혹은 중국의 길을 따를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이번 사드 배치 결정과 중국의 보복성 조치를 통해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나의 생존과 번영을 다른 누군가에 지나치게 의존한 약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약소국인 한국의 처지 때문에 지금의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결정적 순간에 그들이 나의 생존과 번영을 지켜줄 것이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일거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최소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다른 누구도 아닌 한국의 이익이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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