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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8] 특구 지정된 슝안신구, 성공할 수 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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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5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시진핑의 기대주 슝안신구, 선전처럼 되려면
지난 4월 1일 중국이 새로운 구역 정책으로 허베이성(河北省)에 슝안신구(雄安新区)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된 것도 아닌데 슝안신구로 지정된 주변의 부동산이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활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국외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분석들을 쏟아내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연 슝안신구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떠들썩할까?
중국은 그동안 구역 정책을 통해 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런만큼 중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특구(特區)가 존재하며 그 수도 많다. 대표적으로 7개의 경제특구(經濟特區), 219개의 개발구(開發區), 145개의 고신기술산업개발구(高新技術産業開發區), 11개의 자유무역구(自由貿易區), 그리고 이번에 발표된 슝안신구를 포함한 19개의 신구(新區)를 들 수 있다. 특구로 지정이 되면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제도적 지원이 뒤따른다.
수많은 특구 중 하나인 슝안신구가 특히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국무원의 비준만 받던 기존의 특구와 달리 슝안신구는 국무원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슝안신구에 대해 “중국의 1대 경제특구인 선전(深圳)경제특구, 1대 신구인 상하이푸동(上海浦東)신구에 이어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 신구로 중국의 천년대계이자 국가대사(千年大計, 國家大事)이다”라고 홍보까지 하고 있다.
선전경제특구는 중국 최초의 특구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기 위해 덩샤오핑(鄧小平) 당시 주석의 주도하에 1980년 설립되었다.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선전은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중앙정부의 다양한 정책지원에 힘입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선전경제특구가 성공적으로 운영이 되면서 제2, 제3의 경제특구가 생겨났다. 그리고 선전경제특구는 끊임없는 노력과 변화로 현재 중국 첨단산업의 메카로 부상하여 세계와 중국을 잇는 세계적인 첨단 도시로 성장, 여전히 중국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가장 모범적인 특구라고 볼 수 있다.
상하이는 역사적으로 국제무역이 활발한 도시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국제무역도시에 걸맞은 국제적 금융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1992년 푸동신구를 경제특구로 지정하였다. 상하이푸동신구 역시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세계와 중국을 잇는 세계적인 국제금융 도시가 되었다.
특히 푸동신구는 중국 정부의 제도적인 혁신이 이루어진 곳으로 최근 서비스업 개방을 위한 자유무역구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경제를 이끄는 주역이 되고 있다. 중국의 가장 현대적인 특구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중국 내에서 가장 모범적인 특구와 가장 현대적인 특구에 이어 슝안신구가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고 하니, 중국 전역이 들썩일 수밖에 없다.
제2의 선전경제특구 꿈꾸는 슝안신구, 시진핑의 기대주
슝안신구가 중국의 선전경제특구와 상하이푸동신구에 이어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 신구라고 하지만 롤모델은 선전경제특구인 듯하다. 슝안신구의 총 개발면적은 2000 제곱 킬로미터(㎢)로 선전경제특구와 비슷한 규모다.
뿐만 아니라 경제특구 지정 당시 선전은 조그마한 어촌에 불과했다. 슝안신구로 지정된 특구는 허베이성 바오딩(保定)의 슝현(雄县), 룽청현(容城县), 안신현(安新县)이다. 이 3개 현의 지역내총생산(GRDP)을 합쳐도 베이징(北京) GRDP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다. 제2의 선전경제특구가 된다면 분명 중국 경제를 이끌 새로운 축이 될 것이다.
이 3개 현을 슝안신구로 지정한 데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수도권 통합발전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징진지 (京津冀, 베이징<北京>의 京, 텐진<天津>의 津, 허베이성의 옛 지명인 지저우<冀州>의 冀를 이름)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다. 징진지 프로젝트는 베이징, 텐진, 허베이성 이 3개 지역을 아우르는 메가시티를 건설하여 베이징과 텐진의 성장 동력을 허베이성으로 확산시켜 지역 균형발전을 이룸과 동시에 베이징의 인구집중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슝안신구는 시진핑이 야심차게 준비한 징진지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슝안신구가 성공만 한다면 경제 성장은 물론 중국의 골칫거리인 대도시 인구 과밀화 및 스모그까지 완화할 수 있으므로 시진핑 주석에게는 매우 절실한 기대주일 것이다.
이는 신구 발표가 있던 4월 1일 선전시 서기 쉬친(許勤)이 슝안신구를 관할하는 허베이성의 부서기로 임명되었음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다. 쉬친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선전시 시장을 역임하며 선전시 GRDP를 2010년 8000억 위안에서 2016년 1조 9000억 위안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이러한 공로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31일 선전시 서기로 승진하였지만 슝안신구를 위해 승진한지 3개월 만에 허베이성 부서기로 임명되었다.
슝안신구, 시진핑의 기대주가 되기 위해서는
2016년도 말 기준 베이징의 상주인구는 2172만 9000명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절반이 좀 못 되는 사람이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울 못지않게 베이징의 인구 과밀화도 심각하다. 베이징은 인구 유입을 막기 위해 인력 채용에 있어 베이징 호구를 가진 사람 위주로 채용을 하고 있다니 대도시가 아닌 지역의 사람들은 더욱 심각한 취업난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슝안신구가 조성이 되어 양질의 일자리가 다수 창출이 된다니 분명 경제 성장과 지역균형 발전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꼭 베이징 인구 과밀화와 스모그 완화까지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징진지 프로젝트가 진행될 당시 허베이성의 바오딩을 우리나라 세종시와 같이 행정 수도로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세종시를 인구 과밀화 완화를 위한 실패 사례로 소개를 하며 이에 대하여 대부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 기준 세종시 전인 입구의 60% 이상이 충청권 주민으로 당초 수도권 과밀 해소라는 세종시 조성의 핵심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든 중국이든 수도권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 문화, 의료 등 요인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슝안신구가 진정한 시진핑의 기대주가 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베이징에 버금가는 교육, 문화, 의료 등을 갖춘 제2의 베이징으로 조성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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