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17.04.17] 황교안 과도정부, 사드 대못 박으려는 이유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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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5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업적’없는 박근혜, 최후의 몸부림?
2016년 7월 8일,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선언했고 2017년 연내 배치를 결정했다. 이는 즉시 중국과 러시아 반대에 부딪혔으며, 한국 진보 정당 주요 정치인도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표하거나 연기를 주장하였다.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의 위기에 처하자 한국 국내 정세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보수 여당은 세간의 질타에 분열되고, 야당은 이를 기회로 세를 늘리며 국내 정치 무대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 한국의 과도 정부는 사드 조기 배치를 추진하기 시작했고, 주류 여론 역시 한미가 2017년 7월 이전으로 사드 배치를 앞당길 것이라 주장했다.
그런데 박근혜 실각이 기정사실로 굳어지자, 과도 정부는 그 기한을 앞당기기로 결정하고, 차기 정부 집정 이전 마무리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기 시작한다. 3월 6일 한미는 연합군사 훈련을 틈타서 한국 오산 공군 기지에 사드 발사대를 들여왔고, 3월 16일 사드 X-밴드 레이더가 한국 땅을 밟았으며, 당일 한국 매체는 “한미군의 계획에 따라서 X-밴드 레이더가 한국에 도입됐고 곧 사드 포대가 가동될 것”이라 보도했다.
사드 배치는 단순한 안보 이슈가 아니다. 한반도의 국제정치적 모순을 심화시키는 문제이자, 본 지역의 국가 관계를 파괴하고 한반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나아가 위기의 발화점으로 만들 수 있는 문제임이 확실하다. 국가적 측면에서 보자면 사드 배치 추진은 한국이 거대한 정치적 군사적 반격에 직면하게, 그리고 중국에서의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잃어버리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과도 정부는 여전히 물불을 가리지 않고 미국의 편에 서서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로 만들려 하고 있다. 한국의 과도 정부는 어째서 이런 ‘배수진’을 치는 것이며, 그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필자가 보기에 이는 한국 국내 당파 싸움이자, 외부 국제 정치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 사드 발사대 1기가 지난 3월 6일 밤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한미연합사령부
한국 국내 정치 측면에서 살펴보면, 우선 여당은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정치적 업적”을 남겨 그들의 정당성을 증명하려 한다. 박근혜 정부를 보자면 그럴듯한 정치적 업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선거 과정에서 주장했던 혁신, 경제 민주화, 취업률 제고, 사회 복지 등 일련의 공약들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대외관계 역시도 두드러진 성과가 없으며, 과거 널리 회자되던 ‘프로세스’나 ‘이니셔티브’ 역시 정치적 표어가 되었고, 한때 그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던 한중관계 역시 사드 문제 때문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로 인해 대통령과 여당은 정치적 정당성에 큰 오점을 남겼고 지지율은 대폭 하락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영향으로 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함께 바닥으로 치달았다. 이러한 상황 아래서 과도 정부의 마지막 보루는 대미관계로 그들은 남은 집정 기간 사드 배치에 최대한 협조할 것을 선택하고 만다. 새로운 미국 정부에 ‘정치적 선물’을 바치고, 이로써 그의 지지를 얻어 향후의 재기를 도모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드 배치 ‘기정사실화’를 통하여 차기 정부의 대외 정책을 ‘인질’로 삼아 그들의 기득권을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및 대미 정책 관성이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제한했던 것은 이미 상당 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현재 한국의 과도 정부는 같은 방법을 통해 향후 외교 정책 틀을 정하고, 사드 배치로 미국의 전략적 수요를 만족시켜 새로운 미국 정부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현행 정책과 기조를 맞추게 하려는 것이다. 동시에 사드 배치에 따른 복잡한 후속 문제를 차기 정부에 넘겨 버리는 것이다. 이는 정치적 유산에 따라 향후 진보 정당이 집권한다 하더라도 미국과 멀어질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 이것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드 배치 가속화는 민심을 얻는데 보탬이 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영향으로 한국의 여당은 민심을 잃었고, 국내 정치 각축 과정에서 열세에 놓이게 되었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절반 이상의 한국인이 사드 배치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진보 정당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보수 여당은 적극적인 추진으로 최대한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이로써 형세를 만회해 향후 대선에 참패를 피하려 하는 것이다.
국제적 측면에서 보자면 미국의 전략적 의도와 북한의 안보적 도발이 한국의 과도 정부가 사드 배치 추진을 가속화하는 주요한 외부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 여론의 분열 역시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부담을 가볍게 하는 측면이 있다.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이하 MD) 전략은 한국의 과도 정부가 서둘러 사드 배치를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만든다. 글로벌 MD 체계 수립은 미국의 장기적인 안보 전략으로 유럽에서의 추진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반면 동북아 지역은 각종 제약에 진전이 더뎌, 미국은 이미 여러 차례 한국에 그들이 주도하는 MD 체계 가입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여러 측면을 고려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는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집정 이후 일찍이 ‘소원’했던 한미동맹 강화를 목표로 미국의 MD 체계 가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과도기 정부를 포함하는 박근혜 정부는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기 시작한다. 이는 사실 미국이 오랜 기간 바라왔던 국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정치 현실을 보자면, 차기 정부는 진보 정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향후 사드 배치에 막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다.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선 반드시 지금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것이고, 한국의 과도 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서둘러 사드 배치를 마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의 빈번한 미사일 실험도 한국의 안보에 커다란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 이 또한 한국이 사드를 조속히 배치토록 만드는 요인이다. 한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사드 배치의 유력한 근거라 주장하고 있다. 물론 북한은 이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지만, 그들의 관련 행태는 사실 한국의 객관적인 필요에 부합하는 것이다.
특히 2017년 3월 이래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연이어 성공을 전하는’ 형국이고, 동시에 ‘북한이 조만간 다시 핵실험을 진행할 것’이란 예측도 한국의 언론에 빈번히 등장하는 상황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 발전이 한국에 위협이 되었고, 일부 한국 매체에 의해서 집중적으로 과장 보도되면서, 한국의 과도 정부가 사드 배치를 서두를 수 있게 만드는 강한 동력이 됐다.
그 외에 중국의 여론 분열이 한국의 과도 정부 부담을 줄여주는 측면도 존재한다. 한국의 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의 반대 여론이 가장 격하며, 관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래 중국 정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2016년 7월 8일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선언한 이후 중국의 입장은 더욱 명확해져, 그 표현이 타이르는 권유의 방식에서 직접적인 경고로 바뀌었다.
그러나 사실 한국의 사드 배치에 관한 중국의 각계 의견은 분열되어 있다. 다수는 한국에 압력을 가하여 배치를 포기하게 만들고, 이로써 한중관계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인사가 한국 압박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한다.
특히 사드 배치가 가속화 단계로 들어서자 한국 언론의 유도에 의해 중국 내 여론의 분열이 나타난다. 이러한 분열은 한국의 과도 정부가 사드 문제와 관련 ‘멋대로 행동하게’ 만드는 좋은 토대가 됐다. 한국이 중국은 실제로 행동에 나서지 못할 것이며, 설사 나선다 해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요컨대 한국의 과도 정부는 내정의 필요에 따라서 외부환경 변화를 이용하고 사드 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사드 배치는 초읽기에 들어갔고, 마무리 된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중한 양국이 될 것이다. 중국이 장기간 구축한 전략 억지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고, 한국은 막대한 정치 안보 압력과 예측 불가능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한국의 과도 정부가 사드 배치를 가속화하는 것은 자기 정당의 바람을 만족시킬 수는 있겠지만, 한국의 장기적인 국익을 훼손하고 일반 국민들의 경제적 이익과 사회 복지를 희생시키는 것이다.
(번역 : 임진희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 위 글은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과 산동대학교 중한관계연구중심의 양해각서(MOU) 체결 내용에 근거해 제공받은 원고이며, 필자의 견해는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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