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
[2018.06] 미국과의 무역갈등, 중국에게 도전인가 기회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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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연구원2021-01-28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미국과의 무역갈등, 중국에게 도전인가 기회인가?
2018년 7월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에 돌입했다. 미국은 340억 달러 가량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고, 중국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며 미국 제품에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고 전했다. 세계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드리운 불길한 전운에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이 160억 달러의 추가적 관세의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중국도 다시금 같은 규모의 반격을 예고하며 이번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이 팽배하다.
양국의 상호 견제는 관세 부과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7월 2일 미국의 마이크론 반도체 판매를 금지했고, 이어 미국의 총격 위협, 강도, 사기, 자연 재해, 높은 의료 비용 등을 거론하며 자국의 여행객에 미국여행 경고문을 내렸다. 같은 시기에 미국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최대 통신사 차이나 모바일(中国移动)의 미국 시장 진출을 허용하지 말 것을 연방통신위원회에 권고했다. 2011년 해당 기업이 미국에 진출 관련 신청서를 제출한지 7년만에 나온 결과이다.
중국측은 먼저 전쟁을 시작한 것이 미국이라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부터 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장하며 개방과 세계화에 역행하는 행동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교역국을 상대로 무역적자 해소를 외쳤는데 중국이 미국에서 막대한 흑자를 거두기에 주요한 목표가 되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는 또한 패권국가 미국이 급속한 경제적 발전과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보여준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글로벌 주도권을 두고서 언젠가는 벌어질 힘겨루기가 결국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파리 기후 협정과 이란과의 핵 합의를 부정하며 국제 사회와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는 이 시점이 그들에게 새로운 기회라는 주장이 등장했다. 그들과 경쟁하는 패권국가 미국이 국제 사회에서 돌출 행동으로 신뢰와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세계화와 자유무역 등의 기존 국제 질서와 다자 협력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국제 사회가 지금 필요한 것이 이런 강대국, 즉 중국이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중국은 이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미국과의 갈등과 경쟁에서 반전을 노리자는 것이다. 현재 서구와 국제 사회가 지키려고 하는 가치를 미국이 부인하며 거부하고 있는데, 확실히 근래에는 중국이 국제사회 질서의 중요성을 외치며 유지하려 애쓰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들은 그간 세계 각국과 서구 매체가 중국을 매도하며 의도를 왜곡했던 경우가 많았지만, 중국이 도덕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현재 상황에 다른 국가들 역시 중국과 연대하여 미국에 대응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간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성장한 국력에 걸맞는 영향력과 발언권을 확보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미국과 서구가 선점한 담론과 질서가, 그리고 그들간의 끈끈한 연대감이 있기에 그 사이를 파고들어 원하는 바를 얻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미국이 돌출 행동을 보이며 국제 사회와 균열을 보이자 미국이 중국에게 천재일우 기회를 주었다며 이를 살려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트럼프 덕택에 얻어진 기회는 짧기에 도덕적 우위를 점하며 다른 국가와 적극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일부는 확실히 이러한 상황을 반기고 있지만 그들의 바람이 현실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각국의 경제가 긴밀히 연결된 상황에 상대인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도 승자가 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의 경제 지표에 속속 그늘이 드리우며 타국까지 미치는 영향으로 불안감만 자아내는 상황이다. 나아가 중국에 호응하거나 연대해 미국을 견제하려는 흐름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몇몇 국가가 미국을 비판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 하지만 중국과 연대하려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양국간 무역 전쟁이 미국의 대중국 압박과 견제 서막이란 의견이 많다. 중국은 부상하고 있지만 미국과 공존하며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국익을 지키는 데에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다가오는 도전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실을 냉정히 보자면 중국의 국력이 상대에 미치지 못하나 근래에 중국을 휩쓰는 과도한 자신감, 애국심 그리고 내부적 요인이 겹치면 양국간 갈등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누구도 짐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고래 싸움이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