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10] 키워드로 다시 보는 마윈
[2018.10] 키워드로 다시 보는 마윈
한중관계연구원2021-01-28

키워드로 다시 보는 마윈

 

얼마 전 전자상거래의 나폴레옹이라 불리던 알리바바그룹의 마윈회장이 돌연 은퇴를 선언하면서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부와 명예의 정점에 선 그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발 뒤로 물러선다고 하니, 대를 거듭하여 기업을 물려받는 우리의 경영 정서로는 이 풍경이 사뭇 낯설다. 키워드를 통해서 마윈의 경영철학과 업적을 돌아보자.

 

1. 컴맹 영어선생님이었던 마윈은 컴퓨터의 ‘컴’자도 모를 정도의 컴맹이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컴퓨터로는 간단한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마윈이 어떻게 중국 최고 전자상거래 기업의 CEO가 되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중국에 인터넷 개념이 거의 없었던 1995년에 마윈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을 접하게 된 것은 운명이었다. 하지만 마윈은 운명을 거스르지 않고 실패와 맞서며 중국 최초로 인터넷 사업을 개척해 나갔다. 시대적 조류를 읽는 통찰력과 끈기 있는 노력이 지금의 마윈을 있게 한 원천이다.

 

 

2. 용병술 마윈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뛰어난 용병술이다. 하지만 용병술이 뛰어났다기보다는 정석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는 하이테크 기술에 대해 잘 몰랐지만, 기술을 가진 인재를 중히 여겼다. 능력에 앞서 인재의 인성을 먼저 보았으며, 발탁한 인재는 신임(信任) 했다. 너무나도 교과서 같은 이야기지만 본인이 잘 알지 못 하는 분야에 대해 누군가를 믿고 일을 맡긴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이것이 오늘날 마윈의 성공을 이끈 가장 큰 자산이 아닐까?

 

 

3. QR코드 얼마 전 QR코드를 붙여놓고 동냥을 하고 있는 중국인 사진을 보고 문화충격을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2004년 알리바바그룹이 내놓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支付宝)에서 처음 사용된 QR 코드 인터넷 결제 시스템은 이제 중국인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일상이다. 한편, 마윈은 2016년 신유통(新零售)이라는 혁명적 개념을 제기하며 “냉장고 없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호언했었다. 또 2017년 “5년 안에 중국은 현금 없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언(?) 했었다. 마윈이 언급한 이 모든 것들이 결국 QR 코드 결제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오늘의 알리바바와 미래의 알리바바를 존재하게 하는 중요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4. 알리윈(阿里云, Aliyun) 2017년 11월 11일 00시, 숨막히는 쇼핑전쟁이 시작됐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알리바바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지에(光棍节, 독신자의 날)에 쇼핑 할인행사 3분 만에 매출액 100억 위안을 달성했다. 하루 총매출액이 1628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28조 3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우리는 매출액 규모에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그 뒤에는 더 엄청난 컴퓨팅 기술이 있다는 사실! 알리윈은 애플사의 아이클라우드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으로 인터넷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기반시설이다. 우리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수도와 전기와 같은 셈이다. 그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광군지에에 타오바오 쇼핑몰의 주문량이 초당 8만 건이었는데, 알리윈은 분당 최고 285만 건을 결제하는 능력을 보이면서, 서버다운 없이 쇼핑 할인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마윈에게 오늘날의 명성을 안겨 준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