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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2] 코로나로 다시 들썩이는 중국의 홍색 관광 열풍
[2021.03.22] 코로나로 다시 들썩이는 중국의 홍색 관광 열풍
한중관계연구원2021-03-22

중국과 마오쩌둥

2000년대 인기를 끌기 시작한 홍색 관광이 코로나를 계기로 다시금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홍색 관광이란 신중국을 수립하기까지 투쟁한 혁명열사의 투쟁 현장과 혁명 유적지를 둘러보는 여행을 말한다. 그것은 개혁개방 이후 시작한 애국주의 교육의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이든 사람보다 젊은이들이 더 열광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젊은이들, 너도나도 홍색관광
2021년 춘절 기간에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펑더화이 등 혁명열사 기념관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뿐만 아니라, 과거 홍군이 2만5천리 대장정에서 지나갔던 각 지점 등도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중국 국가여행국에서 발표한 <2016-2020년 전국 홍색여행 발전계획 강요>에 의하면, 홍색 관광을 즐겼던 여행객의 수가 2019년에 이미 14억을 넘어섰다. 2020년에는 15억을 넘어섰으며, 연평균 성장률이 16%에 이른다. 한 곳을 여러 번 방문한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중국인이 홍색 관광지를 둘러본 셈이다. 첸잔산업연구원(前瞻業究院)의 보고서(中國旅遊行業最佳商業模式分析與開發策略報告)(2019)에 의하면, 그중 20세부터 40세까지의 청장년의 비율이 각각 18.70%, 38.60%로 과반수가 넘는다. 여기에 20세 이하 여행객을 합치면 65.9%에 이른다. 향후 5년이나 10년 이후 중국인들의 대화에서 홍색 관광 가본 적 없다고 하면 대화에도 끼기 힘들 것이 뻔하다.
홍색 관광 열풍으로 관광소득이 엄청나게 늘었다. 2020년 중국의 홍색 관광으로 인한 소득은 4,000억 위안(한화 68만 4,400억 원)에 이르렀다. 2021년인 올해는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러므로 2021년을 기점으로 그 액수가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홍색 관광이 활성화된 이유의 하나는 2016년 2월 중국 국무원이 <‘135’여행업발전계획에 대한 통지>를 반포하고 전국의 홍색 여행 발전 수준을 높이고자 노력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덕분에 과거 중국에서 보기 힘들던 온천, 스키, 해수욕장 등 오락시설이 눈에 띄게 늘었고, 전국에 여러 휴양지 시설을 건설했다. 또한 공공도서관, 공공문화관, 공공박물관이 수천 개나 새로 지어졌고, 행정시스템과 법제개혁을 통해 문화 및 오락 시설의 질적 개선에 노력했다. 이로 인해 홍색 관광지 주변도 대폭 개발되고 개선되고 있다.

체험관광 통해 사회주의 정신 키운다
대표적인 홍색 관광지로는 쟈싱(嘉興), 쉬저우(徐州), 옌안(延安), 준이(遵義) 등 혁명기념지이다. 홍색 관광은 해외 여행객을 국내로 돌려 내수를 활성화시킨다는 경제적 이유뿐만 아니라 애국주의 교육과 공민도덕교육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추진되었다. 사실 후자의 목적이 더 중요하게 여겨졌다. 그것을 통해 사회주의 문명을 발흥을 위한 것이 최종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마펑워(馬蜂窩) 여행연구센터의 보고서에서 선정한 10대 여행지 중 1위를 차지한 쟈싱은 공산당 탄생지이다. 쟈싱은 중국공산당이 제1차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했던 곳으로, 2019년 1월에는 “초심을 잊지 않고, 사명을 간직한다.”는 주제로 체험여행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테마의 활동을 통해 당원은 물론, 사회 각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장성(浙江)에 위치한 쟈싱에는 중국인에게 가장 유명한 여름 피서지인 통샹(桐鄕) 우전(烏鎭)이라는 7,000년의 역사를 지닌 마을이 위치하고 있는데, AAAAA급 관광지라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주의적 정신의 함양을 도모하는 정치적 목표, 혁명유적지를 중심으로 한 지방의 여행업 활성화라는 경제적 목표,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면서 초래된 도덕적 공백을 메운다는 사회적 목표 등 다각적 목적의식을 갖고 추진된 중국의 홍색관광산업 발전계획은 중국 정부의 애국주의 교육을 바탕으로 미중관계의 악화라는 대외적인 조건이 맞물려, 뜻밖에 엄청난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막힘에 따라 그 효과가 배가 되었다.

첨단기술과 만난 홍색관광
홍색관광 열풍에 주목할 점은 젊은이들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80년대, 90년대에 태어난 20, 3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들은 개혁개방의 혜택을 받아 중국 체제에 긍정적인 애국세대라고 알려져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이나 pc 등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SNS, 어플 등 소프트웨어에도 능숙하여, 여행 정보를 공유하거나 여행루트를 개발하여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업로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홍색여행 확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더하여, 중국의 발달한 5G 기술이 홍색관광산업과 결합하여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스마트 호텔, 스마트 공원, 여행 플랫폼 등이 계발되어, 역사적 배경과 에피소드를 VR, 3D 등을 통해 체험할 수 있어 젊은이들에게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의 홍색 관광열은 2000년대 초에 시작되었지만, 20여 년 동안 식기는커녕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개혁개방 초기에는 사회주의나 정부에 대해 실망이나 회의가 팽배했었지만, 개혁개방의 성공과 더불어 경제의 급속한 성장과 세계에서의 중국의 위상 증대로 인해 공산당이나 정부에 대한 기대나 호응이 증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김현주 교수(원광대 HK+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출처 : 원대신문(http://www.w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