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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한중관계브리핑 (프레시안)

[2021.10.15] 중국 석탄 문제, 흑묘백묘 아닌 ‘녹색고양이’가 잡을까
[2021.10.15] 중국 석탄 문제, 흑묘백묘 아닌 ‘녹색고양이’가 잡을까
한중관계연구원2021-10-15

경제발전과 환경보호 양립할 수 있나

김현주 |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교수

 

중국 석탄가격은 왜 계속해서 오를까?

 

중국의 석탄 가격이 급상승했다. 1톤에 976위안까지 내려갔던 석탄가격이 9월 9일에는 1톤에 3049.5위안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렇게 가격이 폭등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수입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세계 절반이나 차지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의하면,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38.4억 톤 정도이다. 그러나 석탄 수입량 또한 세계 최고이다. 2020년 말 중국의 석탄 수입이 3.04억 톤이고, 인도네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러시아, 몽고, 필리핀 등에서 석탄을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수입량이 10.3% 줄었다. 이로 인해 공급에 큰 차질이 생겼다.

 

석탄 공급의 부족은 결국 전기문제로 이어졌다. 2021년 9월 한 달만 보더라도 정전이 되거나 전기를 제한한 성(省)이 20여 곳에 이르고 랴오닝, 헤이롱쟝, 지린의 동북 3성 역시 전기를 제한했다.

 

2020년까지 코로나로 인해 생산을 멈춘 공장이 많았지만, 코로나로부터 빠르게 회복한 중국은 그에 발맞추어 공장 가동률이 증가했다. 그에 따라 전기 사용량은 올해 1월~6월 동년대비 16.2% 증가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시작된 2018년 이후 서서히 줄어들었던 전기 사용량이 코로나 회복이후 급속히, 그리고 너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의 회복이 눈에 띤다.

 

지금까지 중국의 에너지소비는 석탄을 위주로 해왔다. 2019년 중국의 에너지 소비총량에서 석탄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7.1%에 이른다. 이것은 인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원유, 석탄, 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만큼 석탄 문제는 중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가속화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호주와의 관계 악화가 있다. 화웨이, 코로나 책임론 등으로 호주와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2020년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호주로부터의 석탄 수입이 60%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부족한 석탄을 콜롬비아,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에서 보충하고자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에너지 소비가 큰 공업 분야에 영향을 주었고, 철강업, 방직업, 화공업 등 기업은 전력공급이 제한됐고, 그 결과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

 

석탄문제는 녹색성장을 위한 필연적 요구?

 

2030년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 최고치를 달성하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雙碳)고 약속한 중국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전력제한을 실시하였다. 석탄 수입도 줄어들었지만, 서서히 석탄 사용을 줄이겠다는 계획도 전략을 제한한 이유 중 하나다. 석탄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사실 그것이 주요한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에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여러 성들이 앞 다투어 전력을 제한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킨 것이 전력위기설을 부추긴 결과를 낳았다. 덕분에 중국의 인민들만 힘들어졌다.

 

물론 이런 결과는 다 예상한 것이었다. 2017년 7월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의 류아이화(劉愛華) 국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중 탄소(쌍탄) 목표가 석탄 공급에 불안을 야기하거나, 전력난을 초래하거나, 경제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탄소중립이 “필연적 요구”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탄소중립을 통해 실현되게 될 “녹색성장”으로 새로운 수요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산업이 생겨남으로써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힘들어도 도전에 맞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는 중국의 에너지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뜻으로, 석탄 공급의 차질과 석탄 가격의 폭등은 중국이 녹색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산통이라는 셈이다.

 

2009년 유엔 보고서(Global Green New Deal Report)에 의하면 금융위기는 자원공급과 수요 간의 불일치에서 비롯되었다. 에너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금융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석탄 생산국이며 소비국인 중국은 최대 오염 발생국이기도 하다. 과거에 발전과 성장을 위해 환경문제와 기후문제에는 눈을 감아왔지만, 그것이 중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자각을 하자 발 빠르게 정책을 수립하게 된 것이다.

 

2020년 현재 중국의 전체 인구는 14억 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0년에 비해 5.38% 증가한 수치이며 연 평균 증가율은 0.53%에 이른다. 이같은 인구 실태는 중국의 녹색성장 전략 추진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다.

 

이 일환으로 중국은 재생가능 에너지원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풍력 에너지, 태양열 에너지 등 대체에너지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들을 수립했다.

 

개혁개방의 주자 덩샤오핑은 “하얀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고 하여 생산력을 높여 중국인을 먹여 살릴 수만 있다면 자본주의이든 사회주의이든 중요하지 않다며 개혁개방을 독려했는데, 지금 중국에서 녹색산업은 녹색고양이로 묘사된다.

 

과거에 “평화굴기”를 얘기했다면, 지금은 “녹색굴기”를 얘기한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프리드만(Thomas L. Friedman)이 중국에 “녹색고양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에서 비롯된 녹색고양이론은 정말로 중국의 새로운 고양이론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중국이 기르기 시작한 녹색고양이는 과연 경제발전과 환경보호라는 두 마리 쥐를 다 잡을 수 있을까?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01416384437970#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