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아시아 (원대신문)
| [2026.04.01] 중국 기업들의 검약적 혁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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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관계연구원2026-04-03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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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개혁개방 이후부터 2000년대까지 선진국들의 범용 기술을 학습하고 최신 기술을 추격하는 국가였던 중국은 2010년대부터 기술혁신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과 전문가들이 중국의 기술혁신에서 주목하는 포인트는 검약적 혁신이다. 검약적 혁신은 가용한 자원과 비용, 시간으로 최대 가치를 창출하는 효율 중심의 혁신 방식을 의미한다. 우리 나라를 비롯한 선진국들의 주요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제품 생산을 위해 연구개발과 디자인에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2025년 한국 주요 기업들의 연구개발 (R&D) 투자비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37조 7,548억원, SK하이닉스는 6조 7,325억원, LG전자는 5조 2,878억원을 지출했다. 이와 같이 거액의 R&D 투자를 하는 기업들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이미 공개된 기술을 활용해서 기술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CEO 레이쥔을 비롯한 7명의 창업자가 2010년에 중국 베이징에서 창업한 테크기업인 샤오미는 2010년대에 생산 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해 선진국 제품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을 갖춘 제품들을 판매하면서 검약적 혁신을 주도하였다. 샤오미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집 및 반영하여 매주 휴대전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확보하였다. 그리고 휴대전화 생산 판매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태블릿PC, 스마트밴드, 공기청정기, 청소기, TV를 출시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였다. 또한 체중계, 선풍기, 전동칫솔에 인터넷 센서를 장착해서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종을 할 수 있게 하였고 사용자에 대한 디지털 데이터를 축적해서 인공지능(AI) 제품 개발에 활용하였다. 이와 같이 일상 생활과 밀착된 기술기업으로 성장한 샤오미는 R&D 투자를 늘리면서 2019년에는 75억위안 (약 1조 2,971억원)을 R&D에 지출하였고 그 이후에도 생산 프로세스 혁신과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샤오미는 중국 베이징에 인공지능(AI)으로 전체 공정의 91%가 자동화된 전기자동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샤오미가 운영하는 베이징 AI 기반 전기자동차 공장은 주문과 동시에 자동차 제작이 시작되고 3교대로 24시간 가동되며, 76초에 1대씩 자동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검약적 혁신으로 가성비 좋은 휴대전화로 두각을 나타낸 샤오미는 이와 같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생태계 구축, AI 기반 생산공정 자동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혁신 기업이 되었다. 딥시크는 미국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출 제한으로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025년 1월에 중국이 활용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H800을 활용하여 고성능 AI 모델 R1을 공개했다. 미국 AI 기업 오픈AI가 2025년 상반기에 약 67억 달러 (약 9조원 이상)을 R&D에 투자하였는데 딥시크가 R1 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4억여원이었다. 그리고 딥시크의 R&D 인력은 150명 안팎으로 연구원만 약 1,200명을 고용하는 오픈AI보다 훨씬 적은 인력으로 전세계가 주목하는 R&D 성과를 창출하였다. 딥시크가 검약적 혁신을 통해 고성능 AI 모델 R1을 개발할 수 있었던 건 네이티브 희소 어텐션(NSA) 메커니즘을 통해 AI 언어 모델이 문장을 이해하고 긴 문맥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높은 연산비용의 부담을 줄이고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딥시크는 오픈 AI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한 이후에도 자주 쓰는 지식을 값비싼 GPU가 아니라 흔한 일반 시스템 메모리(D램)에 저장해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행렬과 기하학을 활용해 개발한 ‘매니폴드 제한 하이퍼커넥션(mHC)’을 공개하면서 AI 모델이 연산 블록을 높이 쌓으면 능력이 제고되지만 정보 처리량이 급증해 전체 구조가 무너질 수 있는 문제를 개선하였다. 중국이 검약적 혁신을 하는 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는 건 중국 중앙정부의 기초과학, 공학 교육과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국내외에서 기초과학과 공학을 전공한 인재들의 공헌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기초과학, 공학 분야에서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석학들을 중국 대학들에 초빙해서 우수한 연구 인력을 직접 양성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2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지능형 경제의 핵심 분야인 AI 전공 인재 양성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8년에 AI 전공을 개설한 중국 대학은 35개였는데 2024년에는 535개로 6년 사이에 15배가 증가하였다. 국립대학들이 대학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중국이 AI 전공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학을 빠른 속도로 늘린 것은 중국 중앙정부가 AI가 미래 산업과 국가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산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학을 전공해서 창업을 하거나 R&D를 중시하는 기업에 취업을 하고 창업한 기업이나 취업한 기업에서 R&D 성과를 내면 스타가 될 수 있는 시스템도 중국의 유능한 청년들이 대학 학부 과정에서부터 기초과학, 공학에 지원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이자 레이쥔은 중국 우한대학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에 샤오미를 창업하고 현재까지 최고경영자로 근무하면서 샤오미가 생활 밀착형 테크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였다. 딥시크의 창업주 량원펑(梁文峰)은 중국 저장대학에서 전자정보공학,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AI를 활용한 양적 투자 헤지펀드인 하이플라이어를 설립해서 부를 축적했다. 2023년에는 AI 연구개발업체 딥시크를 설립해서 2024년에 첫 번째 AI 대형 언어 모델 (LLM)을 개발했고 이듬해에 딥시크의 AI 모델 고성능 AI 모델 R1을 공개하면서 세계적인 명성과 부를 얻게 되었다. 그는 2025년 8월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AI 관련 자연어처리 학회인 전산언어학회에서 네이티브 희소 어텐션(NSA) 메커니즘에 대한 공저 논문의 저자로 참여하면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면서 본인의 연구개발 역량의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하였다. 딥시크의 R1 연구개발 주역 중의 한 사람인 뤄푸리는 2025년 하반기에 샤오미로 이직해서 샤오미의 AGI(범용 인공지능)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뤄푸리는 베이징사범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딥시크에 들어가 고성능 AI 모델 연구개발 성과 창출에 기여한 후 샤오미에 이직해서 함께 근무하는 전문인력들과 함께 AGI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의 기술혁신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첨단 부품과 최신형 반도체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는 샤오미, 딥시크와 같이 검약적 혁신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과를 낸 기업들이 나오면서 기술자립과 산업 생태계 구축뿐만 아니라 AI 기반 지능형 경제 발전까지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첨단산업 밸류체인에서 우리 나라보다 우수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검증된 성과들을 내고 있는 중국 테크 기업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협력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게 되는 사례들이 점차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원 교수(한중관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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